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론을 부정하고 발해를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5일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학창시절인 1960년 10월 어느날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과 그 역사적 의의'라는 제목의 학과 토론에서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과 김유신에 대한 평가가 역사적 사실에 맞지 않는다"며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한 후에도 사실상 국토통일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주장은 토론에 참가한 학생들이 강의에서 배운대로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과 김유신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이에 지도 교원이 흡족해 하는 가운데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옛 고구려땅에 발해국이 세워져 200년 동안 존속되었기 때문에 고구려.백제.신라가 차지하고 있던 영토에 발해와 신라라는 서로 다른 주권국가가 존립하는 조건에서 신라에 의해 삼국이 통일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라는 삼국을 통일해 우리나라를 강력한 통일국가로 만들려는 지향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럴만한 힘도 없었다"며 "외래 침략세력과 합세해 동족의 나라를 멸망시킨 신라와 김유신을 응당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라와 외세와의 결탁관계를 자료를 들어 분석하고 사대주의 사가들에 의한 역사 왜곡을 지적하면서 인민의 입장에 선 진정한 역사관, 주체의 역사관을 역설했다고 사이트는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발표가 끝나자 교실은 숨죽인 듯 조용해졌으며 교원은 갑자기 벙어리가 된 듯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당시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론'은 12세기 김부식의 삼국사기나 13세기 일연의 삼국유사때부터 시작해 700∼800년이 흐르는 동안 하나의 정설로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김 위원장의 학과토론문은 '삼국통일문제를 다시 검토할 데 대하여'라는 논문으로 발표되고 학계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벌어졌다.

특히 북한은 중국 역사학자들과 공동으로 발해유적 발굴 및 연구사업을 진행해 발해인들 대부분이 고구려 유민이었고 건축과 생활양식도 고구려인들의 것과 꼭 같다는 것을 고증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견해는 정당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해당 시기 조선 역사가 전면적으로 재정리 되었다.

또 김 위원장을 가르친 교원은 발해사 연구에 전념해 김 위원장이 제기한 '신라에 의한 3국통일 부정론'의 정당성을 입증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교원은 논문을 발표하면서 "그때는 아무 대답도 못했지만 20년이 지난 이제는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 장군님(김정일)의 견해가 옳았다"면서 "장군님이야말로 사대주의 사관을 뒤엎고 우리나라 역사를 바로세운 조선 역사학의 스승"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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