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1일 하반기 민주노총 투쟁 및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첫 기자회견에서 '총단결과 투쟁'의 전통으로 향후 사업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총단결, 그리고 현장의 단결력과 조직력에 기초하여 투쟁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전통이자 정신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민주노총의 전통과 정신을 성실하게 이어받아서 향후 사업에 집행하는 역할을 하겠다."

지난달 26일 노사정 합의안 부결로 초래된 김명환 위원장의 사퇴 공백 속에 출범한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하반기 사업, 투쟁계획을 발표하는 첫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먼저 민주노총의 전통과 정신을 이어 받아 총단결과 투쟁으로 비대위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절대 다수 2,500만 노동자와 민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비대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반기 사업은 모든 노동자에게 △일할 권리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동조합할 권리 △근로기준법 적용 등 4대 요구를 앞세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노조법 2조(노동조합 용어 정의) 개정 △ 근로기준법 11조(5인 이상 사업장 적용범위 규정) 개정을 비롯한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OECD 경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60%에 달하고 노조할 권리를 갖지 못한 노동자가 90%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면서 근로기준법을 가슴에 품고 산화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올 하반기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투쟁에 전 조합원의 힘과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절대 다수의 노동자, 민중은 코로나 위기와 경제위기에 겹친 재난위기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하면서 "노동자에게 고용은 생명줄과 다름없다. 구조조정 저지 투쟁 등 고용과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3일 제71차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는 고용보장과 해고금지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사정 합의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민주노총이) 조직노동자로서 100만 노동자가 2,500만 노동자를 위한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책무이고 역할"이라고 하면서 "5,000만 민중의 과반수 2,500만명이 노동자이다. 이것은 노동자들만의 요구가 아니라 다수 국민의 요구라고 해도 지나친 이야기가 아니다. 민주노총은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서 나타난 민심, 그리고 지금의 정세와 시대가 부여한 민주노총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비대위 위원장과 집행위원장, 비대위원들, 산별 및 지역본부 대표자들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민주노총에 부여된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위기에 가장 고통받는 비정규, 미조직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생존이 보장되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위해 민주노총은 정부와 자본에 사회적 교섭을 요구했고, 그 결과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하면서 "이는 코로나19 위기에서 해고와 임금삭감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본과 정부의 책임보다 노동자에게 위기를 전가시켜 IMF 이후 한국사회가 겪어온 고통을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이 또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발생한 민주노총 내 상황은 총단결과 투쟁으로 극복할 것이다. 언제나 그러했든 정세 요구와 조합원, 전체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주요 과제로 받아 안고 정부와 자본과의 교섭이 필요하면 총의를 모아 교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9일까지 전태일3법(죽지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근로기준법 적용) 쟁취를 위한 20만 입법발의 운동을 전국 동시다발로 전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제14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30일 제15차 중집을 통해 비상대책위원과 집행위원장을 구성했으며, 이후 사무총국을 비롯해 전반적인 체제정비와 현장 의견수렴, 그리고 하반기 투쟁 및 사업계획에 대한 토론을 진행해 왔다고 소개했다. 

또 상임집행위원회 및 중집 수련회를 거쳐 이달 말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하반기 사업에 대한 결정과 결의를 다지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원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의 정치적 성장과 조직강화를 위해 3기 직선제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과정도 차질없이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재하 비대위 위원장과 양동규 집행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산별, 지역본부 대표들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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