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초대회장이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민가협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고인은 1984년 전두환 정권 퇴진을 외치며 민정당사 점거농성에 나섰다 구속된 막내아들을 면회하러 구치소에 갔다가 같은 처지의 어머니들과 만나 이듬해인 1985년 12월 12일 민가협을 창립하고 초대회장이 되었다.

이후 네차례 민가협 상임의장과 고문을 맡아 일생을 민가협 운동에 바쳤으며, '고난속 희망'을 의미하는 보랏빛 수건과 함께 민가협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2017년 불교인권위원회는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어머니 아버지들은 30년의 풍찬노숙에서도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에서도 누구 하나를 꼭 집어서 미워할 수 없는 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을 끌어안았다"는 치사와 함께 고인에게 불교인권상을 드리기도 했다. 

2005년 민가협 창립 20주년 인터뷰에서 1991년 강경대 학생 구타 사망사건 이후 박승희, 김영균, 천세용, 김기설, 윤용하를 비롯한 열사들의 잇단 분신 자살을 떠올리며 "매일 울면서 눈가가 짓무르도록..장례를 함께 하면서 우면서..아이들이 죽지 말고 싸웠으면..그런 걸로 서운했었고..이런 많은 젊은이들이 떠날 때 너무나 슬펐고 남의 일 같지 않고 매일 울면서 쫓아 다녔습니다."라고 가슴 아픈 회고를 남긴 바 있다.

빈소는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2호실에 마련되었다.

추도식은 7월 1일 오후 7시에 진행하며, 발인은 2일 오전 10시이다. 발인 후 벽제승화원을 들르며,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 묘지이다.

 

▲ 2010년 5월 10일 민가협 800차 목요집회에서 꽃바구니를 받고 있는 임기란 어머니. [통일뉴스 자료사진]

 

(추가: 오후 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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