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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은 공동체 구심력 약화와 자유, 인권 침해 문제 심각

기사승인 2020.06.03  16: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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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고승우의 ‘국가보안법 연구’ (5)

고승우 / 언론사회학 박사

 

국보법 정상화에 대한 연재를 시작하며 

한반도 비핵화, 코로나 바리러스의 세계 강타와 함께 한반도 지각 변동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국내의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과 남북 평화통일 운동을 가로막는 걸림돌의 하나가 국가보안법이다. 국보법이 70여 년 동안 지배하면서 평화통일에 대한 역사적 당위성을 외면하거나 평화통일의 방법론 모색에서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배제가 당연시 되고 있다. 또한 공안기구의 밥줄이 국보법이라는 점, 종북몰이와 같은 파괴적 논리가 정상적인 정치,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 국보법 개폐가 시급하다. 

21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3/5 지지를 받은 문재인 정부는 향후 1년 안에 개혁, 적폐청산의 작업을 강행해야 한다. 현 정부가 미국의 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강력히 대처하고 5.24 대북제재 조치 실효성 상실을 발표하는 것 등은 평가할 만하다. 정부가 좀 더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시민사회, 학계, 언론, 정치권은 한국의 군사주권과 국민의 대북정책 적극 동참권리를 가로막는 구조적 적폐 청산에 노력해야 할 때다. 

세계인권선언에 반하는 국보법이 지배해 온 지난 70 년 동안 양심과 언론 자유, 민주주의는 처참하게 유린돼왔다. 국보법은 이 사회에 진보의 황무지 상태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다. 진보는 상상의 자유 속에서 그 세력이 확장될 수 있는데 이 사회에서 민족의 절반이면서 통일의 동반자인 북한에 대해서 적대적인 관계나 수혜적인 관계만이 주로 허용될 뿐이다. 북한을 수평적인 관계에서 장단점을 평가하는 대상이 아닌 존재로 제한하는 국보법은 북한이 포함된 미래학이 이 사회에서 존재치 못하게 만들었다. 

국보법이 한미군사동맹에 대한 문제제기를 원천 봉쇄해왔고 한미군사동맹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결정을 여러 차례 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반도 평화 추진을 가로막고 있는 두 개의 쇠말뚝인 국보법과 한미동맹이다. 국보법과 한미동맹이 현재와 같이 존속되는 한 현 정부가 향후 남북 교류를 활성화한다 해도 그것은 대단히 제한적인, 그러면서 수구세력에 의해 언제든 깨질 유리그릇과 같은 그런 형국을 면키 어렵다.

수구세력의 종북몰이와 색깔 공세는 국보법에 두 발을 딛고 하는 것으로 일반 국민들을 겁박하고 수구세력을 규합하려는 의도가 깔린 악취 지독한 적폐중의 적폐다. 이승만이 깔아놓은, 사상의 자유조차 억압하고 남북평화통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악법 국보법이 21세기에서도 심각한 독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촛불혁명이 완성되려면 국보법이 철폐되어야 하고 국보법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민주화는 불안전한 미완의 그것에 그칠 것이다. 이 법이 제정될 당시 한국은 국민 소득은 100달러였지만 오늘날 세계에서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에 속한다. 이 법은 이제 폐기할 때가 된 것이다. 

국보법의 문제점을 그 제정 배경과 수십 년 동안 시행 과정에서 노출된 반민주, 반민족적 비극과, 그 개폐를 둘러싼 법리 논쟁 등을 통해 살피고자 한다. 또한 국보법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는 국내의 보수와 진보의 개념과 종북몰이의 배경 등을 살피고 이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를 살폈다. 또한 국보법이 국제사회의 비판의 대상이 된 점과 강대국들이 국보법의 그늘 속에서 한반도의 현실과 미래에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속셈을 펴고 있다는 점, 정전협정과 NLL과 사드 문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과 국보법의 관계 등도 점검코자 한다. 이 연재는 월 수 금, 매주 3회 연재된다. / 필자 주

 

5. 국보법은 공동체 구심력 약화와 자유, 인권 침해 문제 심각

정보화, 세계화 시대가 심화되면서 상상력이 지구촌 차원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국가보안법은 남한이 4차 산업시대의 파고를 헤쳐 나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북한을 궤멸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이 법은 남한 사회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국보법은 적을 약화시키기보다 내부를 병들게 만드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 법은 우리 내부에 적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머릿속 생각만으로 권력에 의해 국사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보편화시킨다. 이어 이웃 간에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고 상대를 공존하는데 필요한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여기게 만들어 공동체의 구심력을 약화시킨다.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법으로 이 땅의 언론은 정부 수립 이래 이 법에 중독된 상태로, 언론인의 자기 검열이 일상화된 기만적인 언론 자유의 개념에 마비되어 있다.

국보법은 기본적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 죄형법정주의 위배에 따른 인권 침해, 표현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 위축, 형벌과잉 초래, 국제 규약과의 상충 등의 문제점이 있다. 국보법은 북한의 법적 위상에 대한 혼선을 심화시킨다. 북한은 국보법 등 국내법에 의하면 ‘적’이지만 남북이 유엔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국제법적 차원에서는 대등한 국가다. 북한은 적이면서 동시에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대등한 주체다. 이처럼 북한의 법적 실체가 이중적·모순적이어서 혼란스럽다. 권력자가 북에 대해 하는 짓이 일반 국민이 하면 범죄가 된다. 이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허약하게 만든다. 불평등한 사회라는 인식을 심화시키는 요인의 하나다.

국보법은 동서이념 대결이 냉전시대처럼 격렬해야 존립 근거가 합리화되는데 지구촌의 사상, 이념 환경이 급변하면서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 법은 세계 사상사적 관점에서 볼 때 역사의 무덤 속으로 벌써 들어갔어야 할 법이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헌법재판소나 대법원들이 앞장서서 이 법은 현행 법체계와 부딪히지 않으며 계속 적용되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후진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법리와 그 지배질서가 완강한 사회다. 세계가 비웃으면서 손가락질할 그런 모습이다.

동서냉전 종식과 함께 사라졌어야 할 국보법이 계속 독기를 품고 여전히 이 사회를 지배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국보법으로 혜택을 보는 세력이 완강하고 반대 세력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국보법이 수많은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면서 사회를 공포분위기로 몰아가고 그런 상황에서 이득을 챙기는 자들, 즉 수구보수 세력들이 여전히 이 사회의 지배층이기 때문이다.

이승만이 앞장서 만들어 헬조선의 받침돌이 된 이 법의 최초 수혜자는 친일파들이나 그 동조세력이었다. 이승만이 국보법을 만든 것은 친일 부역세력의 청산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보법은 진보세력의 거세에 악용되기도 했다. 이승만은 이 법을 앞세워 조봉암을 사법 살인했다. 조봉암 사법 살인에 대한 보수 야당과 언론의 침묵은 국가보안법의 제약을 받는 현실에 안주하면서 ‘혁신 또는 진보’를 배격한 것을 의미했다.

몇 년 전 거대 야당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찬성한 것은 조봉암으로 대변되는 진보세력의 확장을 두려워하면서 자유당 정권의 범죄에 눈을 감은 모습을 연상시켰다. 즉 국보법에 의해 정의감이 마비된, 선거공학에 눈이 먼 양심에 털이 난 체질이었고 오늘날에도 그런 모습은 현재 진행형이다. 얼마 전에 끝난 21대 선거에서 민주당이 진보정당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이 당의 체질이 여전히 과거의 그것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것을 드러내고 있다.

국보법은 70년 동안 억압하면서 사회적 상상력을 차단, 변질시키는 폐해를 심화시켰고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보법은 선거판을 수구 보수에게 유리하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수십 년 간 북풍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공작 정치의 발판이 되었다. 21세기 들어 수구보수 세력 일부가 이승만을 국부로 떠받들려 시도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바로 해방 이후 모든 선거에서 수구보수가 진보세력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제도인 국보법을 마련해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라 하겠다.

박정희는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뒤 4.19혁명 이후 선풍적 인기가 있던 민족일보의 조용수 사장을 사법 살인한 것도 진보세력의 씨를 말리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박정희는, 1956년 대통령 선거에서 확인된 혁신계 조봉암에 대한 유권자 다수의 지지와 4.19혁명 뒤 혁신계의 재등장을 잠재우기 위해 민족일보 조용수를 살해했다. 박정희는 재벌을 앞세운 정경유착 속에 강행한 ‘개발독재’ 시절 공포정치를 목표로 한 공안정국을 남발하기 위해 국보법을 휘둘러 간첩단 사건 조작 등에 악용했고 공해에 대한 문제제기도 국가안보 차원에서 억압했다. 또한 정적 제거는 물론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는 최악의 흉기로 국보법을 악용했다. 박정희 장기 독재를 거치면서 국보법은 국가 권력을 장악한 기득권 세력의 부정, 부패, 권력 남용을 은폐하고 반대 목소리를 제압하기 위한 ‘국가안보 이데올로기’로 뿌리를 내렸다.

국보법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에 의해 정치공작의 수단이 되어 지독한 독기를 뿜어냈다. 21세기 첨단과학시대가 되었는데도 헌재와 대법원이 국보법 찬가를 부른 것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온다는 헌법의 기본상식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법 기술자들의 반역사적인 오판인 것이다.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보안법을 기반으로 한 국가안보 이데올로기는 정부가 알고 행하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의 가치라고 하는 ‘국가지상주의’를 가져왔고, 국민은 정부의 지시에 따라야 되는 수동적인 존재로 파악되며,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은 군사적인 차원에서의 적대세력과 똑같이 취급되는 야만을 낳았다”고 설명했다<한겨레  2004년 9월 9일>. 또 공산주의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군대의 강화와 군비의 확충이 국가정책의 기본이 되며 △기업의 경영소유권에 대한 어떤 도전도 반체제적인 것으로 허용되지 않고 △노동자의 권리가 철저히 규제된 것도 보안법이 낳은 ‘파생상품’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얘기다.

국보법은 그 독기가 전방위적이고 특히 원초적인 민주주의의 기반을 파괴한다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 법의 여러 조항이 문제가 심각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이 바로 제7조 ‘찬양, 고무죄’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3년 실시한 ‘국가보안법 적용상에서 나타난 인권실태조사’에 의하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시절 10년간(1993년 2월 25일 -2003년 2월 24일) 국가보안법 관련 전체 구속자 3,047명중 제7조 관련 구속자는 2,762명으로 90.6%에 달했다.

7조는 민주화 공간이 확대된 정부에서도 여전히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국보법 관련 구속자 413명 가운데 92.3%인 381명이 7조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집권 2년 차인 1999년에도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 286명 가운데 91.3%인 261명이 제7조의 적용을 받았다. 일반 형사사건의 실형 선고율이 30%를 웃도는데 비해 국보법 제7조 위반 사건의 경우, 겨우 10% 안팎에 불과했다. 이는 당국이 무리하게 7조를 적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에서 국보법 위반자 검거 건수가 일부에서는 전 정권 대비 1/6 감소했다고 하나 여전히 국보법의 망령은 전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국보법의 문제는 국가인권위가 2004년 국보법 폐지를 권고하면서 내놓은 관련 자료에 잘 나와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국보법 각 조항들 중에서도 특히 제2조, 제3조, 제4조, 제7조, 제10조는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이자 근대 시민형법의 최고 원리인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며 양심·언론·출판·집회·결사·학문·예술의 자유 등의 기본적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다.

국보법 제2조, 제3조 및 제4조 (반국가단체)의 내용을 보면, 국보법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또 범죄행위 실행 전단계의 ‘예비·음모’까지 광범위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근대형법의 ‘행위형법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 형법이 아닌 심정 형법이다. 또한 이 법은 반국가단체의 규정 자체를 명확히 하지 않음으로써 죄형법정주의 위배에 따른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

국보법 제7조는 헌법상의 언론·출판·학문·예술과 관련된 표현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를 위축시킬 염려와 형벌과잉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 또한 국가안전보장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와 관계없는 경우까지 확대 적용될 만큼 불투명하고 구체성이 결여되어있다. 또한 헌법 제37조 제2항의 한계를 넘고 법집행자의 자의적 집행을 허용할 소지가 있으며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심각한 반인권적 조항이다.

국보법에서 반국가단체 등 특정조항에만 해당되는 제10조 불고지죄는 헌법에 규정한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대표적 악법 조항으로 비판받는다. 침묵의 자유 혹은 묵비의 권리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내심의 영역을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나오는 인권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입장에 따라 “양심의 자유에는 널리 사물의 시시비비나 선악과 같은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내심적 자유는 물론, 이와 같은 윤리적 판단을 국가권력에 의하여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받지 않는 자유 즉 윤리적 판단사항에 관한 침묵의 자유까지 포괄한다고 할 것이다”(1991. 4. 1 89헌마160)라고 선언한 바 있다.

국보법을 폐지할 경우, 그 동안 북한 관련 안보 범죄를 처벌할 때 이용해온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 관련 개념을 형법 내용으로는 담아낼 수 없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다. 하지만 법원은 북한 관련 안보 사범의 처리에 있어서, “북한은 간첩죄의 적용에 있어서 이를 국가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한다”고 판결(대법원 선고 4292형상180, 71도1498호, 82도3036호 등)해 왔다.

즉 국가 안보 사범에 대하여는 형법상의 간첩죄(98조)로 의율하면서 북한을 ‘준 적국’으로 취급해오고 있으므로, 이는 형법상 ‘외환의 죄’에 의한 규율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을 추종하거나 간첩행위를 하면 형법상 간첩죄로, 그리고 국헌문란, 변란을 일으키면 형법상 내란·외환죄로 처벌되고 있는 만큼 국가보안법이 따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국보법은 한국이 가입 비준한 국제인권조약(UN 권고)과 헌법 제6조의 관계에 비춰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이 가입한 국제인권조약, 특히 시민적·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은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국내법적 효력을 가진다. 그런데 국보법은 시민적·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 제9조, 제18조, 제19조와 양립할 수 없어 폐지되어야 될 법률이라는 것이 국제인권기구, 특히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서 지속적인 권고를 통하여 확인되고 있다. 시민적·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 제9조, 제18조, 제19조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9조

1. 모든 사람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누구든지 자의적으로 체포되거나 또는 억류되지 아니한다. 어느 누구도 법률로 정한 이유 및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그 자유를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2. 체포된 사람은 누구든지 체포 시에 체포이유를 통고받으며, 또한 그에 대한 피의 사실을 신속히 통고받는다.

3. 형사상의 죄의 혐의로 체포되거나 또는 억류된 사람은 법관 또는 법률에 의하여 사법권을 행사할 권한을 부여받은 기타 관헌에게 신속히 회부되어야 하며, 또한 그는 합리적인 기간 내에 재판을 받거나 또는 석방될 권리를 가진다. 재판에 회부되는 사람을 억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 되어서는 아니 되며, 석방은 재판 기타 사법적 절차의 모든 단계에서 출두 및 필요한 경우 판결의 집행을 위하여 출두할 것이라는 보증을 조건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4. 체포 또는 억류에 의하여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은 누구든지, 법원이 그의 억류의 합법성을 지체없이 결정하고, 그의 억류가 합법적이 아닌 경우에는 그의 석방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법원에 절차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

5. 불법적인 체포 또는 억류의 희생이 된 사람은 누구든지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제18조

1.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스스로 선택하는 종교나 신념을 가지거나 받아들일 자유와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공적 또는 사적으로 예배, 의식, 행사 및 선교에 의하여 그의 종교나 신념을 표명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2. 어느 누구도 스스로 선택하는 종교나 신념을 가지거나 받아들일 자유를 침해하게 될 강제를 받지 아니한다.

3. 자신의 종교나 신념을 표명하는 자유는, 법률에 규정되고 공공의 안전, 질서, 공중보건, 도덕 또는 타인의 기본적 권리 및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받을 수 있다.

4. 이 규약의 당사국은 부모 또는 경우에 따라 법정 후견인이 그들의 신념에 따라 자녀의 종교적, 도덕적 교육을 확보할 자유를 존중할 것을 약속한다.

                                                     제19조

1. 모든 사람은 간섭받지 아니하고 의견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서면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스스로 선택하는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3. 이 조 제2항에 규정된 권리의 행사에는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그러한 권리의 행사는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제한은 법률에 의하여 규정되고 또한 다음 사항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된다.

(a) 타인의 권리 또는 신용의 존중
(b) 국가안보 또는 공공질서 또는 공중보건 또는 도덕의 보호

국보법은 북한이 평화통일의 대상이며 유엔에 남북한이 가입되어 있어 엄연한 국가로 공인되어 한국의 헌법 등에 규정된 반국가단체라는 개념과 일치하지 않는 등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걸맞지 않다.

남북한 양측은 1991년 9월 18일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였으며, 유엔헌장 제4조에 따르면 유엔가맹국의 자격조건은 국제법상의 주권국가로서 유엔헌장의 의무를 수락하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북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국제법적으로 공식 인정된 독립국가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유엔 가입 이전에도 국제관습에 비추어 보자면 북한 당국이 북한 지역에 대하여 사실상의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실이다. 즉 북한은 ‘한반도의 북측 지역을 무단으로 점령하고 있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국제법적으로는 ‘사실상의 국가’로 보는 것이 변화된 시대적 환경과 국제법 질서에 맞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적으로 보더라도 남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한 동반자적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즉 1972년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7·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사상, 제도, 이념의 차이를 초월하여 평화적 방법에 의한 민족 통일”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 후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정치·경제·군사·사회 분야에서 남북총리급회담, 남북고위회담 등이 총 수 백회 진행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북한을 여전히 반국가단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에 빠질 수도 있다. 현재 남한 내부에는 냉전과 반북을 전제하는 국보법이 존재하면서 동시에 탈냉전과 통일을 지향하는 남북기본합의서나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등이 존재함으로써, 완전히 모순되는 두 개의 법 가치·체계가 병존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반국가단체’, ‘적’이면서 동시에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대등한 주체인 이중적·모순적 법적 지위가 부여되어 있는 상태다. 국보법이 처음 등장한 분단 당시 및 냉전 체제 당시와는 그 시대적 환경이 변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존치를 주장하는 일부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경우,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정은 만세’를 외치거나 인공기를 흔드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마땅한 법률이 없다고 주장한다. 위의 행위들이 국가의 기본질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고 집단화되어 폭력성을 가질 경우에는 형법 제115조(소요), 116조(다중불해산) 등의 ‘공안을 해하는 죄’로 처벌될 수 있으며,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도로교통법, 경범죄처벌법 등으로도 다스릴 수 있다.

북한의 대남 전략 및 법체계의 변화 없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북한에는 우리의 국가보안법과 같은 안보특별법이 없으며, 북한 헌법 제9조는 사회주의 건설의 범위를 북한지역으로 한정시키고 있다. 그리고 북한 형법에 ‘공화국’을 전복하려는 무장 폭동, 테러, 간첩행위 등 ‘국가주권을 반대하는 범죄’와 ‘민족해방에 반대하는 범죄’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들은 우리 형법의 내란· 외환·간첩죄와 기본적으로 동일한 내용이다. 따라서 국가보안법 폐지가 북한 법체계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이상의 내용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자료와 기타 관련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이에 대한 반대 견해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문제는 국제법과 국내법 그리고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광범위하고 균형 있게 살펴야 하고 그래야 국소적 부분에만 코를 박는 식의 바보짓을 생략할 수 있다. 남북문제의 경우 종북, 친북으로 상대를 매도하는 악습이 뿌리를 내리면서 이 사회가 불통의 사회가 되고 있다. 그 결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공존하는 지혜가 힘을 잃으면서 막힌 사회, 헬조선이 된 것이다. 이런 과오는 국보법의 개폐를 통해 고칠 수 있다.

 

 

고승우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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