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9차 수요시위가 열린 13일 참가자들은 여성평화운동인 정의연 활동은 공격대상이 아니라며 악의적 왜곡과 명예훼손, 인권침해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의기억연대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진실과 가해자인 전범국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여성평화인권운동을 해 온 단체이다.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주체적 시민으로 함께 참여했다." 

13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에서는 변함없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하고 한국여성단체연합이 힘을 보태기 위해 주관한 수요시위는 어느덧 제1439차를 맞이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30년전 수많은 여성단체가 모여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과 전시 성폭력 근절을 위해 결성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로 시작한 일본군 위안부운동은 '여성평화인권운동'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있는 증언 이후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일본군 성노예제의 참담함을 고발했고 그로 인해 이 운동은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를 단죄하는 여성평화운동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정부로부터 소외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실상 이것은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하고 가해국인 일본이 사죄하고 했어야 할 일들을 정의연이 대신했다고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이 문제를 거론하여 (정의연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피해자들과 함께 한 정의연의 활동은 여성평화운동의 상징이 되었다며 이에 대한 악의적 왜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하면서 "피해자들의 절규로 만들어진 운동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한 투쟁의 역사이다. 함부로 재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당선인, 그리고 여성 평화인권운동을 해 온 수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피해받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비난과 갈등에 휘둘리지 않고 이 운동을 계속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일부 언론이 문제삼고 있는 기부금 사용내역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거듭되는 불필요한 의혹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다수의 공인회계사들에게 기부금 사용내역을 검증받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의연에 대한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탄압이자 무엇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종결을 시도하는 악의적 의도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 장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켜왔던 수요일의 정신, 할머니들의 가르침,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의 유지,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더 크게 연대하고 꿋꿋하게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불필요한 의혹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들에게 기부금 사용내역에 대한 검증을 받겠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피해자들의 인권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굳건하게 연대하고 행동할 것"을 다짐하면서 △일본정부의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사죄와 법적배상 △전쟁과 침략의 과거사 반성 △한국정부의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정의로운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를 당장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 운동은 피해자와 활동가들, 뜻을 같이해 준 시민들의 피와 땀, 노력이 깃든 결과"라며,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을 겨냥해 사실을 왜곡하려는 것은 불순한 시도라고 질타했다.

구본기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은 "오늘은 직접 수요시위에 참석하는 것으로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연대의 뜻을 표시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곧 전력을 다해 연대에 나서겠다"고 짧지만 강력한 연대의 뜻을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일본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비 경기연대 이주현 상임공동대표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수원, 안양, 김포, 오산 등 17개 지역과 함께 마련한 '정의연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운동 진영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지난 5월 7일 이용수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모두가 새기고 성찰해야 할 일본군 위안부운동 역사에 대한 과제를 던져주었다고 하면서 "일부 수구언론과 단체를 중심으로 일본군 위안부 운동 역사를 폄훼하고 부정하는 듯한 의제 설정과 발언으로 일본군 위안부 운동 진영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이간질하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위안부 운동에 30년 가까이 몸담아 온 윤미향 전 대표의 국회 진출과 맞물려 정치적인 의제로 만들려는 의도도 감지된다"고 하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은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해명을 통해 이미 이루어졌고, 미흡한 부분은 앞으로 이뤄질 것이며, 공익법인의 후원금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수량과 수치에 의존할 게 아니라 그 후원금이 사용된 범위와 적절성을 따져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한 법인 이사진과 감사, 그리고 법인에 대한 관리 감독청인 서울시가 판단할 몫"이라고 밝혔다.

평화나비네트워크 이태희 전국대표는 "수요시위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이 무엇인지 할머니들에게 배웠다"고 하면서 "정의연과 할머니들의 투쟁을 바탕으로 정의와 연대의 장이 되었던 수요시위에 대해 악의적이고 왜곡된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행태를 비판했다.

수요시위 자원활동가인 김판수씨는 "외롭고 힘든 피해자가 먼저 나서고 정대협과 평화시민이 뒤를 이어 낮과 밤을 함께 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그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나. 최근의 혐오와 공격은 30년 가까이 이어온 평화공동체에 큰 상처를 주었다. 아무도 탓하지 말고 처음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정의연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으며, 1,500여명이 참가해 일본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추가-14일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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