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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기사승인 2020.05.08  10: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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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정관호 시집 『가고파』 (15)

빨치산 출신 장기수 정관호(96) 선생이 열 번째 시집 『가고파』 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시집 출간에 앞서 20여 편을 골라 격일(월 수 금)로 연재한다. 정 선생은 <통일뉴스>에 2008년 8월부터 2012년 5월까지 200회에 걸쳐 시와 사진으로 된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를 연재한 바 있다. / 편집자 주

 

 

              그날이 오면

 

            그때 내 나이 몇 살이었던가

            한가위 명절

            성묘 길에 쐐기벌레에 쏘이고

            아픈 눈에 생열귀가 붉었다

            능금 하나 앞가슴에 가득했는데

            밤송이를 까다가 가시에 찔리고

            대추가 익었던가 덜 익었던가

            공동묘지 가는 길에 만난 소녀

            소복 댕기에 제상을 이고 있었지

            이것저것 먹다 말고

            윗배가 불룩해 나른하던 한낮

            별스럽지도 않은 그런 날들이

            왜 이렇게 잊히지도 않고 파란가

            고향 산천은 지금도 여전할까

 

              해마다 그날이 오면……

 

 

 

저자 소개

1925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남.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재직하던 중 6.25전쟁으로 전라남도 강진에 내려왔다가 후퇴하지 못하고 빨치산 대열에 가담. 재산기관지 ‘전남 로동신문’ 주필 역임. 1954년 4월 전남 백운산에서 생포되어 형을 삶.

저서로는 음악 오디오 에세이집 『영원의 소리 하늘의 소리』,『소리의 고향』이 있고, 시집들 『꽃 되고 바람 되어』,『남대천 연어』,『풀친구 나무친구』,『한재』,『아구사리 연가』, 역사서『전남유격투쟁사』, 장편소설 『남도빨치산』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역편저가 다수 있다.

 

 

정관호 tongil@tongilnews.com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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