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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몫

기사승인 2020.04.15  1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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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연재> 정관호 시집 『가고파』 (5)

빨치산 출신 장기수 정관호(96) 선생이 열 번째 시집 『가고파』 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시집 출간에 앞서 20여 편을 골라 격일(월 수 금)로 연재한다. 정 선생은 <통일뉴스>에 2008년 8월부터 2012년 5월까지 200회에 걸쳐 시와 사진으로 된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를 연재한 바 있다. / 편집자 주

 

 

죽은 자의 몫

 

 

잠자는 자의 몫은 없어도

죽은 자의 몫은 있다는데

이름 모를 주검 이 강산 도처에 깔렸으니

그들의 몫은 어디에 있는가

 

 

피아간(彼我間)에 이런 저런 명분으로

까닭조차 모호하게 죽어간 사람들

옳고 그름을 분간할 여지조차 없는

그들의 몫은 또 어떻게 가려주는가

 

 

폐광의 으슥한 굴 속

후미지고 외딴 산골짜기

거기서 하세월로 썩어가는

뼈 임자 몫은 또 어디에서 찾는가

 

 

목숨은 낱낱이 하나의 삶인데

무리로 짐승몰이 당하듯 끌려가서

떼죽임을 당한 뭇 생령

그들의 몫은 또 어떻게 추려줄 것인가

 

 

안 할 일이다, 못 할 일이다

그것들은 모두가 전쟁의 그늘에서 일어난 일

침략자의 살인 게임이 이 땅에서

다시는 지랄부리지 못하게 해야 된다.

 

 

 

저자 소개

1925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남.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재직하던 중 6.25전쟁으로 전라남도 강진에 내려왔다가 후퇴하지 못하고 빨치산 대열에 가담. 재산기관지 ‘전남 로동신문’ 주필 역임. 1954년 4월 전남 백운산에서 생포되어 형을 삶.

저서로는 음악 오디오 에세이집 『영원의 소리 하늘의 소리』,『소리의 고향』이 있고, 시집들 『꽃 되고 바람 되어』,『남대천 연어』,『풀친구 나무친구』,『한재』,『아구사리 연가』, 역사서『전남유격투쟁사』, 장편소설 『남도빨치산』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역편저가 다수 있다.

 

 

정관호 tongil@tongilnews.com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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