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용중씨의 새로운 통한안을 환영한다 

- 정부는 통일외교에 선수를 써라 -

 

최근 미국에 있는 한국문제연구소 소장 김용중씨가 내놓은 네 조항으로 된 통한안은 그동안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던 남북통일문제를 에워싼 답답한 분위기에 새롭고 시원한 바람을 불어 넣은 것이라고 보아야겠다.

미·소 양국의 냉전전략을 무조건, 무비판적으로 추종해왔고, 따라서 조국의 통일문제에 대하여 늘 소극적이고, 때로는 부정적이기까지 했던 남북한의 집권자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해마다 실속 없는 형식적인 논쟁만 거듭해 오던 유엔의 노력이 현재까지는 모두 실패에 돌아갔다는 사실에 비추어 김씨의 새로운 제의내용은 관계당국들이 신중히 검토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며, 이때까지의 정돈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씨의 제안 중에서 ①남북한의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연락단체의 조직, ②통일을 위한 남북협상의 마련, ③상호비난 및 간첩행위와 같은 도발행위를 서로 중지할 것, ④통상 및 통신의 재개와 기자교환 그리고 남북한에 흩어진 가족들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것 등은 이때까지 국내의 일부 선각자들이 여러 번 주장해오던 것으로서 벌써 오래 전에 실시되었어야 할 일들이다.

단순히 북한동포들이 공산당의 지배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들과 만나기도 싫고 편지를 주고받기도 두려우며 물건을 팔고 사는 것은 더군다나 허용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민족애와 반만년의 역사」를 잘 내세우는 대한민국의 집권자나 정치지도자가 취할 태도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김씨의 제안내용 중에서 무엇보다도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을 거의 「아시아」의 중립국가들로 구성된 중립국위원단과 바꿔놓자는 대목이다.

그 명분이야 어찌 됐건 한국통일부흥위원단이 이때까지 한국의 통일을 실질적으로 촉진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솔직히 시인한다면, 유엔의 결의에 따라 유엔의 지명하는 「아시아」의 중립국가들이 전기 위원단의 새로운 「멤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김씨의 「아이디어」를 우리가 굳이 거부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본다.

유엔의 거의 절반이 이른바 아아(아시아. 아프리카)「블럭」에 속하는 중립국가들이며, 또 정부당국도 이들과 우호관계를 맺을 것을 가장 큰 외교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김씨의 제안이 유엔에서 채택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을 통일을 촉진시키고 동시에 「아시아」·「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길이라고 하겠다.

한편 이때까지 「중립국감시하의 통일선거」를 부르짖어 온 북한 측도 이 안을 반대할 아무런 이유도 없을 줄 안다. 여기서 한 가지 전제조건을 말한다면 북한당국이 「아시아」의 중립국들로 짜일 위원단의 입북을 허용하면 그들의 감시 밑에서 실시되는 통일선거에 동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동경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재일교포들도 이때까지의 반목대립을 일소하고 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해 새로운 접촉을 시작했다고 하는 바, 정부당국은 이때까지의 수세적인 통일외교를 지양하고 김씨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치더라도 이것을 참고로 하여 통일외교에 있어서 「이니시아티브」를 잡도록 부탁하는 바이다.

이러지 않고서는 유엔 회원국가들의 지지는 고사하고 재일교포를 비롯한 전 해외교포들과 국내동포들의 호응조차받기 어려울 것이다.

▲ 사설/김용중씨의 새로운 통한안을 환영한다 [민족일보 이미지]

社說

金龍中氏의 새로운 統韓案을 歡迎한다

- 政府는 統一外交에 先手를 써라 -

 

最近 美國에 있는 韓國問題硏究所 所長 金龍中氏가 내놓은 네 條項으로 된 統韓案은 그동안 한걸음도 前進하지 못하고 있던 南北統一問題를 에워싼 답답한 분위기에 새롭고 시원한 바람을 불어 넣은 것이라고 보아야겠다.

美·蘇 兩國의 冷戰戰略을 無條件, 無批判的으로 追從해왔고, 따라서 祖國의 統一問題에 對하여 늘 消極的이고, 때로는 否定的이기까지했던 南北韓의 執權者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해마다 실속없는 形式的인 論爭만 거듭해 오던 유엔의 노력이 현재까지는 모두 실패에 돌아갔다는 사실에 비추어 金氏의 새로운 提議內容은 關係當局들이 愼重히 檢討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며, 이때까지의 停頓狀態를 타개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金氏의 提案中에서 ①南北韓의 著名人士들로 構成된 連絡團體의 조직, ②統一을 위한 南北協商의 마련, ③相互非難 및 間諜行爲와 같은 挑發行爲를 서로 中止할 것, ④通商및 通信의 再開와 記者交換 그리고 南北韓에 흩어진 家族들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許容하자는 것 등은 이때까지 國內의 一部 先覺者들이 여러 번 主張해오던 것으로서 벌써 오래 전에 실시되었어야 할 일들이다.

단순히 北韓同胞들이 共産黨의 支配下에 있다는 理由만으로 이들과 만나기도 싫고 편지를 주고받기도 두려우며 물건을 팔고 사는 것은 더군다나 許容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民族愛와 半萬年의 歷史」를 잘 내세우는 大韓民國의 執權者나 政治指導者가 取할 태도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金氏의 提案內容中에서 무엇보다도 우리의 注目을 끄는 것은 韓國統一復興委員團(UNCURK)을 거의 「아시아」의 中立國家들로 構成된 中立國委員團과 바꿔놓자는 대목이다.

그 名分이야 어찌 됐건 韓國統一復興委員團이 이때까지 韓國의 統一을 實質的으로 促進시키지 못했다는 事實을 우리가 솔직히 시인한다면, 유엔의 決議에 따라 유엔의 指名하는 「아시아」의 中立國家들이 前記委員團의 새로운 「멤버」가 되는 것을 意味한단고 볼 수 있는 金氏의 「아이디어」를 우리가 굳이 거부할 理由는 거의 없다고 본다.

유엔의 거의 절반이 이른바 亞阿「블럭」에 속하는 中立國家들이며, 또 政府當局도 이들과 友好關係를 맺을 것을 가장 큰 外交目標로 삼고 있는 만큼 金氏의 提案이 유엔에서 채택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을 統一을 促進시키고 同時에 「아시아」·「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一石二鳥의 效果를 거둘 수 있는 길이라고 하겠다.

한편 이때까지 「中立國監視下의 統一選擧」를 부르짖어 온 北韓側도 이 案을 反對할 아무런 理由도 없을 줄 안다. 여기서 한가지 前提條件을 말한다면 北韓當局이 「아시아」의 中立國들로 짜일 委員團의 入北을 許容하면 그들의 감시밑에서 실시되는 統一選擧에 동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東京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在日僑胞들도 이때까지의 反目對立을 一掃하고 統一을 促進시키기 위해 새로운 접촉을 시작했다고 하는 바, 政府當局은 이때까지의 受勢的인 統一外交를 止揚하고 金氏의 提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치더라도 이것을 참고로 하여 統一外交에 있어서 「이니시아티브」를 잡도록 부탁하는 바이다.

이러지 않고서는 유엔 會員國家들의 支持는 고사하고 在日僑胞를 비롯한 全海外僑胞들과 國內同胞들의 呼應조차받기 어려울 것이다.

<민족일보> 1961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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