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하지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머리 하얀 사람들은 집 안에 있다 보니 크게 필요하지 않아서 조금 보냅니다.”

시민들이 재일 조선학교에 보내는 마스크 감동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사이타마 시가 재일 조선유치원만 빼고 마스크를 배포했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자신들이 써야 할 마스크를 흔쾌히 내놨다.

17일 재일 조선학교에 마스크를 보내기 위해 긴급하게 시민단체들이 모인 ‘조선학교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현재까지 모인 마스크는 1천여 장에 가깝다. 후원금 모금액은 2천만 원을 넘고 있다.

▲ 한 시민은 자신이 모은 다양한 종류의 마스크를 재일 조선학교에 지원해달라고 보내왔다. [사진제공-조선학교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행동]
▲ 한 시민이 자신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수제 마스크를 보내왔다. [사진제공-조선학교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행동]

한 시민은 손수 만든 마스크를 보내왔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독거노인분들께 나누어 드리려고 저희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수제 마스크”라며 “일본 정부에 재일 조선학교에는 마스크 배포를 제외한다는 뉴스를 보고 이 마스크를 보내고자 한다. 약소하지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손편지도 함께.

다른 시민은 “머리 하얀 사람들은 집 안에 있다 보니 크게 필요하지 않아서 조금 보낸다”며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보탰다.

“당분간 집에 있을 예정이고 동네 발병상황도 심각하지 않으니 필요한 곳에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보낸다”면서 자신이 미리 사 둔 마스크를 지원한 시민도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재일 조선학교에 마스크를 꼭 보내달라고 당부하면서도, “성인용 마스크라 아이들에게 맞지 않을 텐데..고무줄은 줄여서라도 아이들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걱정’담긴 편지와 마스크를 보내왔다.

네 살 아이는 부모의 도움으로 4천 원을 보내는 등 시민들이 보태는 돈도 꾸준히 쌓이고 있다.

이들은 “마스크 한 상자가 탐나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이 평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란다”던 박양자 사이타마 조선유치원 원장의 말에 호응한 것. 

‘조선학교철폐를 위한 공동행동’ 측은 재일 조선학교 마스크 지원이 단순한 마스크 지원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차별정책에 반대한다는 시민들의 뜻이 모인 것이라며 고무된 상황이다.

윤미향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는 “보내주신 마스크와 성금에 담긴 수많은 사람의 삶을 느끼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향한 연대와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대의 마음들을 모아서 재일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차별을 철폐시키고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이 평등한 교육원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연대하고 국제사회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조선학교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은 오는 19일까지 마스크를 받는다. 후원금 모금도 20일까지만 진행된다. [자료제공-정의연]

‘김복동의희망’,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전대협동우회’, ‘희망래일’, ‘평화의 길’ 등이 참여하는 ‘조선학교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은 오는 19일까지 마스크를 받는다. 후원금 모금도 20일까지만 진행된다.

이후 마스크와 모금액은 재일 조선학교 측에 전달되며, 배분 등 사후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사이타마 시는 지난 11일 재일 조선유치원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배포해 논란을 일으켰다. 소식을 들은 국내 시민사회단체들과 시민들은 사이타마 시에 팩스를 보내는 등 항의를 이어갔으며, 결국 13일 사이타마 시장이 차별배포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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