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인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도 물론, 격차는 확대되고 있지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3일 오전 통일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연구학회와 현대리서치연구소가 통일부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대상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이같이 요약했다.

설문조사는 2019년 상반기까지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를 통해 2000년부터 5년 단위로 통계를 뽑아 추이를 파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전체 응답자 수는 약 6,000명이지만 탈북자들의 구성이 여성과 조중접경지역에 편중돼 있는 한계도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것은 북한 주민들의 식사횟수와 주식(쌀) 구성 비율이다. 2000년 이전 1일 3회 식사를 한다는 응답이 32.1%에 불과했지만 2001-2005년 52.2%, 2006-2010년 67.1%, 2011-2015년 87.1%, 2016-2019년 90.7%로 증가했다.

양문수 교수는 북한 내부 쌀 생산량 증가는 물론, 구매력 증가에 따른 외부 도입이나 밀수입이 늘었고, 밀가루 음식이나 육류 등 식단의 다양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 구성 비율에서도 강냉이 보다 비중이 낮았던 쌀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반전이 확인됐다. 2001-2005년 강냉이 70.9%에 비해 15.9%에 불과했던 입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2016-2019년에는 66.1%까지 차지했다.

<북한이탈주민 주식 구성 비율>

구분

2000년 이전

2001-2005

2006-2010

2011-2016

2016-2019

입쌀

11.0%

15.9%

27.5%

52.4%

66.1%

강냉이

68.8%

70.9%

55.4%

38.7%

24.9%

이번 북한이탈주민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북한 경제의 꾸준한 ‘시장화’ 추세도 확인됐다.

2000년 이전까지는 국가 공식 경제단위인 협동농장과 국영농장에서 일하는 ‘국영경제 종사자’ 비중이 43.9%로 제일 높았지만 사적 경제활동만을 통해 소득을 얻는 ‘사경제 전업 종사자’와 공식 직장과 사적 경제활동 양쪽에서 소득을 얻은 ‘국영경제·사경제 겸업 종사자’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역전됐다.

2006-2010년 ‘사경제 종사자’(사경제 전업 종사자 + 겸업 종사자)가 34.1%로 ‘국영경제 종사자’ 28.5% 비중을 앞질렀고, 2011-2015년에는 ‘사경제 종사자’(40.1%)는 물론 ‘사경제 전업 종사자’ 비중(31.1%) 만으로도 국영경제 종사자(28.2%) 비중을 앞질렀다. 2016-2019년에는 ‘사경제 종사자’ 비중(48.0%)이 ‘국영경제 종사자’ 비중(24.0%) 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주민 ‘국영경제 종사자’와 ‘사경제 종사자’ 비중>

구분

2000년 이전

2001-2005

2006-2010

2011-2015

2016-2019

국영경제 종사자

43.9%

33.6%

28.5%

28.2%

24,0%

사경제 종사자

24.0%

32.2%

34.1%

40.1%

48.0%

종합시장(장마당)의 매대를 사고 팔수 있는 ‘거래 대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2000년 이전 48.7%이던 것이 2016-2019년에는 67.6%로 상승했다. 종합시장 평균 매대 상인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한편, 북한 가정의 TV 보유율은 80%를 넘어서고 있고,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2016년 이후 3시간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1-2015년 캠코더(녹화기) 보유율이 72.5%에 달해 보편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핸드폰(손전화)는 2016-2019년 41.0%가 이용했으며 2018년 50.8%로 과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핸드폰 통화목적은 주로 개인장사(41.5%)와 안부(32.6%)가 많고 정보교환(8.6%)과 공식 업무(3.8%)가 뒤를 이었다.

(수정,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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