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표방할 새로운 길은 핵보유국 재확인, 자력갱생, 중국·러시아 등과의 국제연대 등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10일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한반도 정세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한은 내년 신년사를 통해 핵보유국임을 재확인하고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경제에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 대외적으로는 북미협상 틀을 탈피해 중국, 러시아와의 국제연대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미국과 비핵화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비롯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함께 나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0일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열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통일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 러시아 등과 국제연대를 강화하더라도 결국 미국과 담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으로서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미국과 제2라운드를 개시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새로운 길'은 영원히 미국과의 관계를 끝내겠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조건부, 시한부일 것"이라고 하면서 "북한은 적절한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북미관계가 최소한 현상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지금도 큰틀에서 비핵화 협상이 타결되는 빅딜, 양측 만족하고 모두 이행가능한 수준에서 합의하는 미들딜, 임시봉합하는 수준의 스몰딜 등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있지만 "어떤 합의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배드딜(bad deal)일 수밖에 없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딜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노딜 통한 적절한 긴장과 현상유지'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대선을 앞둔 미국이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년도를 맞는 북한이나 모두 상대보다는 내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2020년이니만큼  "북미협상의 개최 유무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 여부만으로 남북관계가 동일한 방향으로 연동되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오히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면서 새로운 길을 가게 된다면 이는 한국에게는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서 선택을 강요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북미관계 전망과 관계없이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우리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결과에 남북관계가 연동되도록 전략을 세운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새로운 길을 어떻게 볼까?

이상만 교수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안된다면 결국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 경우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해가면서도 동북3성의 도전요소를 관리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북핵을 용인하되 관리하는 접근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웅현 고려대 연구교수는 과거 북한에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NPT(핵확산방지조약) 가입을 종용한 바 있는 러시아로서는 북핵에 대한 일종의 책임의식을 갖고 있고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에 동참하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이 올해 제재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자원과 과학기술역량에 기반한 자력갱생 체제를 구축하고 국산화 진전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극복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완비했으며, 자본조달 역량도 갖추었다"고 하면서 "김 위원장은 제재완화를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제재를 극복하고 무력화시킨 지도자라는 자신감을 갖고 자력갱생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북중, 북러 사이에는 제재 대상이 아닌 상품을 중심으로 교역이 확대되고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금까지 북한 당국의 거시경제 관리능력 등을 고려하면 물가와 환율의 급상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하면서 내년 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 마지막 해를 맞아 북한은 그 질적 수준과 상관없이 전략 목표 완수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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