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는 11월 15일 오전 산내 골령골에서 추모공연, 천도재, 유족 제례를 등을 지낸 후 골령골 임시유해안치소에 안장되어 있던 유해들을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이전하면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아이고... 우리 아버지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대전 산내 골령골에 백발이 된 유족들의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전쟁 때 국가공권력에 의해 골령골에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 중 지금까지 발굴하여 골령골 현장에 임시 안치되었던 유해들을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이전하면서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자아냈다.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회장 문양자, 이하 산내유족회)는 11월 15일 오전 산내 골령골(동구 낭월동 13번지 일대)에서 추모공연, 천도재, 유족 제례를 등을 지낸 후 골령골 임시유해안치소에 안장되어 있던 유해들을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이전해 통합안치했다.

▲ ‘산내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유해 세종시 추모의 집 이전 추모식’에서 홍성문화연대에서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산내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유해 세종시 추모의 집 이전 추모식’에서 유족들이 추모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홍성문화연대에서 준비한 추모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유족들은 국가의 전쟁범죄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고통 속에 살아왔던 힘겨운 삶이 북받쳐 오르는 듯 눈물을 훔치고, 통곡을 자아냈다.

매년 산내 학살 희생자 위령제 때마다 천도재를 지내왔던 원불교대전교구도 이날 천도재를 올리며 유해들의 안녕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 원불교대전교구는 ‘산내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유해 세종시 추모의 집 이전 추모식’에서 천도재를 올리며 유해들의 안녕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산내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유해 세종시 추모의 집 이전 추모식’에서 산내 유족회 문양자 회장이 술잔을 올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산내유족회 문양자 회장은 “무관심하게 임시시설에서 안치되어 있다가 조금 나은 곳으로 모셔가니까 마음은 더 낫다”며, “앞으로 산내 골령골에 평화공원이 조성되어 다시 모시게 되면 더 좋고, 편안한 곳으로 모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양자 회장은 이어 “내년부터는 유해발굴도 시작될 예정”이라며, “유해발굴과 평화공원 조성이 속도를 내려면 과거사법 개정안이 하루 빨리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동안 유해들이 땅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발에 채이고, 연장에 패이고, 뒹굴다가 임시안치소에 안장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유해 발굴과 현장보존, 진상규명에 뜻을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07년부터 3년 동안 전국의 수많은 학살매장지 중 13곳을 발굴하여 나온 유해(1,617구)와 유품(5,600여 점) 등을 2009년 충북대학교 박물관 내에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자 추모관’을 마련하고 안치해 오다 충북대와의 안치 계약 기간이 끝나 2017년 1월에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이전해 통합안치해 오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2007년에 산내 골령골에서도 유해발굴에 나서 2개 지점에서 34구의 유해를 발굴한 바 있고, 이 유해들도 충북대학교를 거쳐 세종 ‘추모의 집’에 안치되어 있었지만, 민간에서 발굴한 유해들은 여기서 제외됐다.

산내 유족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015년 초 임시유해발굴을 통해 수습된 20여구의 유해를 비롯해 주변에서 수습된 유해들을 산내 골령골에 임시로 목조건물에 안치해 오고 있었다.

▲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산내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유해 세종시 추모의 집 이전 추모식’에서 참석해 추모의 마음을 보탰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산내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유해 세종시 추모의 집 이전 추모식’이 산내 골령골 현장에서 진행됐다. 행정안전부는 이곳 일대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단위 위령시설’ 조성지역으로 확정해 평화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이동할 유골함을 유족들이 영구차에 옮겨 싣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6년에 산내 골령골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단위 위령시설(평화공원)’ 조성지역으로 확정하고, 건축․공원 설계 공모와 유해매장 추정지 협의보상 사전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평화공원이 조성되면, 세종시 ‘추모의 집’에 임시로 통합안치된 유해와 유품 등을 평화공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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