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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月이 오네 (6)

기사승인 2019.11.15  14: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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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일보 다시보기 <107>

원흉(元兇)이 살던 집터
데모대(隊) 불에 타버린 집

=창고 한 구석엔 「집지기」만 외롭게 있고 =
텃 값만도 4,000만 환이 넘어

 
○... 현직 어느 장관이 최인규(崔仁圭)가 살던 집 대지를 사려고 손을 쓰다가 그만두어 버렸다.

복덕방에 공공연히 내놓고 토지매매를 하는 것은 아니나 최인규 부인이 뒷구멍으로 은근히 땅을 팔려고 분주하다.

어떤 사람이 4천만환을 주고 사겠다고 나섰으나 최의 부인은 그렇게 싸게 팔 수 없다고 잘라버렸다. 이 땅을 사려고 하던 모 장관 대지가 비록 최부인의 명의로 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 돈의 출처는 역시 최인규일 것이라는 데서 주춤해 버린 것이다. 동네사람들과 복덕방 노인들 간에 퍼져 있는 소문인 것이다.

○... 중구 장충동을 눈 아래로 내려다는 언덕에 자리 잡은 최인규 집은 4.19때 「데모」대들이 불살라버렸다. 그 굉장했던 2층집은 지금 앙상한 뼈다귀로 화해서 설렁하기 그지없다. 최는 이 집을 재작년 봄 이승만 대통령 비서였던 장(張基鳳, 장기봉)씨로 부터 3,200만환에 샀다.

집을 매수한 최는 우선 남쪽으로 향했던 대문을 북쪽으로 내고, 주변도로를 사정없이 깍아 문질러 200여평이나 더 늘려 500여평의 대지를 깔고 앉아 있다가 집을 산지 1년도 못되어 그 말로를 밟고 말았다.

○... 타버린 폐허를 둘러친 높다란 담벽을 지나 조그마한 통용문을 열면 수돗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동네 사람들은 이것을 공동수도라고 부른다. 타다 남은 벽돌이며 산산조각이 된 유리가 한 모퉁이에 너저분하게 쌓여 있고 「세파드」가 살던 개집 네 개가 엉성히 놓여있다. 마당을 왼쪽으로 한참 걸어들어 가면 창고로 쓰던 곳에 이 집을 지킨다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웃에서 움을 치고 살던 사람 두세대가 최인규 부인의 청으로 와 있는 것이다.

지난날에는 문밖에도 얼씬 못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심한 함구령을 받고 낯선 사람들이 나타나면 등을 돌리고 만다. 자기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최부인」이 언젠가 한번 다녀갔다고 한 여인이 겨우 입을 놀 뿐 그가 어디서 사는지도 모른다고 딱 잡아뗀다.

-격노한 「데모」대가 불을 사르고 집을 때려 부수던 격랑의 터전에도 조용히 봄볕이 깃들였다.

동네사람, 아니 국민을 깔보고 국도(國道)를 문질러 자기 터로 만든 넓은 정원에 잔디가 푸른 물을 잔뜩 머금어 가고 있다. 그 위에 집지기네 어린 아들 딸 둘이서 땅을 파헤치며 해가 지는 줄 모르고 놀고 있다. 집 없는 자기들 어버이가 선거 원흉 최인규 집 타다 남은 창고에 사는 지는 아랑곳없는 이 귀여운 싹들- 그들이 자라 어른이 될 때면 민주주의라는 「피」가 참으로 몸에 밸는지...

(사진=원흉 최인규가 살던 집터 – 타다 남은 기둥들이 앙상하게 서 있다.)

4月이 오네 (6)
   
▲ 4月이 오네 (6)[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3월 23일

이창훈 tongil@tongilnews.com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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