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항의투쟁 참가자들은 목청껏 "Harris Get out, 단 한푼도 줄 수 없다, 돈없으면 집에 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외교 001-001’ 번호판 차량이 미 대사관저 방향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경찰은 철수한다. 해리스 대사는 매일 다니던 출근길이 아닌 옆 샛길로 출근했다.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6조 인상 강요에 조폭 행동대장처럼 앞장서고 있는 주한 미 대사 해리 해리스를 향한 서울시민들의 3일차 항의투쟁이 해리스 대사의 출근길인 정동로터리에서 진행됐다. 정동길 일대가 참가자들의 큰 함성으로 가득 찼고, 이는 미 대사관저에서도 들렸을 터.

▲ 해리스 대사가 출근할 차량이 미대사관저로 향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평소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사이에 출근을 하던 해리스 미 대사는 출근항의투쟁 1,2일차에 9시가 다 되도록 출근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3일차인 13일 오전 7시 50분경 출근을 했다. 200여명의 한국경찰을 동원해 철통방어를 하고도 결국 개구멍으로 출근하는 촌극을 빚었다.

매일 아침 10~30명이 참여하는 새벽 출근 항의 투쟁에 경찰은 경찰기동대를 200명 이상 배치하고, 남대문경찰서 사복형사 및 간부들이 총 출동하는 등 과잉경비를 펼쳐 정상적인 집회권리마저 제약하는 가운데 항의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미 대사관 측의 강력하고 과도한 요구에 따른 것으로 어쩔 수 없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참가자들은 ‘HARRIS GET OUT’, ‘단 한푼도 더 못준다. 돈 없으면 집에 가라’, ‘혈세강탈, 주권무시, 해리스를 규탄한다’, ‘이 땅의 주인은 우리다!, 내정간섭 중단하라!’,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요구 단 한푼도 줄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해리스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 참가자들이 든 '동맹이냐, 날강도냐'가 적힌 현수막 앞으로 성조기가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 20여명의 참가자들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해리스 미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출근항의투쟁에는 노동자, 청년, 시민단체 활동가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바. 마트노동자 이현숙 씨는 “집회신고를 내고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선전전이 무서워 개구멍으로 출근하는 해리스를 보니 더 분노가 차오른다”면서 “결국 그 자신도 방위비분담금 압력이 날강도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며 격분했다.

또한 택배노동자 남희정 씨는 “택배노동자는 주당 70시간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며 소득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하는데, 이 세금이 주한미군에게 들어간다고 하니 열이 받는다”라며 “우리나라 택배시장 규모는 5조 7천억 원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6조면 우리나라 국민이 1년 내내 택배를 공짜로 보내고도 남는 돈이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참가자는 “겨우 2~30명의 항의 투쟁 참가자들이 무서워 200명의 정복경찰과 수 십 명의 사복경찰을 새벽 댓바람에 총동원한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씁쓸함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미국은 정말 한국을 호구를 넘어 식민지쯤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한 참가자가 든 피켓 위로 성조기가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출근항의투쟁을 주최한 서울진보연대 한 관계자는 “방위비분담금 인상요구에 반대하는 절대 다수 국민들의 온·오프라인 상의 동참이 늘어날 것을 확신하고, 20명으로 투쟁을 시작하지만 200명, 2000명이 모이면 해리스 대사와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겠다”며 “스스로 혈세강탈을 포기하고 물러가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투쟁은 해리스 대사 규탄이 목적이고, 미국의 혈세강탈과 주권침해에 대한 한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투쟁으로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18일(금) 19명의 대학생들이 미 대사관저 담을 넘어 방위비분담금 혈세강탈에 항의한 바 있다. 당시 해리스 대사는 트윗으로 '한국경찰에 감사하다. 고양이는 무사하다'라며 한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로 공분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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