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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선임자’ 논란과 ‘조의문’ 파동을 지켜보며...

기사승인 2019.11.12  2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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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는 ‘정치’가 아닌 ‘역할’을 다해야 한다

김광수 /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수령국가>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월 23일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발언을 하였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사회는 부끄럽게도 북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몰이해적인지가 만천하에 다 드러났다.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강조, 필자)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 년간 방치됐다.”

이른바 ‘선임자’ 논쟁이 그것이다.

언론, 나름 이름 있는 북 전문가들, 정치인들은 일제히 ‘선임자’를 ‘선대’로 오독해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당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을 비판한 것이라며 열을 올렸다. 

심각하기는 또 이 과정에서 보여준 남북관계의 주무부처인 통일부(장관)의 인식과 대처방법이었다.  

김연철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간담회 : 북미대화 현안과 남북관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금강산 발언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김 장관은 "(김 위원장이) 선대 정책을 비판하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좀 더 분석해 봐야한다"면서 "북한이 보내는 시그널은 복합적인 만큼, 정책적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김한정 민주당 한반도특위 간사의 전언)

사실이라면 참으로 민낯에 가까움이다. 제 아무리 죽었다 깨어나도 ‘선임자’가 절대 ‘선대’가 될 수 없는데도(강조, 필자), 북에 대한 현 정부의 이해가 이 정도밖에 안 되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천박하고도 일천함이다. 

팩트체크(fact check)를 하면 이렇다.
  
먼저, 북에서는 수령을 사회정치적으로는 ‘영생’하고, 인민들의 마음과 심장에는 ‘영원한’ 수령으로 각인되는 그런 개념용어이다. 그럼으로 그 용어는 역할로서 주어지는 선임자와는 달리, 최대한 존중을 담은 선대(先代)로 지칭된다.  

그렇다면 이 ‘선임자들’은 당시 금강산 관광 지구를 정책적으로 책임진 관계부분의 책임일꾼을 말하고 있고, 이름 하여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유관부서의 수장들이 그들이다. 

다음으로는, ‘선임자들’의 정책을 비판했다하여 금강산관광 개발 그 (정책) 자체가 잘못되었다로 오독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판 문장을 맥락적으로 이해해보면 △남측의존 정책 △남북관계 발전과의 과도한 연계 △‘우리식’ 건축물 양식 배제를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맥락의 그 요지는 금강산을 세계적인 명산답게 너무 남북관계에만 얽매이지 말고 ‘우리식 건설’ 작풍을 최대한 발휘해 세계적인 관광시설, 인민휴양시설로 탈바꿈하라는 것이 그 본질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우리 남측정부는, 통일부는 이러한 관점에서 ‘선임자’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아내고, 금강산 활용방도와 관련해서는 북의 그러한 정책적 판단과 방향에 대해 존중하면서도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뭣인지를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북과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것은 또 뭐가 있는지를 협의하고 합의해낼 생각을 해내어야지, ‘재산권 운운’하며 기능주의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가지고는 (혹은, 그런 인식을 갖고서는) 백날 깨어나도 북과는 절대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가 없고, 역설적이게도 통일부의 존재이유가 그렇게 드러난다. 

북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난무할 때는 이를 바로잡아주고, 시민통일교육 차원에서 그 역할을 보다 강화해야지, 그렇지 않고 통일부가 정치에 편승해 그 ‘잘못된 오보(인식)’에 대해 침묵한다면 북과 (정세가 좋아져) 일시적으로는 교류협력을 할 수는 있겠으나, 북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생겨나지 않아 종국적으로는 분단극복의지와 통일의식을 함양해내지 못하는 우가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조의문’ 파동도 똑 같다.  

최근의 남북관계가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북은 문재인 대통령 어머님 별세에 대해 조의문을 보내왔다. 

같은 민족 국가예절로서는 참으로 아름답고 고마운 도리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다린 듯이 여권에 보다 우호적인 지식인과 언론, (북) 전문가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남북관계 아직 ‘희망 끈 있다’며 정치적으로 환호했고, 조문 다음날 31일 북이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위해 2발을 발사하자 곧바로 ‘조의문 보낼 때는 언제고, 또 군사도발이 웬 말이냐’며 난리법석이었다. 

북이 이중적 태도를 보인 것이라며 불만을 그렇게 드러냈다. 그런데 곰곰이 한번 생각해보자. 

북이 언제 조의정치를 한다고 했던가? 남(南) 스스로(소망적 기대인식으로 인해) 조의정치를 한 것이지, 북은 그냥 같은 민족의 한 국가 최고지도자 어머님 별세에 대해 애도의 예절을 다한 것뿐인데, 그런 행위에 대해 북의 의도된 정치적 행위로 몰아간 장본인은 진작 우리(남측 사회)였다.  

북은 자신들의 도덕적 관습과 국가적 규범에 따라 조의예절을 차린 것뿐인데, 오히려 이를 소망적 기대로 확대해석해내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사람(집단)은 우리 스스로(남측 사회)였고, 소동은 그렇게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필요에 따라 나름 자칭·타칭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과 정치인, 언론과 지식인들은 제 멋대로 국내정치와 북의 조의문을 연결시켜 그렇게 정치적 해석을 해낸 것이다. 

그러니 백번 양보해 그런 식으로 백번이라도 갖다 붙일 수 있는 것이라면, 즉 조의문에다 지금의 남북관계를 해빙할 수 있는 그런 상징으로서의 대화와 화해의 손짓이라고 해석해내고 싶다면, 똑같은 논리로 북이 핵을 가진 이유에 대해서도 혹은 초대형 방사포 시험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북을 비판만하고 압박만 할 생각을 하지 말고, 도리어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나름의 정치행위로 인식하는 것은 왜 불가능해야 하나? 그렇게도 되물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공평한 인식은 그렇게 성립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까지도 북의 그 어떤 행위에 대해 필요적 목적만으로 어떤 것은 무조건 긍정적인 소망으로, 또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정적 소망으로만 인식되고 거부되어지는 그런 사회이자 정치권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북에 대한 인식과 여론은 무조건 조작되어지고 만들어져야 하는 대상이었고, 악마화와 불량국가로의 낙인이다. 

그렇게 북은 지금도 현재진형형(~ing)으로 ‘의도된’ 오독과 편견에 포획되어져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이유들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남북관계가 조의문정치로는 도저히 풀려질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도, 그런데도 자꾸만 이를 정치적으로 접근해 억지 희망적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잠깐의 유리한 정치적 환경(필요에 따라 국면전환)을 위해 쓸데없는 희망고문을 발생시킨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그것도 촛불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대한민국 곳곳에는 그런 딥스테이트(Deep State) 세력들이 암약해낸다. 

반면, 그렇지 않는 북의 조의문 인식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먼저, 몰라서 그렇지 북은 역사 속에 비친 동방예의지국 상찬을 그대로 닮아 있다. 

이는 과거 서로 적대해야만 했고, 서로 체제경쟁을 해야만 했던 그 시절에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내가 속해있는 체제는 우월해야만 했고, 상대체제는 열등하거나 폄훼되어야만 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인식을 그렇게 했다손 치더라도 지금은 화해하고 교류 협력하는 단계로의 4.27판문점시대라면 서로에 대해 억지해석하거나 과소(혹은, 과대)이해 해야 할 하등 이유가 없다. 

이른바 페리 전 장관이 자신의 보고서를 만들면서 했던 "북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봐야 한다."(강조, 필자) 그렇게 이해하고 접근해가야만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북도 사회주의체제를 가졌고, 그 연장선상에서 북이 갖고 있는 사회주의적 도덕규범 체계와 그 핵심에 공산주의적 덕성과 인민적 품성체계가 있었음이 보일 것이다.   

읽으려면 북의 조의문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읽어내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위 인식의 연장선상으로 북의 조의문은 그런 그들의 도덕양식이자 자신들이 규범하고 있는 도덕규범 체계 안에서 이를 이론화한 사회주의적 도덕 가치와,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일련의 도덕적 행위라는 측면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 소 때를 몰고 갔을 때도 왜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을 먼저 찾아왔고, 또 김정은 위원장도 평양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머문 백화원에 먼저 찾아온 이유가 뭔지 찾아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보고만 싶은’ 정치적 해석보다는 모두 다 당신들보다 두 분의 나이가 더 많기 때문에 도의상 당연히 먼저 찾아와야 한다는 논리가 그들의 도덕규범과 예절체계에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즉 북의 지도자들 또한 그들이 말하고 있는 공산주의적 덕성과 고매한 인민적 품성의 원리가 자신들에게도 그렇게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해낸 행위라는 말이다.(그럼으로 ‘잘 보이기 위해서’, 또는 ‘합의를 원만히 이끌어내기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하기 위해’ 등으로 억지 해석해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또, 이들은 대단히 민족적 감성의 소유자들이기도 함을 알 수 있다. 예의 그 품성과 도덕규범에 민족을 우선시하는 그런 원리가 반영되어 있다는 말인데, 지난번 남북축구 월드컵 예선전을 보면 금방 이해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절대 그럴 수 없다. 중계료로 포장된 그 수많은 상업이익과 승리에 대한 갈망을 포기할 수 없어서 그렇다.)

물론 보기에 따라 여러 해석을 할 수도 있겠지만, 북 정치학을 내재적으로 전공한 필자가 보는 견해로는 북의 그러한 행위야 말로 정말 같은 민족에 대한 따뜻하고 이해심 많은 배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른바 무(無)관중 논란이고, 왜 그렇게까지 밖에 볼 수 없느냐 하면 여느 스포츠계가 다 그러하듯 축구계에서도 관중을 12번째 선수라 별칭하고 있다. 그 만큼 응원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의 반증일 테고, 그런데도 북은 이걸(누릴 수 있는 이득을) 포기했다? 그렇다면 북은 남북 축구경기를 단순 ‘이기고 지는’ 그런 게임만으로 본 것이 아니고, 게임 이전에 민족을 먼저 보고 앞세웠다는 말이다.  

무관중 논란은 그렇게 해석되어져야만 한다. 

그런데도 이걸 읽을 능력과 선의(善意)적 이해태도가 없는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이 지구상에서 유례없는 이상한 축구게임으로만 매도했다. 

필요에 따라 정치수사학적으로만 인용할 줄 아는 대한민국의 전문가들과 언론, 정부 당국자들이 갖는 한계가 그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그래서 단언컨대 그래가지고는 백날 북을 해석하려 해봤자 헛다리 집기만 반복될 뿐이고, 더 나아간다면 결과도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북에 대한 안 좋은 인식과 편견을 위 ‘선임자’ 논쟁과 하등 다르지 않게 또 다른 겹쌓기가 될 뿐이다. 

예를 들면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조의문 보낼 때는 언제고, 방사포 발사는 또 뭐래?(강조 필자)’라고 비아냥거릴 수 있는 험담이 만들어지고, 북에 대해서는 이중성을 가진 ‘못난’ 불량국가 이미지가 자꾸만 고착화되어간다. 

그렇기에 그 최후보루에 (정부 내에서는) 통일부가 남아 있어야 한다. 

역할에 더 잘 어울리는 통일부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이고, 이 뜻은 결국 북의 하나하나 행위에 대해 그때마다 국내외적 정치적 상황과 연계해 유리하게, 혹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그런 정치적 해석 유혹에서 탈피하고, 오히려 양면게임이론(two level game theory)에서 활용되는 윈셋(win-set)의 집합적 정의를 능수능란하게 적용시켜 낼 줄 아는 그런 집행부서가 되어야 한다.  

이른바 꼬여있는 정세본질에 집중하고, 매듭을 중심고리화 하여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오랜 편견과 오독에 대해서는 싸우고, 내재적으로 읽고, 100% 다는 아니라하더라도 민족공조로 북과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그런 배짱이 필요하다.  

적어도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평화번영통일시대를 지향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김연철 장관과 지금의 정부라면 능히 그럴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촛불정부이니까.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외 다수가 있다.

 

 

김광수 no-ultar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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