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러시아 (주)AO MUP 22일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한 ‘2019 국제무역투자전시회’ 개막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 번째가 김한신 국제투자그룹 한국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아무도 눈길을 돌리지 않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톡에서 22일 “우리는 2019 국제무역투자전시회를 통하여 동북아시아 철도연결사업으로 국제관광 고속철도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 담긴 선언이 나왔다.

국제적인 대북 경제제재로 남북 민간교류마저 얼어붙은 혹한기에 한 떨기 꽃이 피어난 셈. 그 주인공 중의 한 명이 바로 김한신(59) 국제투자그룹 한국대표다.

G-한신 회장인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러시아 (주)AO MUP와 함께 ‘2019 국제무역투자전시회’를 개최했고, 이 전시회에서 북측과 국제투자그룹 간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관한 협의가 진행된 것이다.

북측 강정호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 경제영사는 발표에 나서 “그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여행과 자유를 막을 수 없다고 인권을 가지고 그토록 목이 쉬게 말하는 초대국들이나 대국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관광사업”이라며 “관광을 하겠는데 도로가 나빠서 관광객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놓아야 하며, 관광객들이 편리를 위해 고속철도를 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 김한신 한국대표(오른쪽)는 남북관계 어려운 조건에서도 몇 달 전부터 국제전시회를 준비해 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남북관계가 닫혀있는 상황에서 ‘무모하게’ 이번 국제전시회를 추진한 김한신 국제투자그룹 한국대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5차 동방포럼이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렸고, 이같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국제무역투자전시회를 개최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몇 달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김한신 대표는 “북미관계가 풀려야만 뭔가 할 수 있다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이미 여러 나라들이 북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오늘에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을 착실히 해 나가면서 상황이 풀리면 본격 추진한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서도 한 차례 북한 철도 실태조사가 실시된 바 있지만 기존 노선에 대한 대략적인 조사에 머문 실정이다.

그는 “개성-신의주 기존 철도노선을 개보수하는 사업도 필요할지 몰라도 효율성이나 우선성에 비추어 볼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서해안 지역을 관통하는 고속철도 신설이 현실적 대안이고, 이를 위한 시범구간 조사작업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를 종단하는 고속철도 건설은 우리가 참가하는 국제컨소시엄이 건설해야지 중국이나 일본이 주도하도록 할 수 없다”며 “철도.도로는 단순한 SOC가 아니라 국가 전반의 젖줄이자 산업화의 동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희로 국제투자그룹 한국단장은 22일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국제세미나에서 “고속관광철도와 도로, 그리고 시설은 동시에 구상돼야 한다”며 “총 예상 건설자금은 200억 달러, 건설기간은 5년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한신 국제투자그룹 한국대표는 “남북 분단의 세월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 후세대들로 내려가면 마치 딴 나라처럼 멀게만 생각되지 말란 법도 없다”며 “적어도 한반도철도 숙제는 대물림할 수 없고 우리 세대가 우리 손으로 건설하고 싶다”고 필생의 소망을 밝혔다.

▲ 김한신 한국대표(왼쪽)는 남북경협 1세대로서 고속철도.도로 건설이라는 필생의 서원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중국에서 유리공장을 운영하다 북측의 요청으로 북한 내지에 유리공장 건설을 추진, 남북경협 1세대로 발을 내디딘 그가 혹한의 조건을 이겨내고 ‘2019 국제무역투자전시회’를 통해 고속철도.도로 건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번 국제전시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누구도 감히 시도를 못하는 일을 용기있게 시도해 참 좋았다”며 “외부의 눈치를 안 볼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이렇게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을 힘을 보태주고 싶고 격려해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대표는 행사장에서 기자에게 “동북아시아 철도연결 사업으로 국제관광 고속철도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며 “동북아경제공동체 발전으로 평화의 시대를 선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의 포부가 현실화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블라디보스톡에서 뗀 첫걸음의 의미는 결코 평가절하할 만한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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