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재훈 (민화협 1020통일공감기자단 기자)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10일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를 주제로 김대중 대통령과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가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를 제목으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평화지도자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길을 찾아본다는 취지다. 행사는 9월 1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행사는 개회식, 기조연설,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1세션은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 2세션은 김대중 대통령, 3세션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다뤘다.

행사는 김태균 민화협 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했다. 개회사는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했다. 

박명림 관장은 “나라와 세계가 어려울 수록 배우고 따라야 할 지혜와 경륜을 보여준 지도자들의 업적은 더욱 새롭다”라고 말했다. 김홍걸 의장은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뜻이 세계로 뻗쳐나가길 바란다”라며 개회사를 마쳤다.

이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허트 드 프리어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리대사,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가 축사를 했다. 이 대표는 “20세기의 대표적 평화지도자 세 분의 삶을 돌아보는 건 우리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준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어 남아공 대리대사는 ““정치인이 아닌 위대한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이 심포지엄에서 세 나라의 학자들의 견해를 많이 듣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우어 독일대사는 “올해 9월 8일이 독일 통일 30주년이었다”라며 “정치에서 연대와 화해보다 중요한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제목은 “김대중 대통령과 그의 평화와 화합의 길(President Kim Dae-jung(KDJ) and His Ways of Peace and Harmony)”이었다. 연설은 영어로 진행됐다.

문 특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 통일 정책, 정치 철학, 업적을 압축적으로 소개했다. 먼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 시기를 겪으며 평화와 통일을 말한 그의 인생을 설명했다. 자유주의자, 현실주의자, 실용주의자, 이상주의자로서 3단계 통일론, 포용의 국제·국내정치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동아시아 정상회의같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해다.

▲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 국제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1세션 “서독 내부, 동서독간, 유럽에서 평화적 공존을 위한 빌리 브란트 총리의 정치”

개회식 다음으로 1세션이 시작됐다. 박명림 관장이 사회를 봤다. 1세션에선 베르너 페니히 베를린 자유대학교 전 교수, 볼프람 호펜슈테트 빌리 브란트 재단 대표, 볼프강 호이어 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가 발표했다.

페니히 전 교수는 “서독 내부와, 서독-동독 사이의 관계, 그리고 유럽 내에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빌리 브란트의 정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페니히 전 교수는 햇볕정책은 동방정책과 달리 국제적 지지가 약했고 나토같은 공동안보기구도 없었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독일은 분단이 유용하지 않았으므로 결과적으로 통일이 되었지만 한반도 주변국은 아직도 분단을 유용하게 사용한다며, 남북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통일을 완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펜슈테트 대표는 다양한 사진을 통해 빌리 브란트 전 총리를 소개하며 한반도에 함의를 제시했다. 나치를 피해 국내외에서 언론인으로 살던 시기와 용감했던 정치인 시기를 소개하면서, 나치 복역자가 아님에도 폴란드에 사과했던 책임의식, 대연정, 공동안보 창출 등이 평화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호이어 교수는 “정치인의 비르투(Virtù) - 빌리 브란트와 냉전의 극복”을 주제로 발표했다. 비르투는 적성, 도덕, 용기, 노력 등을 의미한다. 호이어 교수는 빌리 브란트의 국정활동의 특수성과 개인적 특수성을 동시에 봐야 한다며, 브란트의 삶을 통해 시대적 환경에 걸맞은 개인의 비르투가 알맞게 조화해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세션 마지막엔 회의에 참석한 이홍구 전 총리가 소감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지정학적으로 독일은 지역의 최대강국이었지만 한국은 주변국이 더 대국이라 독일 사례를 모방하기는 어렵다”라며, “강대국의 평화도 우리에겐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세션 “대한민국 내부, 남북한간, 동아시아에서 평화적 공존을 위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2세션의 사회자는 베르너 페니히 베를린 자유대학교 전 교수였다. 발표자는 노명환 한국 외국어대학교 교수,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이었다. 

노명환 교수는 “민주주의, 공존과 평화를 위한 김대중의 생각과 정책 그리고 지식과 정보 시대의 도전에 대한 반응(The Ideas and Policies of Kim Dae-jung for Democracy, Coexistence and Peace, and the Response to the Challenge of Knowledge and Information Age”를 주제로 발표했다. 

노 교수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다양한 것들 간의 상호작용과 끊임없는 상호 영향으로 통일 상태를 지향해야 한다”며 “소통 촉진 정책으로 지식정보사회에서 성공하면 세계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명림 관장은 “김대중: 화해, 연정 그리고 화해의 정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관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빌리 브란트, 넬슨 만델라와 함께 인간승리의 상징”이라며 “속죄 의식과 용서를 철학으로 화해를 통해 연대와 연정을 일구었고 목적인 평화를 이룩했다”고 말했다.

3세션 “남아공 내부, 남부 아프리카에서 평화적 공존을 위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정치”

3세션은 김광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사회로 넬슨 만델라 재단의 라지아 살레 박사와 헬렌 스캔론 케이프 타운 대학교 교수가 발표했다. 살레 박사는 “평화와 화해: 넬슨 만델라의 유산(Peace and Reconciliation: the legacy of Nelson Mandela)”을 주제로 발표했다. 

살레 박사는 “넬슨 만델라는 피스 메이커의 세계적 상징”이라면서도 “화해에만 집중해 많은 걸 양보한단 비판이 있고 인종주의와 외국인혐오 등 폭력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은 우리 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스캔론 교수는 “아파르트헤이트 후 남아공에서 중요했던 건 비보복이었는데, 화해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고 그 미명으로 화해를 강요하는 등 나쁜 일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남아공엔 특히 빈곤문제가 심각하다며 “만델라가 부분적 자유는 없다고 말했듯 아파르트헤이트 해결은 아직 남아공의 숙제”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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