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통일시론> 북측의 이례적인 대남 비난, 그 이유는?

기사승인 2019.08.21  23:56:02

공유
default_news_ad1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이 20일 종료됨에 따라 △북측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가 수그러들지,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정부에 대한 비난이 자제될지, △북미 간 비핵화-평화체제 실무협상이 본격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북측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시위 차원이고 또한 한미 훈련 중에는 북미 협상이 진행될 수 없기에, 한미 훈련이 종료되면 북측의 발사체 발사가 주춤할 수 있고 또 북미 실무협상 개최도 예상된다.

문제는 북측의 ‘이례적이고 연속적인’ 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다. 북측은 20일에도 <노동신문> 논평 ‘연합지휘소 훈련의 허울은 벗겨졌다’에서 “외세와 함께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감행한 남조선 호전광들은 그 어리석은 행위의 대가를 뼈저리게 치르게 될 것”이라며 남측을 향해 비난을 이어갔다. 북측의 대남 비난의 최고 수위는 지난 16일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혹평하고 나선 것이다.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고 광복절 경축사를 ‘망발’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거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조평통은 문 대통령을 향해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등 막말성 비난을 쏟아냈다. 이전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사용한 ‘역도’라는 표현에 버금가는 비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대화를 촉진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와 북미대화를 막고 북측을 무릎 꿇게 만들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와는 엄연한 차별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평통의 이 같은 거친 언사와 입장 표명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사실 북측의 문 대통령에 대한 이 같은 비난은 어느 정도 예측됐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열린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조선 당국은 추세를 보아가며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라고 촉구했기 때문이다. 이 연장선에서 지난 11일에도 북측은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 담화’ 형식을 취해 청와대를 ‘겁먹은 개’라고 야유하며 남북 접촉이 어렵다고 압박했다. 미국을 상대하는 외무성이 대남 비난의 주역으로 나선 것도 낯설다. 특히, 북측의 이 같은 막말 수준의 대남 비난은 지난해 2월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4.27 남북정상회담을 상기하면 매우 놀랍기도 하다.

북측은 왜 이러는 것일까? 세간에 여러 견해들이 분분하다. 먼저, 남측의 책임론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원초적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이 회담의 핵심 쟁점 중의 하나는 ‘영변 핵시설 폐기’ 대 ‘영변 핵시설 폐기+α(플러스 알파)’였다. 북한은 전자를 갖고 나왔고 미국은 후자를 요구했다. 그래서 결렬됐다. ‘외교의 달인’이라는 북한이, 그것도 ‘최고 존엄’이 몸소 출전했음에도 깨진 것이다. 이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그런데 거슬러 올라가면 ‘영변 핵시설 폐기’는 그 문구가 지난해 9월평양공동선언에 들어가 있다.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고 되어 있다.

당시 남측 정부가 북미 협상에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었기에 북측이 이 카드를 남측에 밝히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노이에서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α’를 들고 나왔으니 작전상 잘못이었다.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한 남측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런데 남측은 이런 원초적 책임의식 없이 그나마 기대했던 8.15경축사에서도 ‘평화경제’니 하며 구름 잡는 얘기만 했으니 불만이 터졌다는 것이다.

또한, 남측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다. 북측은 미국과 생사를 건 협상을 하고 있는데 남측은 도와주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측은 이미 올해 신년사에서 대가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용의를 표명했다. 이는 남측더러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에 맞서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싸워달라는 메시지인데 남측이 변죽만 울린 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북측은 미국의 ‘방북자 무비자 입국 불허’에 대해 “민족분열 이간책동”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남측이 미국에 항변 한마디 못한다면서 “비굴한 처사”라고 오히려 남측을 성토했다. 미국보다 남측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하고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단순한 서운함이나 불만을 넘어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아울러, 향후 새로운 남북관계 수립을 향한 전략적 대응에서 나온 남측 견제론이다. 북측은 북미 협상이 타결되면 ‘새로운 북’이 된다. 남측은 최근 한일 경제전쟁에서도 보듯 일본에 밀리지 않고 맞붙을 정도로 경제부국이며, 또한 이번 20일 종료된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훈련이듯 향후 전작권을 환수해 ‘군사 주권’을 갖게 된다. 남측도 강한 경제력과 안정된 군사력을 지닌 ‘새로운 남’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향후 새로운 남과 북은 분단 고착화를 위한 과거식의 체제 경쟁이 아니라 통일을 향한 이니셔티브 경쟁을 벌일 공산이 크다. 누가 통일 이니셔티브를 쥘 것인가? 지금 북측이 전략적으로 남측을 견제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북측의 대남 비난 이유로 북측의 내부 단속용설, 북측 외무성과 조평통의 경쟁설 등이 회자되고 있다.

북측의 ‘이례적이고 연속적인’ 대남 비난 이유가 이중 어느 것(들)일 수 있겠다. 그러나 한일 갈등이 첨예화 되고, 북미 협상이 재개될 순간에 남과 북이 분열돼 있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민족’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북측이 남측에 대해 불만이나 의구심이 들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문 대통령에 대한 막말은 삼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막 대하면 국민으로부터 고립된 힘없는 정부가 되고 북측은 그런 정부를 파트너로 삼아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남측도 더 이상 미사여구를 남발하지 말고 남북 경협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일단 남과 북은 각자 처한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측은 북미 협상에 나설 북측을 돕고, 북측은 한일 갈등에 있는 남측을 도와라. 남과 북은 서로 위기에서 벗어난 후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해 나아가자.

 

 

데스크 tongil@tongilnews.com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