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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하노이-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 주는 교훈

기사승인 2019.07.18  0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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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 비핵화의 동시적`단계적 이행을!

역사적인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었다. 새로운 협상팀을 꾸려 2~3주 내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함으로써 대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협상이 성공하려면 북미 정상이 사상 최초로 만나 역사적인 합의를 이룬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성과를 진전시키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의 쟁점을 해소하고, 판문점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북미 양국이 담대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안전담보를 제공할 것을 확언하였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부동한 의지를 재확인하였다”고 천명했고, 이는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함께 이뤄내겠다는 북미 양국 정상의 약속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미국이 사실상 북에 대한 ‘일괄타결-빅딜’ 방식의 일방적 선 비핵화를 요구하여 싱가포르에서의 약속을 깼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협상이 성공하려면 미국이 일방적인 선 비핵화 요구를 접고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상응조치로 이뤄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측 보도에 따르면 "(북미 정상이)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며 조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끝장내고 극적으로 전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과 이를 해결함에 있어서 걸림돌로 되는 서로의 우려 사항과 관심사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전적인 이해와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우리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의 긍정적 진전을 기대하게 하는 내용들이다.

양국 정상은 싱가포르에서 “상호 신뢰구축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는 미국이 과거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한 비핵화를 포기하고 상호 신뢰구축을 통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제재 일부 해제 요구조차 거부하면서 일괄타결 식 빅딜 문서를 내밂으로써 이 약속이 깨졌다. 그런데 판문점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호와 안전조치도 전혀 없이 김정은 위원장의 안내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법적으로 적대국가의 영토로 성큼 걸음을 내디뎠다. 이는 적어도 북미 양국 정상 사이에서는 신뢰관계가 회복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신뢰관계가 이후 협상에서도 적용된다면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 비핵화의 상응조치

문제 해결의 관건은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이뤄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 포괄적 내용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로 합의된 바 있다.

그런데 하노이에서는 이 합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결렬되었다. 핵심적 결렬 지점은 비핵화 범위의 문제였다. 비핵화와 관련하여 북은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핵실험 및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 영구 중지 문서 보장’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영변+α’를 주장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하여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의 하노이 회담 때보다 좀 더 진전된 안을 제시하면 미국이 상응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단계적이고 동시병행적인 비핵화’를 재차 주장하면서 ‘영변은 확실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 하루 만에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렬된 협상을 진전시키려면 미국은 안전보장 문제를 중심으로 한 상응조치를 제시하여 북의 ‘영변+α’를 이끌어내고 북은 단계적이고 동시병행적인 방식으로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는 조건으로 ‘영변+α’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미국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한미연합연습 완전 중단 문서 보장,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넘어서서 민수와 관련된 부분의 제재 해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고 북은 영변 핵시설 이외에 추가적인 핵시설에 대한 폐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나는 북한이 처음엔 없었던 아이디어를 갖고 (협상) 테이블로 오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도 약간 더 창의적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미양국이 상응하는 방식으로 담대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는 결단을 내리느냐에 협상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적, 단계적 방식이 타당하고 현실적인 해법

순서와 방식 문제와 관련하여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판문점 회담 이후 ‘WMD(대량살상무기) 동결과 비핵화 최종상태에 대한 개념, 핵무기 포기 로드맵을 협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동결’의 의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미 국무부는 “동결은 과정의 시작(beginning)”이며, “어떤 행정부도 동결을 최종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동결은 ‘과정의 시작’(입구)이라고 밝힌 것은 ‘과정의 끝’(출구)을 전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단계적 이행방식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비핵화 최종상태에 대한 개념, 핵무기 포기 로드맵’을 요구하는 것은 일괄타결 방식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북미관계의 신뢰수준을 반영하여 북이 요구한 단계적 비핵화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회담 진전의 암초가 될 수 있다.

하노이 회담 때부터 계속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미국이 제재 해제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판문점 회담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대북 제재는 대북 적대정책의 구체적 표현이다. 따라서 제재를 지속하는 것은 ‘신뢰 구축을 통한 비핵화’ 합의에 역행하는 것이다.

상호 신뢰를 높여 협상을 촉진하려면 북이 하노이에서 요구한대로 부분적 제재 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노이에서 북이 제안하고 트럼프가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볼턴과 폼페이오가 반대해서 성사되지 못했던 ‘스냅백 방식(북의 비핵화 합의 미이행 시 제재 복원)’으로라도 부분적으로 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반대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제재 해제를 시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과감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그래야 남북관계도 풀릴 수 있고 한반도 정세에서 자신의 입지와 영향력도 확보할 수 있다.

실무협상이 예정대로 열려 싱가포르 합의 내용을 동시적이고 단계적 방식으로 진전시킨다면 판문점에서 양국 정상이 서로를 초청한대로 워싱턴과 평양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한반도 정세의 역사적 대전환을 맞게 될 것이다. 분단과 정정체제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으로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북미 간 신뢰 수준을 뛰어넘는 일괄타결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대북 제재와 한미연합연습 등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로부터 쟁점이 커져서 북미양국 사이에 불신과 갈등이 심화되면 또다시 정세가 교착되고 대결상태로 되돌아갈지 모른다. 때문에 북미양국이 판문점에서의 양국 정상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노이 회담 결렬을 교훈삼아 싱가포르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핵심은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당면 정세의 핵심 과제인 대북 안전보장과 한반도 비핵화의 동시적, 단계적 이행을 요구하는 행사가 열린다. 정전협정 66주년인 7월 27일(토) 오후 2시에 서울시청 다목적 홀과 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평화홀씨마당’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우리의 목소리가 더 크고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전 애국크리스챤청년연합 부의장

전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사무처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전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대전충청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운영위원

유영재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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