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준기 통일교육원 원장이 20일 열린 제7회 통일교육주간 평화·통일교육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통일부와 교육부가 공동 주최하는 제7회 통일교육주간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막됐다.

지난해 '평화·통일교육'이라는 개념으로 통일교육의 기본방향을 정리한 후 첫 번째 열리는 제 7회 통일교육주간에서는 이날 개막식에 이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교육 △평화·통일교육의 방향과 쟁점 △학교/사회/해외의 평화·통일교육 등을 주제로 한 평화·통일교육 컨퍼런스로 첫 행사가 열렸다.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모시는 글에서 "평화·통일교육은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어울려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통일이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우리 민족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준기 통일교육원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기존 통일교육의 방향과 하향식 통일교육에 대한 우려, 그리고 평화·통일교육의 합목적적 체계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다"고 하면서 "오늘 이 자리가 이러한 우려와 질문들에 대해서, 평화와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유롭게 토론을 펼치는 공론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부는 다양한 논의가 논의로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합의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은 기조연설에서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한반도 평화기류를 설명하고는 "흔히 건전한 안보관을 목적으로 하는 통일교육이 아니라 보다 더 적극적으로 평화시대를 만들어 가기 위한 통일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시민이 깨어나 분단 대결구도를 벗어나 평화를 만들고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진정한 화해와 통일의 길을 열어갈 수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경기도교육청이 수도권 교육청과 함께 출간해 사용하고 있는 '통일시민교과서'를 사례로 제시하면서 "우리 학생들은 통일문제를 자기 삶의 미래로 생각하고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남북간의 대화는 물론 국제사회와 북한간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해법을 제기할 수 있도록 교육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에는 학생들이 통일과 평화를 위한 자신만의 동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새로 시작했으며,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자유학년제'에 적용하여 모든 학생들이 평화·통일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은 기조연설에서 교육이 시대를 앞서 나가야 한다며, 교육이 평화·통일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 교육감은 "교육이 시대를 앞서 나가야 한다. 교육은 이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탐구하여 여러가지 가능한 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교육이 평화·통일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진 평화·통일교육 컨퍼런스 1세션에서 정현백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발제를 통해 한반도 통일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이 통일은 과정이라는 인식, 통일교육과 평화교육을 결합하려는 노력, 북한과의 동질성 강조 등 여러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통일교육을 실시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는 '통일교육지침서'를 2018년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으로 바꾸어 발간하고 다양한 의견수렴과정과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평화·통일교육의 중점방향' 15개항을 도출했다.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에 정리된 ' '평화·통일교육의 중점방향' 15개항

1.통일은 우리 민족이 지향해야 할 미래이다.  
2.한반도 통일은 민족문제이자 국제문제이다.  
3.통일을 위해서는 남북한의 주도적 노력과 함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  
4.평화는 한반도 통일에 있어 우선되어야 할 가치이다.  
5.통일은 튼튼한 안보에 기초하여 평화와 번영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6.북한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경계의 대상이면서 함께 평화통일을 만들어 나가야 할 협력의 상대이다. 
7.북한에 대한 이해는 객관적 사실과 인류 보편적 가치 규범에 기초해야 한다. 
8.북한은 우리의 공통의 역사·전통과 문화·언어를 공유하고 있다. 
9.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이다. 
10.남북관계는 기존의 남북합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11.남북관계 발전을 이해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12.통일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자유·인권·복지 등 자유민주적 가치가 보창된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13.통일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14.통일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5.통일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

(출처-통일부, 2019통일백서, 270쪽)

그러나 아직 안보의식과 평화의식,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등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내부 요소의 정리가 난해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하면서 효과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교육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 태도는 교육과 학습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하면서 "평화·통일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권교육, 양성평등교육, 폭력예방교육, 다문화 이해교육, 평화교육, 통일교육, 민주시민교육 등 각각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들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 왼쪽부터 양문수 북한연구학회장, 정현백 성균관대 명예교수, 여현철 국민대 교수, 심근석 경북 경산중 교사, 윤신원 서울 성남고 교사, 정지윤 부산교대 학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토론자로 나선 여현철 국민대 교수는 통일교육에도 흐름, 유행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과거에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민족주의를 많이 언급했었는데, 분단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젊은 대학생들에게 통일편익(통일대박)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평화, 민주, 세계시민' 등 보편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의 성격이나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일관되고 지속적인 통일교육, 그리고 목표지향적인 통일교육과 함께 과정으로서의 평화교육도 중요하다는 등의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한만길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상임대표의 사회,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과 김지수 교육개발원 통일교육실장이 발제, 안승대 대구미래대 교수와 정영철 서강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 2세션 '평화·통일교육의 방향과 쟁점', 그리고 박성춘 서울대 교수, 최혜경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정주진 성공회대 교수 등이 발제를 하고 관련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나선 3세션 '학교/사회의 평화·통일교육과 해외 평화교육 사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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