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의 22일자 트윗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관련 추가 제재’를 철회하라고 재무부에 지시했다. 전날 조치를 뒤집은 것인지 또다른 추가 제재를 막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날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재무부가 북한 관련해 이미 존재하는 제재에다 큰 규모의 제재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면서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라고 밝혔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좋아한다”면서 “그는 이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21일 재무부는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중국 해운회사 2곳을 제재목록에 추가했다. 북한을 빌미로 무역협상 중인 중국의 뺨을 친 것이다. 재무부는 또한 북한 선박과의 해상 환적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한국 선박 루니스(LUNIS) 등 수십척 선박 목록을 갱신한 ‘주의보’를 발령했다. 

북한도 22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상주 인원을 철수시켰다. 제재를 부과한 미국에 직접 맞서는 대신 애먼 남측의 뺨을 때린 것이다. 

22일자 <뉴욕타임스>는 재무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즉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재무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경실색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제스처라면 향후 계획을 가지고 한 행동인지 의문을 표했으며, 다른 당국자들은 미국이 자부해온 제재 체제가 더럽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존 스미스 전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놀라움의 연속인 이 행정부에서도 이것은 또다른 첫 사례”라며 “북한과 중국의 승리이고 미국 신뢰성의 손실”이라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발표를 뒤집은 게 아니라 이 시점에 대규모 대북 제재를 추가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A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조치를 뒤집은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CNN>은 ‘미국 고위당국자’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추가 제재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지 중국 해운회사 2곳을 겨냥한 전날 재무부의 제재를 뒤집은 것이 아니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압박을 통해 북한을 핵 포기 협상으로 복귀시키려 했던 대통령 측근들뿐만 아니라 전체 연방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도 혼란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특히, 제재 책임자인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모든 이들은 자기 행위가 북한의 제재 회피에 관련되지 않았는지 주의하고 점검해야 한다”는 환영 트윗을 날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추가,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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