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사이는 좋다며, ‘비난’ 수위를 조절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 부상은 이날 평양 주재 외신들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너무 바빴고 성과를 내기 위한 진지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하노이 확대정상회담에서 “적대와 불신의 분위기를 조장하여 북.미 최고지도자들 사이의 협상을 위한 건설적인 시도에 장애를 조성”한 장본인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목했다. “그 결과 정상회담이 의미있는 성과 없이 끝났다”는 것이다. 

최 부상은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나온) 미국의 요구에 굴복할 생각이 없으며 그러한 협상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만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향후 행동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 부상은 “미국의 강도적 요구가 상황을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미국이 “정치적 셈법”을 바꾸지 않는 한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미국이 황금 같은 기회를 던져버렸”고 “미국이 우리와 아주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길에 우리 국무위원장이 ‘이번과 같은 기차여행을 또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말했다”고 알렸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한 김 위원장의 실망이 어느 정도인지 내비친 것이다.

나아가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할지, 15개월 동안 중단해온 미사일 시험을 재개할지는 “전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그러나 “두 최고지도자 간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치켜세웠다.

‘빅딜 아니면 노딜’이라는 미국을 향해, ‘우리식 협상 아니면 협상 안한다’라고 맞불을 놓은 셈이다. 아직 판을 깰 의도는 없어 보인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심야 기자회견과도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보름 만에 북한이 입장 정리를 끝내고 본격적인 기싸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선희 부상의 발언만으로 현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면서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추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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