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한국 해군 함정에 대한 잇따른 위협비행으로 급격히 악화된 한.일관계의 뿌리에는 ‘역사적 적개심(historical enmity)’이 놓여 있다고 짚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도쿄에 있는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소속 분석가 조나단 버크셔 밀러는 한일관계는 “맥락이 열쇠”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겉모습만 보면, 한.일은 매우 닮았다. 두 나라 모두 발전된 경제와 활기찬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미국의 동맹이자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공유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식민통치 시기 제국주의 일본이 많은 조선인들을 학대하고 살해하고 노예화한 역사가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고도의 감정적 문제로 남아 있다. 

한.일은 1965년 조약 및 협정을 통해 식민통치 시기 문제들을 봉합했으나 당시 한국은 군사독재정권 시기였고 다수 한국인들은 그 조약이 불공정하다고 느꼈으며 오늘날에도 그에 맞서 싸우고 있다. 한일관계의 난제인 ‘위안부’, ‘일제강제징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게다가 한국 울릉도의 부속섬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도발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밀러는 과거에는 이 같은 문제들이 양국 간 군사적 협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봤다. 

미국 국방부에서 아시아태평양 문제를 다뤘던 밴 잭슨도 ‘역사적 적대국들’이 미국의 종용과 자국의 편의에 따라 ‘결혼’했으나, 트럼프 시대를 맞아 “억눌렸던 반감이 지역 안정이라는 베니어판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고 봤다. 
     
<CNN>은 스위스 다보스포럼 계기에 한.일 외교장관들이 마주 앉았으나 성과가 없었다고 알렸다. 과거 중재자 역할을 맡았던 미국은 아예 그 자리에 없었다. 밴 잭슨은 미국 지도력의 쇠퇴를 고백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봤다. 

잭슨은 “우리가 최근 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역사로의 회귀”라고 했다. “1965년 국교 정상화 때 양국은 완전히 화해하지 않았고 미국과의 협력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해상충’을 뒤로 미뤄놨다.”

그는 “상당한 변화가 없다면, 불행히도 어느 시점에 심각한 위기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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