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베이징에 있는 ‘퉁런탕(同仁堂)’을 시찰한 이유는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제약공장 현대화 방침과 관련 있다고 11일 중국 관영매체가 분석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중 사흘째인 9일 오전 리설주 여사와 함께 ‘퉁런탕’의 한 공장을 찾았다. 청나라 강희제 8년(1669년) 설립된 중의약품 제조회사다. 전통적인 중의약에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해 난제였던 품질 표준화에 성공하면서 1991년 국가 1급기업으로 선정됐다. 심장 및 뇌혈관 질환에 특효라는 ‘우황청심환’을 만든 곳이다. 2006년에는 ‘퉁런탕 중의학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글로벌타임스>는 ‘통런탕’이 북한에 진출하지는 않았으나, 9일 김 위원장의 방문이 공장 내에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1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04년 말에 건립된 이 공장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고 이름 있는 중국전통약품생산기업인 베이징동인당주식유한공사의 제약분공장으로서 여러 가지 전통약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이 공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다즈강 헤이룽장성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주임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퉁런탕은 중의약을 현대적 방식으로 발전시킨 전형적인 사례”라며 “북한이 이 공장의 경험을 배울 가치가 매우 크고 시행착오를 피하게 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인민들이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우월성을 실감할 수 있게 제약공장들과 의료기구공장들을 현대화하고 의료기관들의 면모를 일신하며 의료봉사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1월에는 “평양제약공장을 우리나라 제약공업 부문의 본보기공장, 표준공장으로 훌륭히 꾸리고 이곳을 본보기로 하여 전국의 제약공장들을 다 현대적으로 개건하자는 것이 자신의 구상”이라고 밝혔으며, 8월에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아 “정확히 말하여 마굿간을 방불케 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다즈강 주임에 따르면, 북한에는 인삼 등 약제는 풍부하지만 현대적 생산라인과 선진적 제약기술이 부족하다. “의약분야는 유엔제재에 걸리지 않아 거의 제한이 없으며 인도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즈강 주임은 “관광과 의료산업이 국제 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국가자원을 활용하여 가장 빨리 수익을 낼 수 있는 선택지”라고 짚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중국학자 쑤징보도 북한에서 가장 유망한 상품은 인삼 제품과 전통 약품이라고 밝혔다. 그가 만난 북한 관리는 제약 분야가 국가발전의 일부이기 때문에 의약품의 질은 “절대적으로 최고”라고 자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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