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로 기록된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만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12.8 사법적폐 청산! 종전선언 촉구! 이석기의원 석방대회'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수감 6년째에 접어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회가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기록된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를 비롯한 56개 시민사회단체는 광화문 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2만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12.8 사법적폐 청산! 종전선언 촉구!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를 진행했다.

대회는 25명의 남녀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고 뒤이어 300여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시민합창단이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며 시작되었다.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이땅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운 것도, 민족의 평화를 되찾은 것도 우리 촛불 국민들이다. 평화 번영과 통일로 나아가는 한반도의 미래는 그 누구도 감히 되돌릴 수 없다"고 하면서 "분단체제를 유지해 온 낡은 제도와 질서는 역사의 무대에서 과감히 퇴장시켜야 한다. 분단이 안긴 아픈 상처도 또한 하나도 빠짐없이 치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해 감옥에 갇힌 모든 양심수들과 웃으며 얼굴 마주하는 기쁜 날이 정녕 얼마 남지 않았다. 그날까지 건강하시라. 함께 하겠다"고 격려했다.

▲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한반도 평화번영과 통일의 미래는 감히 되돌릴 수 없으며, 분단이 남긴 상처의 치유를 위해 이석기 의원과 양심수들이 웃으며 얼굴 마주할 그날이 곧 오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석기 의원과 양심수들이 감옥문을 열고 나와 광장에서 손붙잡고 통일을 노래할 때 분단적폐는 끝난다고 하면서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년전 12월 국회는 박근혜 탄핵 망치를 두드렸지만 지금 분단적폐와 반통일적폐는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는 "이석기 의원과 같은 양심수들이 감옥문을 열고 나와 광장에서 만나 함께 손붙잡고 통일을 노래할 때 분단적폐는 끝난다"고 이석기 의원과 양심수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종교계 원로 및 시민사회 대표들도 영상을 통해 정부 당국에 이석기 의원의 석방을 공개 청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대회장에서 상영된 영상을 통해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양심의 자유에 따라서 발언한 내용으로 구속이 되었다면,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라며, "감히 대통령님께 호소한다.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고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석기 의원이 하루빨리 석방되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장정에 합류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이홍정 목사는 "내란음모죄로 구속된 이석기 의원 사건은 분단과 냉전의 구조악이 빚어낸 산물"이라며, "이제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데, 이석기 의원은 잊혀진 인물이 아니라 평화의 새싹을 틔우는 인물로 우리에게 오래 기억에 남아야 되리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은 주권재민의 가치 위에 서 있고 그 가치가 요구하는 양심수 석방을 정치적 고려의 대상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법적 근거를 따라 즉각 석방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함세웅 신부는 "두달 전에 수원구치소에서 이석기 의원을 만나 함께 기도하고 성체를 모셔드렸다"면서 "그날 이석기 의원에게 문재인 정부는 이석기 의원을 꼭 석방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석기 의원의 건투와 건승과 건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심의 자유인데, 그분의 자유와 삶의 철학을 그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문재인 정부도 너무 망설이지 말고 이석기 의원을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인권을 존중하는 사람들의 첫 출발점"이라고 이 의원의 석방을 촉구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이석기 의원의 구속 수감 과정을 되돌아보면 그 사건을 주도했던 세력들은 국정농단 세력으로 다 감옥에 가 있으며,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는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이석기 의원을 감옥에 가둬둔다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이에 대해 정부가 빨리 결단해서 이석기 의원 뿐만 아니라 이전의 잘못된 법집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사면복권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작은 양심수 석방부터이다. 이석기 전 의원이 석방되지 않았다는 것은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 중의 하나이다. 양심수들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나라에는 민주주의도 없고 인권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석기 의원의 석방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 이석기 전 의원은 옥중서한을 통해 자신의 석방을 위해 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전 의원의 옥중서한은 안동섭 전 통합진보당 사무총장이 대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 말미에는 수감중인 이석기 전 의원이 보낸 옥중서한을 안동섭 전통합진보당 사무총장이 대독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서한에서 "저의 석방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마음을 모아주신 건 단지 저 한사람의 구명을 위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로서 흔들리는 촛불혁명을 끝까지 완수하기위해 이렇게 모이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광화문 대회에 앞서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적폐 청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가 열려 3천여 명의 참석자들이 '양승태 구속과 이석기 석방'을 외치며, 대법원을 향해 플라스틱 공을 던지는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300인 시민합창단의 '행복의 나라로' 합창으로 12.8 이석기의원 석방대회는 시작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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