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신고 미사일 기지 13곳을 운용하고 있다는 미 연구소의 보고서와 관련, 과거 북한과의 협상을 주도했던 미 전직 고위 관리들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며, 합의 위반도 아니라고 평가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4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니라며, 미 행정부는 해당 미사일 기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에 관련 미사일 기지가 누락됐다면 새로운 일이겠지만, 북한은 ‘핵 신고서’ 자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번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북한이 미국을 기만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성명’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중단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만큼, 북한이 늘 해오던 대로 핵과 미사일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모두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전직 관리들은 이번 CSIS의 보고서로 ‘싱가포르 성명’의 문제점이 다시금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싱가포르 성명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만 담긴 만큼 북한이 핵 관련 활동을 계속해도 하나도 놀랍지 않다면서, 이는 미-북 간 합의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도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 기지를 건설한다 해도 합의를 위반했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 신고서’ 제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VOA는 이날 다른 기사에서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이 13일 워싱턴의 민간기구인 미국진보센터(CAP)에서 ‘아시아 역내 안보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과 북한은 아직 비핵화 협상에 착수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핵,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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