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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난 1분 후, 회담 취소 - 깃털보다 가벼운 미국

기사승인 2018.11.14  00: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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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장대현의 한반도 정세 동향 (17)

1. 고위급회담을 깬 건 미국

1) 중간선거 하루 전 - “북미공동성명 이행 논의”

11월 5일 오후 5시 15분(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품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11월 8일 뉴욕에서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의 진전을 논의한다”고 발표한다. 시간과 장소, 협상 대표와 의제 등 회담을 위해 양측이 사전 조율해야할 필수적인 사항들이 다 들어있다.

그 전날(11.4)까지만 해도 품페이오는 “이번 주에 나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부위원장 과 뉴욕에서 만날 예정”이라면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을 뿐, 끝내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택일이 이뤄졌다. 그 사이 무엇이 달라졌을까?

북미고위급회담에 대해 한동안 침묵하던 품페이오가 다시 그 얘기를 꺼낸 건 10월 31일이다. 그는 “다음 주 북미고위급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한다. 다음 날(11.1)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악랄한 제재 책동에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는 발언이 북 노동신문에 실린다. 그 직후(11.1. 현지시간) 품페이오는 다시 “비핵화 이전에 제재 해제는 없다”고 한다. 그러자 다음날(11.2) 북 외무성 미국연구소 권정근 소장의 “미국이 변화가 없다면 병진 노선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논평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품페이오는 11월 4일 또다시 “궁극적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어떠한 경제적 완화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랬기에 그는 날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입장을 바꾼다. 미 국무부가 고위급회담 일정을 발표하는 성명(11.5)에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의 진전”을 의제에 포함시킨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합의한 것은 1) 새로운 북미 관계 2)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3)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내용 재확인 4) 전쟁포로 유해 송환 등이다. 그러나 미국은 합의 이후 사실상 ‘북의 선 비핵화’로 후퇴했다. 그렇게 네 달 이상 교착됐던 북미관계가 새로운 가능성을 맞은 것은 10월 7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과 품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만남을 통해서다.

10월 5일 북으로 향하는 길에서 품페이오는 “북미가 도달해야할 최종 목표는 6.12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의 네 가지 합의사항 이행이다”라 했고, 10월 8일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네 가지 요소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그 바탕위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기약됐고, 이를 위해 북미고위급회담이 약속됐다. 중간선거 하루 전(11. 5) 미국이 다시 그 길로 돌아온 것이다.

11월 6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국무부 보도 자료에 나온 '4개의 기둥'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순서가 뒤에서부터 이뤄져 왔는데, 고위급 회담에선 1,2번 문제도 본격적으로 협상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반겼다. 같은 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거 당일, 미국의 표심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2) 선거 다음 날 - “북의 선 비핵화”

선거가 치러진 그 날(11.6) 밤 자정에서 딱 1분이 지난 시점, 그러니까 11월 7일 0시 1분, 미 국무부는 나워트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미고위급회담이 연기됐다”면서 “우리는 각자의 일정이 가능할 때 다시 만날 것”이라고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트럼프는 11월 7일 기자회견에서 북미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된 언급을 한다. <미국의소리(VOA)> 11월 8일 기사를 보자.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계획 중인 해외방문 일정 때문이라고 연기 이유를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9일 프랑스로 떠날 예정입니다.”

지난 5월 31일 김영철 부위원장은 뉴욕에서 품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후 6월 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6.12 북미정상회담을 확정했다. 이번 회담도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성격이다. 따라서 지난번과 같은 수순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트럼프는 일정을 이유로 김영철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북에 알렸다면 중간선거 하루 전 트럼프 측이 고위급회담 합의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 있었을까? 11월 5일에는 없었던 일정이 11월 7일 갑자기 잡히지는 않았을 것, 미국이 속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11월 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북한의 대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쌍방향이어야 한다”면서 “제재는 유지되고 있으며, 미사일과 로켓이 멈췄다. 인질들이 돌아왔다. 위대한 영웅들이 송환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앞 말처럼 북미 관계는 ‘쌍방향’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의 뒤 말을 보라. 제재가 유지되는 반면, 핵, 미사일이 동결됐고, 미군 유해가 송환됐다. 미국만 얻고 있다. 그런데도 계속 북의 추가적인 ‘대응’을 요구한다. ‘북의 선 비핵화’다. 이런 사실을 북에 알렸다면, 고위급회담 합의 뉴스를 중간선거 당일까지 우려먹을 수 있었을까? 역시 미국이 속인 것이라 할 수 있다.

11월 7일 미 재무부는 “미국내 북한 정부 관련 자산 6340만 달러(약 711억 원)를 동결 조치했다”는 내용의 <2017 테러분자 자산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동결한 자산 규모도 놀랍지만, 그것을 ‘테러’와 연결 지었다. 매우 자극적이다. 11월 9일 펜스 미 부통령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례 없는’이란 결국 ‘최대 압박’이다. 트럼프의 “더 이상 최대 압박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다(6.1)”는 약속은 이렇게 뒤집히고 있다.

2. 선거 후 미국의 돌변 사례

2012년은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전력 질주한 해였다. 그해 2월 29일 북과 미국은 이른바 <2.29 합의>를 동시 발표한다.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북은 1) 영변의 핵 활동 중단 2) 핵실험 중단 3)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 4) IAEA 사찰단의 현장 확인 등을, 미국은 영양 강화식품 24만 톤 지급 등을 이행하기로 했다. 북은 3년 이상 중단된 6자회담 재개의 문을 열고, 오바마는 북미 간 긴장 고조가 대선에 부담을 끼치지 않도록 사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3월 16일 북은, 4월 12일에서 16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예고한다. <2.29 합의>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동결’은 있어도 인공위성은 아예 언급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인공위성 발사 문제는 북의 영역이다. 이때부터 백악관이 뛰기 시작한다. 4월 7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중심이 되어 국가정보국(DNI) 등을 대동,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3년 5월 23일 동아일보 기사다. “4월 방북 사실은 동맹국은 물론 자국 정부 안에서도 철저히 보안으로 유지됐다. ‘주간동아’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특히 미 국무부는(...) 백악관과 정보기관이 주무부처인 자신들을 따돌렸다는(...)” 오바마 팀이 그의 ‘대선 승리’라는 이해관계에 따라 북과 모종의 협상을 한 것이다.

4월 13일 북은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실패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이를 이유로 5월 2일 “3개의 북 기업과 단체를 대북 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수준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한다. 5월 22일 북 외무성 대변인은 “원래 우리는 처음부터 평화적인 과학기술 위성 발사를 계획하였기 때문에 핵 시험과 같은 군사적 조치는 예견한 것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국 측에 그들이 제기한 우려 사항도 고려하여 우리가 2,29 북미 합의의 구속에서 벗어났지만 실지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수주일 전에 통지한 바 있다”고도 한다. 양쪽 다 상황관리가 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 돌발 상황이 터졌다. 7월 20일 북 외무성 대변인이 “핵문제의 전면적 재검토”를 공언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북, 중 국경도시에서의 ‘김일성 동상 파괴 미수 사건’ 여파였다. 이번에도 4월의 비밀 방북팀이 움직였다. 8월 17일 오전부터 19일 오전까지, 2박 3일이나 북에 머물렀다. 10월 9일 북 국방위원회 성명의 “최근 우리와 공식 및 비공식 석상에서 만난 바 있는 미 NSC와 CIA의 중진 정책작성자들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은 없다고 했다”는 대목이 그 방북의 실체 일부를 알게 해 준다. 그렇게 또 상황관리가 통했다.

11월 6일 선거가 끝나고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했다. 한겨레 2012년 11월 21일 기사를 보자. “올해 4월 북한의 ‘인공위성’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처음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이다(...)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전진의 길을 선택하라” 대선 기간 침묵하다가, 다시 ‘북의 선 비핵화’로 돌아간 것이다. 그리고 다음 해(2013) 봄, 미국은 한반도 핵전쟁 계획을 도상 연습하는 ‘플레이북’을 실행했고, 북은 ‘미국 본토 핵 타격 계획’ 상황판을 공개하며 격돌했다.

3. 이전과 다른 측면

올해 북미 협상은, 그 결과 지금까지 진전된 성과는, 트럼프의 중간선거 승리 전략의 일환이기 이전에, 작년 북미 대결의 산물이다. 북미가 핵전쟁 직전까지 갔다가, 대화로 선회하는 장면을 돌아보자. 2017년 3월에서 5월까지 미국의 항모전단이 거의 한반도에 머무를 만큼 트럼프의 대북 위협은 강력한 것이었고, 북의 대응도 그에 못지않았다.

작년 7월 4일 북은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 성공한다. 북이 입증한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7월 21일 미국 하와이 주 정부는 11월부터 매월 1회 핵미사일 공격 대피 훈련을 한다고 발표 한다. 8월 8일 <CBS> 방송은 “응답자의 72%가 북한과 충돌할 가능성에 대해 불안하다”, “응답자의 61%가 북한 핵을 다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능력을 우려한다” 등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도한다.

자신의 지지도를 갉아먹는 이 사태에 대해 트럼프는 같은 날(8.8),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말대포를 통해 대중의 불안을 낮추는 동시, 지지도 상승을 노린 것이다. 다음 날(8.9) 북 전략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8월 10일 김락겸 북 전략군 사령관이 <조선중앙TV>에 나와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고, 사거리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 될 것”이라면서 “8월 중순까지 최종방안을 마련하여 보고 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도 한다. 9월 3일 북은 6차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의 완전 성공을 발표한다.

9월 19일 트럼프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9월 21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은 “모든 것을 걸고 미국에 초강경 대응을 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한다. ‘초강경 조치’에 대해 9월 21일(현지 시간) 리용호 북 외무상은 뉴욕에서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한다.

먼저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미국이다. 9월 23일 미 국방부는 B-1B 랜서 2대가 미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최북단,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을 날았다고 발표한다. 이렇게 근접한 것은 휴전 이후 처음이다.

9월 25일 리용호 북 외무상은 뉴욕에서 “트럼프는 지난 주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말을 동원하며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구어뜨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미국은 변한다. 9월 25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밀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같은 날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의 “미국은 평화적 방식만의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한다”,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의 “북한에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우리는 북한에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 등 국면 전환용 발언이 쏟아진다.

의회도 나선다. 10월 26일 상원과 하원이 동시에 ‘위헌적 대북 선제공격 금지 법안’을 발의한다. 미국이나 동맹국에 실제 공격이 가해지는 급박한 상황이 아니면,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이 단독으로 대북 선제공격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다. 11월 1일 미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는 새 대북 금융제재 법안(S.1591)을 의결하면서 ‘개성공단 재개를 반대한다‘는 조항을 삭제, 통과시킨다.

11월 29일 북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 성공한다.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실현됐다”는 선언이 있었다. 다음 날(11. 30) 유엔안보리 회의가 열렸다. “실제로 펠트먼 차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유엔이 북한과의 교착 상태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펠트먼 차장의 이번 방북은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미국의소리. 12.5)“

12월 5일 미 국무부 차관보 출신의 펄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방북했고, 12월 8일 트럼프는 “북한 문제가 잘 관리되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12월 9일 펄트먼 차장은 방북 결과 설명 기자회견에서 “오판을 막고 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화 채널을 여는 것이 시급하다고 북측에 전했다”고 한다.

북미 대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12월 11일 한미가 2018년 봄 한미 훈련 연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올 1월 4일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올림픽 기간 훈련 연기”와 트럼프의 “대화를 해보자”는 발언이 나왔다. 선거가 끝났다고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었던 경우와 지금은 다르다. ‘선전 포고’ 운운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미국 주류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4. 이전과 같은 측면

패권 국가가 자신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경우는 본질적으로 없다. 무력으로 세계에 군림하는 ‘달콤함’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에, 그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면 그들은 군사력에 더욱 집착한다. 도전자의 무릎을 꺾을 그 날에 더욱 매진한다. 지금의 미국이다.

올 3월 26일 중국 상하이 선물거래소 소속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INE)>가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두바이유, 오만 원유, 바스라 경유 등 중동산 원유들도 여기서 거래된다. 외국인에게도 투자가 개방됐다. 이제 중국 돈으로 직접 원유를 거래할 수 있고, 국제 시세도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 돈을 어떻게 믿고 세계의 투자자들이 원유 거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까? 중국은 2016년 4월부터 <상하이 황금거래소(SGE)>에서 금 기준가를 위안화로 고시하고 있다. 위안화를, 달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실물 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위안과 금의 태환이 가능하기에 이른바 ‘시장 참여자’들은 마음을 놓고 자기가 가진 화폐를 중국 돈으로 바꿔 원유 거래를 할 수 있다. 러시아와 이란 등 극소수 국가와만 해오던 달러 외 원유 거래가 이제 모두에 개방됐다.

“중국이 내달 4일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철광석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지난 3월 26일 상하이선물거래소 산하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중심(INE)에서 국제 원유 선물거래를 개시한데 이은 것이다.(조선일보. 4.16)”

1971년 미국이 ‘달러와 금 태환(금 1온스에 35달러)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일개 국가의 종이화폐에 불과한 달러가 여전히 세계 어디서나 유통되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원유, 금 등이 오직 달러로만 결재, 거래되는 체제를 강제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체제의 일각을 중국이 무너뜨린 것이다.

10월 25일 아베 일본 총리가 기업인 500여 명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리커창 총리, 시진핑 주석과 회담했다. 양국은 2010년 이후 첨예하게 군사 대치를 하고 있는 동중국해를 “평화, 협력, 우호의 바다로 만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동중국해 분쟁으로 2013년 종료된 중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10배 이상 확대, 300억 달러 선으로 부활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일본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 제3국에서 경쟁 대신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즉 중국 압박 노선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미일 동맹에 균열이 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역 관계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미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 그 답을 미국이 내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이다. 우리가 만들어야만 한다. 

 

 

장대현 jangdhn@hanmail.net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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