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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ICBM을 최초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45년”

기사승인 2018.11.07  0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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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뉴스 창간 18주년 기념 인터뷰 ①> 나사에서 37년 근무한 박철 항공우주공학자

   
▲ 나사에서 37년 근무한 박철 항공우주공학자. 그는 미국항공우주학회로부터 한 개 받기도 어렵고 또 받아도 한 개 밖에 못 받는 훈장을 이례적으로 두 개나 받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항공우주공학자 박철(85). 한국사회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는 항공우주공학계의 거목이다. 그가 세계적 수재들만 모았다는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 에임즈(Ames) 리서치센터에서 37년 동안 근무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명성과 업적을 가늠할 수 있다.

그는 37년 동안 나사에서 일한 명목을 “고속 비행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더 빨리 가는 방법’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자연히 우주선으로 연결된다. 실지로 그는 나사에서 아폴로, 우주왕복선, 토성 우주선 등을 개발하는데 참여했다.

그 결과 그는 미국항공우주학회(AIAA)로부터 두 개의 훈장을 받았다. 그는 “보통은 학회에서 훈장을 하나밖에 못 받는데, 내가 유일하게 두 개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항공공학 분야에는 노벨상이 없기에 사실상 노벨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시기 우주개발과 관련 ‘우주개발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다소 차갑게 정리하고는 “(미국은) 이제 우주개발 안한다. 우주에 뭐 하러 갑니까?” 하고 되물었다. “냉전시대 경쟁에서 소련이 지고 공산주의가 멸망했기 때문에 나사의 역할과 목적도 다 끝났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른 G2 국가인 중국이 ‘시대정신’을 갖고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며 화성에 가려고 하는 것은 “세계의 패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우주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승리해 세계를 제패했듯이 중국도 그 행로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방위산업체의 무기 문제와 관련 그는 미국 무기는 러시아 것만 못하다면서 “패트리어트는 가짜고 싸드도 가짜”라고 확신했다. 명중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우리가 비싼 돈 주고 개발했으니 까불지 말라’며 ‘공갈’ 치면서 무기를 동맹국 등에 팔아먹는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북한이 ICBM을 최초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45년이라고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그 예로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서울대 조선항공과의 항공 전공 학생 열 명중 여덟 명을 데리고 갔는데, 이들이 서울대 측에 편지를 보내 ‘북쪽에는 정부 지원이 많아서 좋으니 너도 와라’고 했다는 것이다. 북쪽으로 간 과학자들이 그때부터 ICBM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목적이 “중국을 치는 것”이라는 다소 색다른 견해를 냈다. “공산국가에서는 자기보다 큰 공산국가가 제일 큰 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중국이 미사일 기지를 신장성에다 설치했는데 이는 모스크바를 치기 위한 것이며, 만약 미국을 치고 싶다면 미사일 기지를 만주에 놓아야 했다는 것이다. 북한도 6,000km 사거리의 미사일을 개발한 후 중단했는데 이는 중국을 칠 능력이 있으니 목적을 달성했기에 그랬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아닌 소련에 대비했고, 북한도 미국이 아닌 중국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나로호 사고 조사에도 참가한 그는 한국의 우주개발 수준은 “북한의 1/20 정도”로 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남과 북이 우주개발, 미사일 개발에 함께 협조하길 기대했다.

항공우주공학자로서의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나 할까? 그는 핵발전소의 폐기물 처리 문제에도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핵발전소의 폐기물을 달 옆에 갖다 놓자는 것”이다. 핵폐기물을 달 옆에 갖다놓으면 안전하고 그 처리 비용도 저렴하다는 것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담보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한국사회의 촛불시위에 대해 비폭력으로 촛불혁명이 성공했다면서 “대단한 국민이고 대단한 나라”라고 경의를 표했다. 
 
3년 전 심장수술을 받았고 최근 대상포진에 걸렸다가 아직 완쾌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그는 기꺼이 <통일뉴스> 인터뷰에 응했다. 1박2일 지방에 갔다 돌아와 피곤한 상태에서 바로 진행된 2시간 동안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간이 지나도 전혀 지치지 않고 오히려 형형한 눈빛을 발했다. 고령임에도 ‘과학적 진리’를 탐구하는 눈빛이 저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철 원로 항공우주공학자와의 인터뷰는 10월 25일 저녁 그가 묵고 있는 건국대학교 앞 ‘더클래식 500 펜타즈호텔’ 숙소에서 진행됐다.

   
▲ 박철 원로 항공우주공학자와의 인터뷰는 10월 25일 저녁 그가 묵고 있는 건국대학교 앞 한 호텔의 숙소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항공공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 

□ 통일뉴스: 우선 독자들을 위해서 선생님의 경력을 짧게 설명해 주십시오.

■ 박철: 나는 출생지가 전라북도 전주이고 서울대학교 조선항공과를 나와서 서울대 대학원을 2년 다니고 군대 3년 반을 한 후 영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1961년 10월 1일 시작해서 1963년 9월 30일에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어요. 이게 미니멈 리콰이어먼트였어요. 그런데 신청하는데 6개월이 더 걸려서 1964년 4월에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그러다가 두 달 후에 나사 에임즈 리서치센터에 취직을 했어요. 처음 3년을 어소시에이트라고 해서 계약연구원을 했고 3년 후에 거기 정식 직원이 되었어요. 거기서 1993년까지 미국 정부의 관리를 한 거죠.

1993년 이후에는 일본 센다이(仙台)에 있는 도호쿠대학(東北大學)이라는 곳에 가서 3년 3개월을 근무했지요. 왜 3년 3개월이라고 하느냐 하면 3년까지는 임시직원이고 하루라도 넘으면 이거는 퍼머넌트 스태프(permanent staff, 영구직 직원)입니다. 3개월 차이로 제가 거기에 퍼머넌트 스태프가 된 거죠.

다시 나사가 불러서 2003년까지 나사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다가 카이스트에서 불러서 2003년에 왔다가 2015년에 그만두었어요. 내가 1934년생이니까 2015년이면 여든 두 살인데 그때까지 일했어요. (허허)

□ 지금 미국에서 거주하고 계신 곳은?

■ 나사가 있는 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한 80km쯤 가면 산타클라라 카운티라는 곳이 있는데 그 카운티의 별명이 실리콘밸리에요. 실리콘밸리에 나사의 연구원 하나가 있었어요. 나사에 연구소가 아홉 개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실리콘밸리에 있었죠. 거기에서 그러니까 총 37년을 일했어요. 한국에서 2015년에 카이스트 그만두고 갈 때는 큰 딸이 사는 어바인 근처 아파트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특별한 목적이 있으신지요.

■ 첫째 목적으로 학회가 있어요. 지금 진행 중이거든요. 하이퍼소닉 심포지엄이라고 거기에 참석하기 위해서 왔어요. 하이퍼소닉이란 음속보다 훨씬 빨리 날아간다는 뜻이거든요. 달에 가거나 왕복선을 타거나, 화성에 가는 이런 것하고, 그 다음에 무기, 고속 무기가 하이퍼소닉 안에 들어있죠. 그러니까 군사용 하고 평화용 하고. 그 학회 참석이 이번 방한의 주목적이에요.

두 번째는 중국에 초청을 받아서 가요. 중국에서 자꾸 와서 일하라고 그래요. 이틀 뒤 한국에서 중국에 갑니다. 그 다음엔 한국의 한 회사에 대해서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그걸 포함해서 모두 세 가지 목적으로 오게 되었네요.

   
▲ 1989년 나사 RTA 브랜치 근무 당시 부원들과 함께. 둘째줄 가운데 흰 머리에 아이보리 쉐터가 박철 공학자. 부원들의 출생국은 프랑스, 중국, 베트남 등 10여개 나라에 걸쳐 있다. [사진제공-박철]

□ 방금 말씀하시길 영국에서 1964년에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나사를 중심으로 37년간 일하셨는데, 굉장히 오랜 기간이거든요. 주로 나사에서 하신 일은 무엇인가요.

■ 한 평생이지 뭐. 37년 동안 일했으면... 나사에서 일한 것의 명목은 고속 비행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 것이고, 그것이 일반적 정의이고 프로젝트는 굉장히 많아요. 그건 하나하나 기억도 못하고 이력서에는 뭘 했다고 적혀 있지만... 그 당시에 원자력 로켓 개념 설계를 했고 그 다음에 아폴로나 왕복선을 테스트하는 시설을 만드는 첫 스태프로도 일했지요. 그때 받은 초청장도 있고 과제를 완수한 후에 받은 상도 갖고 있어요.

그 다음에 우주왕복선을 만들었고, 토성에 가는 우주선을 개발했어요. 내가 미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두 개 받았어요. 그중에 한 개가 토성 우주선 개발로 받은 거예요. 또 하나는 뭣 때문에 받았더라(생각에 잠겼으나 선뜻 떠오르지 않자). 그 다음에 학회에서 훈장을 두 개 받았죠.

학회는 미국항공우주학회(AIAA)이지. 보통은 학회에서 훈장을 하나밖에 못 받는데, 내가 유일하게 두 개를 받았어요. 훈장도 하나만 받아도 커다란 일인데, 나는 두 개를 받았어요. 그러니까 나는 지금 미국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는 훈장을 제일 많이 받은 사람이에요. 따지고 보면 노벨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지. 항공공학 분야에는 노벨상이 없으니까.

어쨌든 수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했어요. 그런데 재밌는 것이 나사는 프로젝트 한 것을 별로 인정하지 않아요. 아무나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제일 중요한 사람은 프로젝트를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우주왕복선 만드는 것도 나 혼자 한 것도 아니고 실제 만든 것도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이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인정을 받은 것이죠.

당연히 프로젝트를 만드는 사람이 실력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상도 많이 주고 월급도 많이 줘요.

“우주에 뭐 하러 갑니까?”

   
▲ 나사 재직 당시. 1990년대 후반으로 추정. [사진제공-박철]

□ 선생님은 젊었을 때 미국에 스카우트 되어서, 일본을 거치긴 했지만 아무튼 나이 지긋해서 은퇴하지 않았습니까. 주로 미국에서 활동을 많이 했거든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요? 처음에 미국을 접했을 때와 계속 활동하시면서 겪은 미국은 다를 것 같은데요.

■ 미국이 지금 많이 변했잖아요. 미국의 힘이 약해졌고 점점 더 약해지고 있지요.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이 제국주의를 하고 있었단 말이야. 제국주의가 무슨 뜻인지 알아요? 진짜 제국주의란 경제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거든. 대한민국이 미국의 지배를 받고 살고 있죠. 지금.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이 그런 제국주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기술이 월등했기 때문에 그걸 누군가에게 수출하고, 그런 걸 통해서 지배를 했어요. 지금까지. 그랬는데 이제는 자꾸 모든 나라들의 기술이 발전하고 하니까...

또 제국주의를 하려고 하면 자유무역을 해야 되는데, 그건 왜 그러냐 하면 그래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거든.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그 사람은 그러니까 미국이 제국주의를 유지할 실력이 없다고 판단한 거야. 보통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미국이 그대로 제국주의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은 제국주의가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트럼프가 나와서 이제는 제국주의를 할 능력이 없다고 한 거죠. 그래가지고 미국이 이제는 한국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미국의 제국주의가 어떻게 변할 것이냐, 정말로 제국주의를 할 능력이 없는 것이냐, 하는 것은 개인의 세계관에 달려있는데 도널드 트럼프의 견해가 상당히 일리가 있어요.

그래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10년이나 15년 한 다음에는 그때의 세계상은 많이 달라질 거예요. 세계가 미국을 제쳐놓고 다 따로 경제권을 만들게 되면 미국은 있으나 없으나 한 존재가 되는 거야. 지금은 그런 가능성이 있는 찰나에요. 그러니까 나쁘게 말하면 미국은 지금 전락하고 있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미국이 제국주의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 미국이 자기 위치를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주장하는 것도 그것과 다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 그렇죠. 미국 제일주의라는 것도 구호로 미국민들에게 들리도록 하는 소리에 불과한 거요. 미국 제일주의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거꾸로 이야기하는 거죠.

□ 어디선가 선생님이 ‘우주개발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말씀하신 걸 봤는데, 정확한 의미를 설명해 주십시오. 통상 냉전이 끝났지만 자원 개발이나 우주영토 개발 등의 명목으로 우주개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 어이쿠, 이제 우주개발 안합니다. 우주에 뭐 하러 갑니까? 광산 투자를 예로 들어봅시다. 투자규모에도 분수가 있는 거예요. 과학탐사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대개 이 정도면 되겠다고 수준이 있어요. 자원발견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도 적정한 만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화성에 사람이 간다고 하는 것은 수십 배의 예산이 드는 일이예요. 그리고 분수에 맞지 않아요. 정말로 지식을 얻기 위하거나 자원개발을 위한 것에 투자하는 액수는 광산에 투자하는 정도에서 검토할 수 있어요.

냉전시대 경쟁에서 소련이 지고 공산주의가 멸망했기 때문에 나사의 역할과 목적도 다 끝났어요.

□ 그렇다면 선생님이 일할 때의 나사와 지금의 나사는 많이 다르겠네요.

■ 다르죠.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르냐 하면 1990년에 소련이 망하니까 (미국의) 대학 총장들이 모여가지고 미래 30~50년의 계획을 세웠어요. 어떻게 세웠느냐하면 ‘이제는 우주경쟁이라는 것은 끝났으니까 우주에는 투자하지 말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각 대학의 우주과학에 관한 것들을 싹 줄여 버렸어요. 다 없어지고 지금 있는 것은 극빈이에요. 그래서 믿기 어려운 일인데 나는 미국 대학의 훈련 정도가 한국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요.

카이스트에서도 졸업생을 매년 두 명 정도 뽑아서 미국에 보내는데 그게 7년쯤 됐으니까 열 대여섯 명이 나사에 있잖아요. 둘 중에 하나는 낙제를 시키고 한명만 잡아요. 1960년대 내가 나사에서 일했던 그런 일을 하도록 하는 거죠. 그런데 미국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 미국 사람으로서 대학을 졸업해서 나사에 들어와서 일하는 사람이 없어요. 무슨 이야기이냐 하면 미국은 대학교육이 없어요. 그러니까 우주개발 같은 것은 하지 않는 거예요. 할 마음이 없어요. 지금. 그러니까 1990년에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30년이 되었잖아요. 그동안 우주공항을 안 해버렸어요. 그러니까 한국보다 뒤떨어지죠.

   
▲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 박철 공학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말로 있을 수 없는, 내가 그렇지 않아도 한국에 와서 미국 이야기를 하면 안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미국이 그럴 리가 있냐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내가 과거에 앞을 보고 미래를 예측해 가지고서 내 행동을 정하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가장 성공적인 공학자가 된 겁니다. 나는 고등학생, 대학생 때부터 나사에 가서 일을 해야겠다고 이미 맘을 먹었었어요. 그때부터 나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했었고 내가 한 연구과제는 다 성공했어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이 연구를 하면 앞으로 10년 후에 누가 돈을 내서 사 갈 것이다’라는 예측을 하고 했다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이제까지 다 성공을 해 왔어요.

과학자들은 미래예측을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쓸모없는 걸 만들어서는 아무도 안사죠. 지식을 만들어도 다른 사람이 사가지고서 또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그게 돈이 되어야 되거든요. 그런 실태에 있어요.

“중국의 화성 탐사 목적은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한 것”

□ 그렇다면 지금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른 G2 국가인 중국은 어떤가요?

■ 그래요. 지금 새로 대두하는 것은 중국이에요. 중국은 목적이 전혀 다릅니다. 그 사람들은 보는 눈이 커요. 우주연구를 지금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왜 그러냐 하면은 중국 명나라 때 정화(鄭和) 장군이 있지 않아요. 1400년에 정화 장군이 배를 2천 척 정도 만들어서 세계 탐사를 나갔죠. 세계일주도 하고 남극, 북극에도 갔었어요. 아프리카를 돌아 지중해에 들어가서는 로마 법황까지 만났어요. 이게 콜럼버스보다 100년이 빨랐어요.

그 당시 중국 사람들은 전 세계 지도를 가지고 있었다니까요. 당시 조선시대 지도에도 미 대륙이 그려져 있어요. 그런데 1421년에 황제가 죽고 어린 왕자를 황제로 옹립해 놓고는 과학 탐사를 중단할 것을 명령하는 칙서를 쓰게 했어요. 그 칙서를 나사의 어느 연구원이 영어로 번역해서 회람을 한 적이 있는데, 중국이라는 자리에 나사를 넣으니까 딱 맞는 말이에요.

중국이라는 나라가 500년 동안 잠이 들었다가 이제 깨어났어요. 잠에서 깨어난 중국이 보기에 유럽은 성장했고 아시아는 침체했단 말이야. 큰 그림으로 봐서 아시아가 유럽을 따라 잡으려면 과학기술을 추구해야겠다, 1400년대 있었던 정화 장군의 사업을 재개하여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이야기에요.

그 당시 세계를 일주했다는 것은 지금 화성에 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목표는 화성이다, 이렇게 된 거죠. 그래가지고, 중국의 과학자들을 잡아다 놓고 술 마시면서 살금살금 이야기를 해 보면 끝에 가선 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자이트 가이스트’(Zeit Geist, 시대정신)가 있어야 한다, 이 말이요.

우리의 시대정신이라는 건, 있죠. 과거 일본의 지배를 받은 수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현재 한국 사람들의 자이트 가이스트이고, 중국 사람들의 자이트 가이스트는 규모가 좀 크다니까요.

   
▲ 라이트 형제 이후 비행체 설계 책임자는 첫 비행에 반드시 직접 타야하는 불문율이 있다. 우주왕복선 설계에 참가한 책임자들은 거기에 탈 수가 없어서 박철 공학자를 비롯한 100명의 이름이 적힌 깃발이 적재함에 실려 운행되었다고 한다. [사진제공-박철]

미국이 세계 제국주의를 하게 된 배경을 보면 미국의 과학기술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없었거든요. 2차 세계대전 때에도 사실은 일을 한 대부분은 유럽 사람들이에요. 미국은 할 필요 없다는 생각이었어요. 미국이 진짜 제국주의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과정은 달에 갔기 때문이에요. 달에 가기 위해서 과학기술을 그렇게 발전시켰기 때문에 미국이 제국주의를 하게 되었어요.

그 과학기술을 기초로 단계적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중국 사람들이 생각할 때 자기들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달나라 같은 것을 한번 해보겠다고 맘을 먹고는 화성에 가겠다고 하는 것이거든요.

□ 그러고 보니 중국이 우주개발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내가 내일 모레 중국에 가는 것도, 그 사람들이 85살이나 먹은 나 같은 사람을 뭐 하러 데리고 가겠어요. 멀리 보고 하는 거죠.

과거 젊은 부시가 중국의 항공우주 연구 실태 조사를 시켰어요. 그 내용은 스파이를 써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공개는 되지 않았어요, 나는 내가 관여한 부분만 볼 수가 있었어요. 그걸 보면 중국이 화성에 가려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세계의 패권을 잡기 위해서 하는 거야.

그걸 보고 부시가 놀랐죠. 그래서 미국이 중국보다 먼저 화성에 간다고 발표를 하게 된 거예요. 그랬는데 신문 등 언론에서 거기에 대해서 반응이 없는 거예요. 국회에서도 일절 반응이 없고, 완전히 무시해 버린 거야. 과학자들은 부시가 왜 그랬는지를 알죠. 그 보고서 때문이에요. 결국 미국은 (우주 관련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요.

우주 강국 건설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앨런 머스크가 이번에 뭔가 많이 쐈잖아요. 그런데 그 발사체가 전부 러시아제에요. 미국은 1990년에 러시아로부터 로켓 400기를 샀어요. 그래놓고 미국 내에서 로켓 생산은 다 그만 두었어요. 미국사람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로켓을 자기 손으로 만들질 못해요. 대학졸업생이 없기 때문이에요. 안 만들었으니까.

미국제 설계도가 다 있어도 그걸 보고 만들 줄 모른다니까요.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느냐하면 러시아에서 로켓을 사다가 쓰는 방법을 배웠죠. 그러고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미국에 와서 로켓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청하면서 미국에 학교를 하나 만들었어요. 관계된 기술자들을 몇 달 동안 그 학교에 순환교육을 받게 했어요. 10년 동안 운영했던 그 과정이 한 5년 전에 끝났어요.

그 후 도면도 다 있는 러시아제 로켓을 생산하는 회사를 찾는 입찰공고(RFP)를 냈는데 결과는 아무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10년을 배우고도 못 만드는 거예요. 그 훈련을 배운 사람들이 다 엉터리라는 거죠.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제대로 배웠으면 다 할 수 있는 건데 그런 준비가 안 돼 있는 친구들이 10년 동안 공부를 하고도 못하고 있는 거예요.

러시아제 로켓 400기가 다 없어지면 스스로 만들어서 쓸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이 생기니까 미국으로서는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그런데 웬걸 푸틴 대통령이 친절하게도 러시아에서 계속 만들어서 대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거라.

큰일이지만, 미국은 독자적으로 뭘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대학과정도 만들지 않기로 한 그런 형편입니다. 대신 한국에서 로켓을 만드는 한 회사를 미국이 가져갔어요. 젊은 사람 몇이 힘들여서 개발하고 있는데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서 전부 시민권 주고 미국회사로 만들어 버렸어요. 이게 무슨 이야기냐 하면 한국이 미국의 우주 연구를 도와주고 있다는 이야기에요.

“패트리어트도 가짜, 싸드도 가짜”

□ 미국이 이미 오래 전부터 우주 개발 연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면 그 수준이 많이 떨어질 텐데, 그것이 무기 만드는 쪽으로 가면 패트리어트나 싸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미국무기가 최첨단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미국 무기는 러시아 것만 못해요. 패트리어트는 가짜고. 싸드도 가짜에요. 30년쯤 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이스라엘을 향해 3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군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패트리어트를 1,000발 쏜 일이 있어요. 이때 패트리어트가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된 것이죠. 3발을 쏴서 공격용 로켓 1발을 격추하겠다는 계산이었는데 결국 1,000발을 쐈지만 1발로 맞지 않았어요. 보도에도 다 나와 있고 그게 사실이에요.

여러 변명이 많지만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정부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샀을 때 데몬스트레이션도 했을 텐데 그걸 어떻게 통과했을까 하는 거예요. 해석은 하나밖에 없어요. 뭐냐 하면 테스트를 할 때 실무자들이 몇 백 명이 있었을 것이고 국회의원과 그 수행원, 그리고 미디어도 있었을 거예요. 시험을 했지만 한발도 안 맞았을 텐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입을 맞추어서 ‘이거 다 맞았다’고 보고서에 넣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비싼 돈 지불해서 미사일을 사가지고는 이스라엘에 팔아먹은 거죠.

   
▲ 비행조종사 자격을 갖고 있는 박철 공학자가 몰고 다니던 자가용 비행기. 비행물체를 연구하는 나사 연구원들의 절반 정도는 비행조종사 자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박철]

근본 원리가 뭐냐 하면 ‘우리가 비싼 돈 주고 막는 목적으로 개발한 로켓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너희는 까불지 말라’는 ‘공갈’이거든요.

그뿐 아니라 요새 F-35라는 전투기를 사잖아요. 한 대가 엄청나게 비싸잖아요. 총개발비가 300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러시아, 중국, 유럽이 각각 F-35와 똑같은 것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이 나라들은 미국의 1/10 비용으로 개발했어요.

미국은 ‘우리 제품에는 굉장한 비밀 무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이렇게 비싼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여기에 속는 사람들이 많아요. 미국의 주장대로 비밀무기가 있느냐 하는 것은 계산해보면 알아요. 그런 걸 제일 계산 잘하는 사람은 대학원생들이에요. 한마디로 대학원생들이 계산해서 안 되면 안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원리가 딱 있는 것인데 그걸 대학원생이 다 알고 있어요. 한국은 F-35와 똑같은 기종을 개발하는데 얼마의 예산이 할당되어 있느냐 하면 미국의 1/20 규모에요.

말하자면 유럽이 만든 금액의 절반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에요. 물론 여기에는 환율 차이 같은 것도 반영돼 있긴 해요. 아무튼 그 정도의 금액이 옳은 것인데, 이건 순전히 공갈 값으로 올려놨어요. 그 회사에 다니는 미국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미국 정부에서 회사들한테 될 수 있는 만큼 값을 올리라’고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그 회사에서는 값을 올리는 구실을 만드는 직원들에게는 상을 줘요. 그래가지고서는 막 가격을 올리는 거예요. 한없이. 나사 하나에 몇 만 원씩 올리는 거죠.

그런데 러시아는 달라요. 러시아는 실전에 썼죠.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하고 그랬어요. 2년 전에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스무 발을 러시아에서 시리아로 쏘았어요. 그중 반 정도는 도중에 추락했어요. 추락한데가 어디냐 하면 터키하고 이란이에요. 그쪽에서 추락한 잔해를 주워서 확인이 된 거에요. 다섯 발은 시리아까지 도달했고 세 발은 도중에 맞았다는 거예요. 러시아가 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다섯 개 정도 있는 연구소에 지시를 해서 서로 모르게 하고 네 발씩을 쏘도록 한 거예요. 어느 한 연구소에서 세 발을 명중시킨 거예요. 러시아는 그런 식으로 요격미사일을 갖게 되는데 미국은 그런 것 안 해요.

지금 문제되고 있는 싸드에 대해서 시연한다는 것이 TV에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걸 보면 요격대상인 미사일이 가만있던지 아주 천천히 가는 거야. 그리고 고도가 5km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실제 싸드는 30km 상공에서 격추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거죠. 30km 상공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상에서 안보이기 때문에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구실로 5km에서 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 데몬스트레이션이라는 것이 아주 소용없는 거예요. 엉터리에요 그거. 패트리어트도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고... 그래서 미국의 무기들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안돼요.

그러면 이런 일들을 누가 이렇게 가려내느냐. 우선 국방과학연구소에도 대부분의 그것을 가려낼 능력이 있습니다. 내가 도와주기도 했어요.

하여튼 나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기술진이 미국 무기가 진짜냐 가짜냐 하는 것을 판단할 능력이 있어요. 그러면 우리가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에요. 폭로를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모른 척 할 것이냐 하는 거죠. 진실을 말해서 서울 땅값이 막 떨어지고 그러면 큰일이지. 그러니까 그런 일은 누군가 책임자가 판단해서 할 일이고... 내 말은 무엇이냐 하면 우리가 판단할 능력이 있다는 거요. 그래서 앞으로의 방향도 정할 능력이 있어요. 그전하고는 달라요.

다만 무조건 미국 것이니까 믿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이 사람들하고는 말을 할 수가 없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란 말이야. 그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 사람들이 무슨 연구를 한다고, 로켓을 만들고 무기를 만들어. 집어 치워... 미국에서 사오면 되는 것이지”라고 한 사람이에요. 대통령 된지 한 달 만에 과학기술부를 없애버렸는데, 안되겠으니까 교육부하고 붙인다, 뭐다 해서 결국은 유지했지만 실제로 내용을 보면 예산이 확 줄었어요. 국방과학연구소 예산이 노무현 정부 때 5배가 올라갔어요. 그랬는데 이명박 정부 때는 한 푼도 안 올랐어요. 무기를 국민에게 보여준 것은 이명박이니까 오해할 수 있는데, 그게 이명박이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작은 15년 전에 해서 진짜 생산에 들어가서 돈이 제일 많이 들었을 때가 노무현 때였어요.

“북한이 ICBM을 최초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45년”

□ 이제 북한쪽에 대해 여쭈어보겠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최초로 만들기로 한 때가 언제인 걸로 보십니까. 학자들마다 의견이 서로 다른데요.

■ 에이. 1945년이야. 공산국가에서 과학을 숭상하지 않아요? 한국전쟁 때 북한 사람들이 내려와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항공과의 항공 전공 학생 열 명중 여덟 명을 데리고 갔어요. 단 두 사람만 (남한에) 남았어요. 남은 두 사람이 큰일을 많이 했어요. 그중 한 사람은 교수가 되었고, 또 한 사람은 공군을 거쳐 대한항공에 기술부문을 만들었어요. 지금 대한항공이 그래도 제대로 나는 것은 그 분의 공훈입니다.

   
▲ 영국 캠브리지 대학 내 뉴톤의 사과나무 앞에서 기념촬영. [사진제공-박철]

북쪽으로 간 과학자들이 그때부터 ICBM을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언더그라운드(비합법 통로)를 통해서 우리(서울대학교) 교수에게 편지가 온 거야. ‘북쪽에는 정부 지원이 많아서 좋으니 너도 와라’는 취지였는데, 그 이야기를 학생들에게도 한 적이 있어요.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실험한 궤적을 보면 (대한민국 정찰대가 다 보고 있어요) 처음에는 정상 각도로 쏘았다가 고각으로 쏘았단 말이에요. 우리 공학도들은 그걸 보면 다 알아요.

1,000km 사거리로 미사일을 쏘면 이게 딱 목표점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어디 떨어질지 정확히 모릅니다. 그래서 떨어지는 범위(풋프린트<footprint>라고 한다. 대략 1km 반경 정도)를 좁혀야 하는데, 그것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외국의 항공모함이 들어오는데 그걸 치려면 10m 안에 맞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1km쯤 틀려서는 이게 소용없는 거예요.

그래서 무슨 아이디어가 있느냐 하면 탄도에 날개를 붙여서 운전을 해가지고 날아가서 맞추게 하면 10m 범위로 줄일 수 있다는 거예요. 그 실험을 하려면 고각발사를 해야 되요. 그렇게 해야만 실험이 돼요. 북한은 그걸 실험한 거예요.

그런데 미국이 지금 그걸 실험하고 있거든요. 미국과 북한의 최신무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엄청나요. 북한의 실력이. 미국은 1959년께부터 그 실험을 해 왔는데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어요. 굉장히 어려워요.

그 프로젝트의 이름이 ‘다이나소어’(DynaSoar, Dynamic+Soar(활공))라고 하는데, 30년을 해도 안 되니까 사업이 죽어버렸어요. 그래서 미국에서도 ‘다이나소어’(Dinosaur, 공룡)처럼 죽었다는 조크를 하기도 했어요. 10년 전에 미국이 그 사업을 다시 시작했어요. 러시아는 이 사업을 먼저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미국과 러시아, 북한이 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단계에요.

□ 아무래도 북한은 미사일 개발에 뒤늦게 참여했으니까 수준은 조야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인 것 같은데요, 그러면 과연 북한이 ICBM을 만들었느냐 하는데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 얼마만큼의 사거리를 날아가야 ICBM이라고 부르느냐는 것인데, 지금 북한에서 미국까지 갈려면 1만km에요. 그런데 북한이 6,000km 정도 가는 걸 만들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것은 ICBM이 아니에요. 거기다 조금만 더하면 미국까지 가지만 그걸 하지 않고 중도에 중단한 것은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6,000km 사거리의 미사일이 어느 나라를 치기 위한 것이냐 하는 것인데, 그거 중국을 치기 위한 거예요. 중국의 미사일 기지인 신장성(新疆省)까지는 북한에서 4,000km요. 1980년께 중국이 이곳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했는데, 그건 모스크바를 치기 위한 것이었어요. 만일 중국이 미국을 치고 싶다면 미사일 기지를 만주에 놓아야 하는 것이거든요.

중국은 미국을 칠 의사가 전혀 없어요. 그리고 북한은 중국을 칠 의사가 있어요. 그러니 중국이 뒤집어지죠. 북한이 6,000km를 하다가 다 됐다고 그만 뒀다는 것은 중국을 칠 능력이 있으니까 우리는 목적을 다 달성했다는 이야기야. 그래서 북한이 ICBM을 만들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얘기는 그 얘기가 아니라 진작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이야기에요.

□ 북한은 작년 11월 29일에 소위 ‘화성-15형’이라는 ICBM을 발사해서 성공했다고 하면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합니다. 올해 들어와서는 그전에 추진하던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 대신 이제는 핵개발은 하지 않고 경제에만 전념하겠다며 핵폐기를 하겠다고 하면서 미국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는데 대해서 미국이나 주류들은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선생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 거짓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거짓말하고 있어요. 위(정찰위성 등)에서 다 보이는데 뭐.

□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거짓말했다가는 명분이 안서지 않습니까.

“북한의 미사일 개발 목적은 중국을 치기 위한 것”

   
▲ 인터뷰 중 편한 자세를 취하는 박철 공학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도대체 북한의 목적이 뭐요.

□ 체제안전보장과 경제건설이라고 하지 않나요.

■ 구체적으로는 중국을 치는 것이 목적이에요. 왜냐하면 공산국가에서는 자기보다 큰 공산국가가 제일 큰 적이에요. 그래서 중국이 미사일 기지를 신장성에 놓은 거예요. 안 보인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아무리 지하에다 묻어도 살살살살 그것이 나와요. 기체가. 그게 위에선 다 보인다니까요. 아마 한국이 갖고 있는 인공위성으로도 다 보일 겁니다.

□ 아무튼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하지 않습니까.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따르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에 대해서 체제보장을 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양자 관계가 순항을 하면 결론은 평화협정과 수교로 가지 않을까 싶은데 선생님은 그런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거짓말이에요. 체제보장이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체제보장이라는 것이 무슨 뜻이에요.

□ 북쪽을 때리지 않겠다. 그럴 수 있는 무기를 한반도에 가져오지 않겠다는 것 아닐까요?

■ 아니, 때리면 그 체제는 더 강해집니다. 때려서 체제가 없어집니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이고... 지금 근본적으로 북한은 미국을 못 믿겠으니까 핵을 조금씩 없애는 대로 경제봉쇄를 그에 비례해서 늦춰 달라고 했는데 미국이 못하겠다고 했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북한이 체제보장이라는 것은 아무런 뜻이 없는 것이고... 실제로 아무 것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언제든지 사인할 용의가 있는 거죠. 무슨 말이냐면 북한은 미국이 체제보장 한다는 이야기만 하면 자기들이 양보하겠다는... 남들은 무시하는 이것(체제보장 약속)을 가지고 북한은 양보할 구실을 찾고 있다고 봐요.

□ 선생님이 생각하는 북한과 미국이 전쟁하지 않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볼턴 같은 친구는 깡패 아니에요? 그런 사람을 상대로 네고(협상)를 하려고 하니까 힘이 들겠지요. 트럼프가 그런 게 아니라고 하면서 볼튼을 참게 하면 되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하겠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조금은 희망을 해 보지요.

남북이 가까워지고 북한의 경제가 발전되면 미국 사람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깡패들은 싫어하지만 미국민들은 순한 나라가 되었다고 하면 좋아합니다. 아마 트럼프가 차기에도 당선된다고 하면 앞으로 6년을 더한다는 건데, 그동안에 무엇이 변할 것이냐... 변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은데, 트럼프가 볼턴을 오거나이즈(organize)해가지고 북한에 경제 제재를 풀어주는 방법밖에 없어요. 감추고 모른 척하면서 미국 국민들을 속이고 거짓말하지 말고...

□ 미국이 자국민을 향해서 북한은 ‘악의 축’이고 항상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을 때리려고 한다는 거짓말을 해왔다는 지적이신 건데...

■ 그렇지. 그렇지. 그러고 북한 보고는 발가벗고 나오라. 그러면 대우하겠다는 이야기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싹싹 빌어서 ‘그러면 요만큼만 어떻게 해주시오’라고 하는 건데, 그런 요청을 트럼프가 들어줄 것이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야겠죠. 트럼프도 볼턴이 깡패라는 건 알지. 볼턴을 참모로 쓰면서 우리 입을 막고 미국 내 우익을 억제하는 것 아니겠어요.

“남측의 우주개발 수준은 북측의 1/20 정도”

□ 미국, 북한쪽 이야길 했으니 이제 우리 이야기를 좀 해보죠. 나로호 발사에 관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13년 3차 발사에 성공했는데요. 한국의 우주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 나로호 사고 조사하는데 참가했어요. 우리 수준은 북한의 1/20 정도라고 말할 수 있어요.(허허허허...)

   
▲ 국제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 앞줄 가운데 검정 양복이 박철 공학자. [사진제공-박철]

□ 미국, 중국, 북한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한국은 많이 차이가 나네요.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 그렇죠.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죠. 우리는 목표가 확실치 않거든요. 그렇게 되면 항상 그래요. 사기(士氣) 문제에요. 내가 미국에서 일할 때는 밤잠 안자고 했어요. 지금 한국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 없어요. 왜냐하면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없는 거예요.

북한은 모티베이션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해봤자 소용없어요. 못해요.(허허허허) 우리가 하려고 하면 북한의 기술자들을 다시 채용해서 하면 할 수 있어요.(허허)

□ 남과 북이 우주개발, 미사일 개발 같은 것을 협조하면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 그렇지. 그러면 되죠. 그래서 내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한반도에 평화가 오게 되면 미국이 와서 북한 기술자들을 데리고 갈 수 있어요. 미국 시민권 주고 집 주고 직장 주고 할 테니까 미국으로 와라 이렇게 하면 홀딱 다 갑니다. 그런데 그건 미국을 몰라서 그런 거예요.

막상 미국으로 가면 약속한대로는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아무 것도 안 시키는 거예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한민국이 북한의 기술자들을 고용해야 돼요. 발사체 일하던 사람들이 어디 가서 취직하겠어요. 그것도 우리밖에 없어요.

□ 선생님은 과학자로서 역대 한국정부, 특히 문재인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쏟고 있는 관심과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연장 아닌가요. 과학기술정책에 변화를 준 것은 하나도 없어요. 존중할 것은 노무현 때부터 자주국방이라는 모토가 있었잖아요. 문재인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보죠.

미국은 ‘자주국방’이라는 표현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 걸 거예요. 사실은 노무현 때가 제일 잘 되었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명박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박근혜 때는 무능해서 한 것이 없고 그렇죠.

또 우주연구를 하는 것에 목표가 없는 것이 큰일인데요. ‘무엇 때문에 달에 가려고 하느냐’고 하지만, 나는 그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하나 제안한 것이 있어요.

‘내겐 핵발전소 폐기물을 달 옆에 갖다 놓자는 굿 아이디어가 있다’

   
▲ 지난 2015년 나사 연구소 방문 때 잭 보이드 부소장과 함께 만났다. [사진제공-박철]

□ 그게 무언가요?

■ 핵발전소의 폐기물을 달 옆에 갖다 놓자는 거예요. 그 타당성을 논문에 써가지고 ‘에너지’라는 저널에 발표도 했어요. 달 옆에 갖다놓으면 안전해요. 다른 데로 도망가지 않습니다. 발사체 비용을 포함해서 매년 발생하는 핵폐기물을 다 보내도 5,000억 원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경제적으로 문제없고 안전성에 대해서는 누차 논문에 썼어요. 이 문제는 원자력발전소를 갖고 있는 나라는 다 겪고 있는 문제 아닙니까. 이건 진짜 굿 아이디어(good idea)에요.

경주에 저준위방사능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한 저장시설을 만들려고 땅을 팠는데 지하수가 흘러서 지금 공사가 중지됐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핵폐기물을 발전소 안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핵폐기물 처리 사업은 시작도 하지 않은 사업이에요.

이런 이야기는 정부 한 부처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되는 일입니다.

□ 핵발전소 폐기물을 달 옆에 갖다 놓자는 선생님의 아이디어에 우리 정부가 관심 갖기를 바랍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다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초까지 촛불시위가 있었습니다. 촛불시위를 통해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멀리서 한국사회의 촛불시위를 지켜보면서 소감이 어떠셨는지요.

■ 정말 잘했지요 뭐. 과거 1980년 광주와 비교해도 굉장히 발전했죠. 데모하는 방법도 그 과정도 많이 발전했죠. 전 세계에 그런 예가 없잖아요. 비폭력으로 진행된 촛불혁명에 참가한 사람들이 노고가 많았고 그분들에게 감사를 많이 해야죠. 중동지역에서 혁명이 일어났지만 권력자들이 수많은 국민들을 죽이고 다시 권력을 잡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내쫒았잖아요. 대단한 국민이고 대단한 나라이지요.

 

이계환/이승현 기자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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