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 / 종주대원
일자: 2018년 9월 30일(일요 당일 산행) 구간: 벌재~문복대~저수령~시루봉~싸리재~남천리 산행거리: 13.78km (접속구간 2.7km 포함) 산행시간: 8시간 14분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16명 |
백두대간 중간지대를 지나 북으로 북으로
남녘의 지리산에서 북녘의 백두산까지 이어진 우리의 혈맥을 오른다는 건 산을 좋아하는 모든 이의 바람이다. 산을 오른다는 건 언제나 숨이 턱에 차고 다리는 천근만근인 듯 힘들다.
이번이 백두대간 종주 34차 산행! 처삼촌 벌초하듯 듬성듬성 산행에 참가하는 처지에 산행일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백두대간 종주대의 귀염둥이 민성(11세)이를 비롯해서 16명의 대원들이 문복대(1072m)를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서늘한 가을바람은 산행하기에 최적의 날씨였고 주변에 핀 투구꽃과 이름 모를 들꽃들의 자태는 지친 우리들 걸음에 활력소가 되었다.
풍성한 점심, 최고의 성찬!
벌재에서 2시간 산행 끝에 문복대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보는 아래 세상의 풍경은 번잡한 도시생활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원 한 사람 한 사람 인증샷을 하고 정상에서 마시는 곡주 한 컵은 어떤 감로주보다 맛이 좋다.
산은 정복하는 게 아니라 자연을 즐기러 오는 것이기에 무분별한 훼손은 산을 좋아하는 이들의 금기사항이다. 주변에 버섯 채취하는 분들도 보인다. 근처에 사시는 마을 분들인 듯하다.
문복대를 지나 드넓은 평지에 도착했다. 이제 자릴 잡고 빙 둘러 앉아 각자가 싸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먹는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다.
심주이 대원의 봉화에서 가져온 자연산 송이는 풍성한 점심상의 백미! 라면 끓이는데 넣고 일부는 기름에 찍어서 먹으니 모든 대원들에게 최고의 성찬이었다.
1000고지의 산을 3개 넘어야
34차 산행을 이어가며 모든 대원들이 한 마음으로 가족여행같이 어울림은 백두대간 종주대의 자랑이자 특징이다. 오늘의 산행은 1000고지의 산을 3개 넘어야 하는 여정이라 짧은 식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재촉했다.
포만감에 대원들의 발걸음은 느려졌지만 지쳐있지는 않은 것 같다. 촛대봉(1080m)과 투구봉(1081m)를 향해서 능선을 따라가는데 주변 잣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듭한 끝에 촛대봉을 지나 투구봉에 도착했다. 그러나 또 가야할 1000고지의 봉우리가 있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 시루봉(1110m)을 향해 발길을 돌리고 주변에 피어있는 구절초의 색깔이 너무 곱다. 이 계절에 여왕인 국화꽃은 노랗지 않아도 꽃송이가 크지 않아도 그 향기만으로 충분하다.
시루봉을 지나 하산 길 좁은 숲 사이로 내려오는 너덜길은 길고 험하다. 두 시간 만에 내려온 남조리 물가에서 옛 사람들의 여름 피서법이 탁족이었듯이 우리의 탁족도 산행에 지친 대원들의 심신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앞으로도 늘 함께
거기다 물가에 있는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주우며 풍성한 산행을 마무리했다. 버스 타러 내려오는 마을길에 핀 백일홍의 모습은 평온한 고향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둠이 짙게 내린 속에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 기사식당인데 음식이 정갈하고 좋았다.
오늘의 산행을 정리하는 시간이고 다음번 산행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어쩔 수 없어 오랜만에 산행일기를 주마간산처럼 그려봤다. 앞으로도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와 같이할 것이다. 늘 응원해주시는 백두대간 종주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