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5.1경기장에서 15만 명 평양시민 앞에서 처음으로 연설을 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갑시다.”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가 15만 명 평양시민들이 가득찬 평양 5.1경기장을 울렸다. 다시 하나가 되자고 제안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새로운 조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후 9시경부터 평양 5.1경기장에서 시작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1시간 넘게 관람한 뒤, 김정은 위원장의 소개로 마이크 앞에 섰다. 남측 정상으로는 처음, 남측 인사로는 처음으로 15만 명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한 것.

김정은 위원장은 먼저,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양수뇌상봉과 회담을 기념하여 평양시민 여러분 앞에서 직접 뜻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리게 된다”며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는 훌륭한 화폭으로 길이 전하게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15만 평양시민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마이크 앞에 선 문 대통령은 인사를 건넸다. “평양시민 여러분, 북녘의 동포 형제 여러분, 평양에서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는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 문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동안 15만 평양시민들은 기립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 경기장 전면 카드섹션에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열렬히 환연합니다'가 펼쳐졌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강조했다. 남측 정상의 목소리로 평양시민들에게 비핵화의 중요성을 알린 것.

이어 “우리는 5천 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들어올리자 15만 평양시민들이 환호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의 연설 동안 15만 명의 평양시민들은 기립했다. 연설 중간 박수를 여러 차례 쳤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맞잡고 들어 올렸다.

남북 정상 부부가 관람을 마친 뒤 퇴장하자, ‘다시 만나요’ 노래가 경기장을 울렸다. 경기장 전면에 학생들이 펼친 카드섹션에는 ‘온겨레가 힘을 합쳐 통일강국 세우자’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출연진들은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 연설

평양시민 여러분, 북녘의 동포 형제 여러분, 평양에서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남쪽 대통령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동포여러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뜨겁게 포옹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세계에 엄숙히 천명했습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이렇게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평양시민여러분, 사랑하는 동포여러분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위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평양시민여러분, 동포여러분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보았습니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평양시민 여러분, 동포 여러분.

우리 민족은 우수합니다. 우리 민족은 강인합니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나는 오늘 이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갑시다.

오늘 많은 평양시민, 청년, 학생, 어린이들이 대집단체조로 나와 우리 대표단을 뜨겁게 환영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통일뉴스)

남북 정상 부부,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만찬

공연 관람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수행원들과 함께, 이날 오후 7시경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마지막 만찬을 하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다.

애초 문 대통령은 남측 경제인 수행원들과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이 깜짝 합류 의사를 밝혀, 두 번째 남북 정상 만찬이 이뤄졌다.

▲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19일 오후 7시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방문해 만찬을 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 평양시민들이 자주가는 식당을 원했던 문 대통령은 북측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먼저 식당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북측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함께 식당을 둘러봤다. 북측 안내원의 소개를 들은 문 대통령은 “수조에 산소 공급은 계속하는 것이지요?”, “연어의 경우 방류사업도 하나요?” 등을 물어봤다.

그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이곳을 인민봉사기지라고 말씀하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1층 수조를 둘러본 뒤 2층 초밥식사실, 동양료리식사실, 서양료리식사실, 민족료리식사실을 살펴본 문 대통령은 북측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궁금한 점을 물었다.

문 대통령 “어떻게 왔습니까?”
북측 주민 “3대가 함께 왔습니다.”
문 대통령 “좋은 시간 보내세요.”

식당을 돌아다니는 문 대통령 부부를 본 북측 주민들을 일어나 손뼉을 쳤으며, 북측 주민들에게 “음식 맛있느냐. 우리도 맛보러 왔다”고 하자, 김정숙 여사는 문 대통령을 옷깃을 잡으며 “이제 그만 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될 것 같다”며 “좋은 시간 되십시오”라고 거듭 북측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민족료리식사실에서 함께 만찬을 했다.

▲ 애초 문 대통령은 남측 경제인 수행원들과 만찬할 예정이었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깜짝 모습을 보여 두 번째 만찬을 함께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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