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관계가 주춤하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을 어르고 달랬다. “북남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앞길을 막는 것”이므로 “초대국다운 여유”를 보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논평을 통해, “오늘 미국은 참으로 별나게 놀고 있다”며 “조선반도를 바라보는 미국의 눈빛과 표정은 어둡고 이지러져있으며, 북남관계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쌀쌀한 기운이 풍기고 있다”고 밝혔다.

4.27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미국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선반도의 모든 사람들이 화합과 번영, 평화 속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하던, 핵전쟁공포에 떨게 하였던 조미사이의 핵대결보다는 외교적 해결이 더 좋다고 하던 그 미국이 맞는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판문점선언’을 지지하던 미국 정부가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남북철도연결, 남북도로현대화 등에 딴지를 걸고 있기 때문. 또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이 대북제재를 강조하고 나선 현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는 것.

그러면서 “혹시 판문점선언을 미국이 강요하는 그 무슨 제재를 준수하기 위한 서약서 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며 “북남관계가 미국의 이익을 침해라도 했단 말인가. 또는 북남협력이 한미동맹에 그 어떤 균열을 내기라고 하였는가”라고 반문했다.

논평은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은 심술을 부리기 전에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북남관계에 삿대질하려드는 저들의 모양새가 세인의 눈에 어떻게 비쳐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

“우리 민족의 모든 불행과 고통, 피와 눈물은 미국이 빚어낸 재앙이고 수난”이며 “이 땅에서 발생한 모든 비극들과 엉키고 서린 문제들은 다름아닌 미국이 만들어냈고, 미국 때문에 생겨난 것임을 결코 부인하지 못할 것”이며 “천추의 한과 응어리를 만들어놓은 당사자로서 최소한의 죄책과 도의감이야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주장이다.

대북제재를 두고, “자기를 파괴하고 자기의 숨통을 조이는 자행행위”라며, “하늘의 해도 미국을 위해서만 떠야 하고 지구도 저들의 제재 막대기를 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아도취, 제재라는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다는 환각”이라면서 “한시바삐 벗어나라”고 조언했다.

논평은 미국 어르고 달래기에 많이 할애했다. “북남관계가 열릴수록 미국의 앞길이 트이고,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일이 잘 될수록 미국의 일도 잘 펴이게 된다”며 “북남관계의 얽힌 매듭이 풀리면 미국에게도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막히면 답답하고 열리면 시원한 것이 세상이치”라며 “미국의 사고가 대하처럼 트이고 초대국다운 여유를 보인다면 지금보다는 미국의 처지도 나아지고 세계도 훨씬 편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논평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논평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북남문제 해결과 관련한 책임이 미국 대통령의 어깨 위에 올라 있다’고 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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