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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에 국가적 책임 엄중히 묻기를”

기사승인 2018.08.30  23: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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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토학살 희생자 제95주기 추도식, 대정부 성명 발표

   
▲ ‘간토학살 희생자 제95주기 추도식 공동준비위원회’가 30일 오전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추도식을 거행했다. 김종수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대표가 ‘대 한국정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유언비어를 퍼뜨린 자가 누구였는지, 이를 명분으로 계엄령을 최종 승인한 일본의 최고 권력자가 누구였는지 밝히고 일본 정부에 국가적 책임을 엄중히 묻기를 바랍니다.”

‘간토(関東)학살 희생자 제95주기 추도식 공동준비위원회’가 30일 오전 10시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한 추도식에서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대표 김종수 목사는 ‘대 한국정부 성명서’ 낭독을 통해 이같이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간토 조선인학살사건의 진상규명을 일본정부에 촉구했고, 박근혜정부의 대일과거사문제 해결을 향한 미온적 태도를 질타한 바 있다.

김종수 목사는 △사건발생 100년을 맞기 전까지, 간토학살희생자의 유골봉환을 서둘러 달라. △이미 공개된 학살희생자명부를 토대로 유족들을 찾아 달라. △간토학살역사자료관과 추모공간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김 목사는 “국가의 폭력을 기억하지 않으면 국민은 평화롭지 못하다”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싶어 하는 문재인정부에게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간토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 등 간토 지역에 대지진이 발생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나자 일본 정부가 민심의 동요를 막기 위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약탈을 한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트려 조선인 6천여 명 이상을 집단 학살한 사건이다.

한일민족문제학회 회장인 김광열 광운대 교수는 ‘대 일본정부 성명서’ 낭독을 통해 “대지진 발생 직후에 주민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일본의 경찰과 군대가 배외적인 유언비어를 전파하며 민간 자경단과 함께 이민족의 학살에 가담하였다”며 “9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일본정부는 그에 대해 책임 있는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광열 교수는 “더욱이 최근 일본에서는 재일코리안을 모함하고 공격하는 배외주의적인 헤이트스피치가 성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 정부가 인도주의에 입각하여 관동대지진시의 조선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후 조치를 취하길 강하게 요망한다”고 촉구했다.

   
▲ 문대골 예수살기 공동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예수살기 공동대표 문대골 목사는 개회사에 나서 “계엄령 아래서 한국인의 폭동설을 조작해 일본국민들로 소위 자경단을 조직하게 하여 이 자경단과 군경 들로 한국인들을 살육케 했다”며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렇게 죽어간 조선인이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죽여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도무지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문대골 목사는 “이제는 한일 양국의 정치지도자들, 사회운동의 요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 인류역사적 대제를 풀어낼 때”이고, “이제는 잠들지 못한 체 떠도는 혼들 편히 쉬게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추도사에 나서 “우리 정부는 간토학살 희생자들에게 단 한 번의 위로도 입장표명도, 일본에 대한 어떤 요구도 한 바 없다”며 “2014년 국회의원 103명이 특별법을 발의했다는 사실을 실은 이번에 알게 됐다.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정부로 하여금 진상규명에 나서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 배상, 명예회복 등의 조치를 취하게 해야 하겠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게 해야 하겠다”면서 “내년 이맘 때 쯤이면 이 문제에 관해서 훨씬 더 진전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다짐했다.

   
▲ 장순향 한양대 교수가 추도무를 선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추도사를 통해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몫”이라며 “95주년이 지나도록 아직 일본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정부조차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때늦은 지금이라도 우리가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협력의사를 밝혔다.

할아버지가 군마지역에서 희생당한 권재익 간토학살희생자 유족회 회장은 “군과 경찰이 주도하고 실행자들인 자경단이 학살의 주체”라고 분명히 하고 1923년도 당시에도 외무대신 조소앙 선생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항의공문’을 보냈는데, 우리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관련 단체들도 연대사를 보내왔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국가 책임을 묻는 모임’은 “최근 몇 년 일본 사회에서는 배외적인 언행이 반복되고,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재에서는 학살의 사실을 지우려 하며, 도쿄 도지사가 추도사를 취소하는 등의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며 “가해 사실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일본 정부에게 책임을 이행하도록 추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동대지진 때 학살된 조선인 유골을 발굴하고 추도하는 모임’인 봉선화는 “많은 분들의 증언을 듣고, 우리는 매년 하천 부지에서 추도식을 열어왔고, 2009년에는 사건 현장 근처에 추모비를 건립했다”며 “비록 일본인의 잘못된 역사라 해도, 결코 잊혀지는 일이 없도록 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배영미 일본오사카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추도식은 기독교와 천도교 추도의식, 장순향 한양대 교수의 추도무가 곁들여졌으며, 참석자들의 헌화로 마무리됐다.

   
▲ 식전행사로 간토학살특별전시회가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추도식 참석자들이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젊은층도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앞서, 식전행사로 간토학살특별전시회가 열렸고, 9월 1일부터는 1923한일재일시민연대와 예수살기, 생명선교연대, 한국기독교장로회 간토진상규명위원회 소속 15명의 위원들이 일본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하여 일본의 국가책임을 촉구할 예정이다.

나아가 간토학살 희생자 제95주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향후 간토대학살 100년을 맞아 ‘일본의 국가책임을 묻는 한.북.중.일 시민사회공동행동’의 구성을 목표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종수 목사는 “사건 발생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이제 연로하신 분들이 80세, 90세가 되셔서 생을 달리하고 있다”며 “100년이 될 때까지 북과 함께 우리의 최선을 다해 일해 나가는 것을, 또 그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함께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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