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의 24일자 트윗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스티브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다음 주에 방북하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하루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24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공개서한을 전격 발송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24일자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이번에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관련해 우리가 충분한 진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중국과의 무역에 대한 훨씬 더 강경한 우리의 입장 때문에 나는 그들이 예전에 했던 만큼 비핵화 진전을 도울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이유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과 우리의 무역관계가 해결된 후 가까운 미래에 방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나는 김 위원장에게 가장 따뜻한 안부와 경의를 보내고 싶다. 나는 조만간 그를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련의 트윗을 올리기 몇 시간 전인 24일 오후 폼페이오 장관과 앤드루 김 CIA 코리아임무센터장이 백악관 웨스트윙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고 보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취소 트윗을 올릴 때 웨스트윙에 있었다.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스피커폰’으로 논의했다. 반면, 국무부 당국자들은 ‘취소 트윗’ 10분전까지 동맹국들에게 폼페이오의 방북 목적을 브리핑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은 “행정부가 협상팀을 최종 확정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진전을 이뤄낼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공개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결정은 다음달 평양 방문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을 고립무원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간 무역분쟁이 해결된 이후 폼페이오 방북’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한 만큼, 9월초로 예상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려던 한국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9월 중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디딤돌 삼아 9월 말 유엔총회에서 남북미중 4자 정상 간 ‘종전선언’을 추진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계획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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