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결과,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남북 공동유해발굴’, ‘비무장지대 내 상호 시범적 감시초소(GP) 철수’ 방안 등 협의가 이뤄졌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공동유해발굴 등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공동보도문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 남북 군 당국이 견해를 일치한 것이다.

3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결과,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남북 공동유해발굴’, ‘비무장지대 내 상호 시범적 감시초소(GP) 철수’ 방안 등 협의가 이뤄졌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은 이날 오후 현지에서 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번 회담은 지난 6.14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합의사항에 관한 남북 간 입장을 교환한 이후 47일 만에 개최되는 군사회담으로, ‘판문점선언’의 군사분야 합의이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JSA 비무장, DMZ GP 시범 철수, DMZ 내 공동유해발굴 등 의견 일치

우선, 남북은 ‘판문점선언’ 2조에 명시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상호 시범적 GP 철수 등에 의견을 모았다.

정전협정 상에는 공동경비구역을 포함한 비무장지대에서는 무장화기를 소지하지 않게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남북 모두 지키지 않았다. 특히, 1976년 8월 발생한 ‘판문점 미루나무 사건’ 이후 남북 군인이 오가던 과거와 달리, JSA는 분할됐고, 양측 군인의 월선이 금지됐다.

또한, ‘한 개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고 쌍방이 이 선으로부터 각기 2km씩 후퇴함으로써 적대 군대 간에 한 개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한다’는 정전협정 규정을 어기고, 남북 모두 GP를 DMZ 내에 설치했다.

회담에서 북측은 JSA 내 비무장을 제안했고, 남측은 남북 상호 DMZ 내 GP 철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JSA 비무장화는 북측이 먼저 제의한 것”이라며 “상호 GP 철수는 ‘판문점선언’의 중요한 합의사항이기 때문에 (남측이 제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쉽지 않을 전망. JSA 남측지역은 유엔사 관할이기 때문에, 남측 군 당국이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

이 관계자는 “JSA 비무장화는 그 지역이 갖는 특수성이 있다. 말 그대로 무장해제만이 아니라 거기에 근무하는 경비인원 축소 문제, 자유왕래 문제, 초소 철수 문제, 합동근무 문제 등이 있다. 유엔사와 상호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범적 GP 철수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복잡하다”며 “철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 MDL(군사분계선) 내 GP 중 어느 것을 시범적으로 철수하고 어떤 형태로 철수할 것이며, 그 구조물은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이 있다. 그런 부분을 전체적으로 공감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이후 남측 김도균 수석대표와 북측 안익산 단장이 마지막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함께, 남측은 오는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릴 ‘서울안보대화’에 북측 대표단의 참가를 위한 서주석 국방차관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에 북측은 “상부에 보고하여 대표단 참석 여부를 전달해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하지 않았다. “구체적 이행 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해서는 전통문 및 실무접촉 등을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김도균 수석대표가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양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합의사항 추진에서 상호 입장을 일치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남, “허심탄회한 하루”, 북, “겨레에 기쁨 주는 회담”

공동보도문은 채택되지 않았지만,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회담 마지막 종결회의에서 북측 안익산 단장은 “우리 북남 군부가 북남 수뇌분께서 심으신 소중한 평화, 번영이라는 그 씨앗을 정말 잘 가꾸어서 나가려는 그러한 노력이 오늘 회담을 통해서 많이 보여졌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남측의 생각을 알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바도 남측에 충분히 전달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회담이 무척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북남 겨레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회담”이라며 “오늘 논의한 문제들은 그 하나하나가 말 그대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북남관계사에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그런 문제들”이라고 강조했다.

▲ 회담이 끝난 뒤, 남북 대표단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김도균 수석대표도 “각 사안마다 정말 중요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로 작용할 수 있는, 그런 의제들이기 때문에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오늘 하루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토의하고 입장을 전달한 내용을 가지고 좀 더 연구하고 합리적인 이행 방안을 만들어 나간다면 아마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남북 군사당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남측에서는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을 수석대표로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안상민 합참 해상작전과장, 이종주 통일부 회담 1과장, 한석표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나섰다. 북측에서는 안익산 중장을 단장으로 엄창남 육군 대좌,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가 마주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50분간 오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점심을 거른 채 3차례 수석대표회의를 열었으며, 오후 6시 30분 종결회의를 갖고, 회담을 마쳤다.

한편, 회담에 앞서 북측 대표단은 판문점 남측지역 회담장에 들어서기 전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 심은 소나무를 둘러봤다. 

▲ 회담에 앞서 북측 대표단은 판문점 남측지역 회담장에 들어서기 전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 심은 소나무를 둘러봤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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