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후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을 찾아 비공개로 업무보고를 받고 국정원 전직원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국정원)을 찾아 비공개로 업무보고를 받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라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국정원을 방문, 국정원 청사에 설치된 ‘이름없는 별’ 석판 앞에서 묵념하고 서훈 국정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름없는 별’ 석판은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이름 없이 산화한 정보요원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모두 18개의 별이 새겨져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이번 국정원 방문은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의 적폐청산과 개혁성과를 격려하고, 향후에도 흔들림 없이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을 당부하는 차원이었다”며 “오늘 행사는 정보기관 특성상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확인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서훈 국정원장은 업무보고에서 “지난 1년 과거의 잘못된 일과 관행을 해소하고, 국내정치와의 완전한 절연과 업무수행체제·조직혁신에 주력해 왔다”면서 “개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각오로 미래 정보 수요와 환경변화에 대비하는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훈 원장은 현 정부 출범 후 국내정보 부서를 폐지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위법 소지업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준법지원관 제도’를 도입하고, 직무범위를 벗어나는 부서 설치를 금지하는 등 후속조치를 지속 추진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국가안보 선제대응형’ 정보체제 구축을 목표로 2차 조직개편을 완료했고, 인력을 해외·북한·방첩·대테러 등 정보기관 본연의 분야로 재배치했다고 보고했다. 학연과 지연·연공서열을 배제하고, 창설 이래 처음으로 외부전문가·여성 부서장을 발탁해 조직분위기를 일신했으며, 개인의 자율과 책임을 강화해 직원 스스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에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배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서 원장은 지난 4월 TF와 자문단을 구성해 △세계질서 재편 △신안보 위협 증대 △개인·특정단체로 이뤄진 비국가행위자들의 부상 △4차 산업혁명 시대 본격화로 향후 20년 정보환경을 지배할 메가트렌드를 예측하고,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 마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나아가 “대북안보는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한반도 미래의 정보수요를 예측, 정보수집 인프라와 대외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영상·통신·사이버 등 기술개발을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국익 정보기관’으로 거듭나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원 청사 내 전직원이 생중계를 시청하는 가운데 “여러분의 국정원이 지금 한반도의 운명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며 격려 및 당부 메시지를 전했다.

“여러분의 국정원이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되었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되었다”는 것.

실제로 서훈 국정원장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미국 폼페이오 CIA 국장(현 국무장관)과 파트너십을 갖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김상균 2차장은 북한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긴밀한 협의채널을 가동시켰다.

▲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원 청사에서 전직원에게 생중계 되는 가운데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제 국정원은 ‘적폐의 본산’으로 비판받던 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났다”며 “평화를 위한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을 가장 앞장서서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국제사회로부터도 실력을 인정받는 기관이 되었다”며 “여러분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라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결코 대통령 개인이나 정권이 아니다”며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국가와 국민이다”고 전제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 이것이 바로 국정원의 본령”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하게 약속한다”며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 정치정보 업무와 정치관여 행위에서 일체 손을 떼고, 대북 정보와 해외정보에 역량을 집중하여 명실 상부한 국가정보기관, 최고의 역량을 갖춘 순수한 정보기관으로서 위상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목표”라며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국정원법 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첫 국정원 방문과 4시간에 걸친 업무보고에는 국정원 1,2,3차장, 기획조정실장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장하성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 관계자들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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