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22일 금강산 내 금강산호텔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남측 박경서 수석대표와 북측 박용일 단장이 악수하는 장면.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22일 금강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남측은 민족의 한을 풀자고 강조했고, 북측은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여는데 마음가짐을 바로잡자고 화답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금강산 내 금강산호텔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현재,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8.15계기 이산가족상봉행사 개최와 관련, 시기와 규모, 방법과 금강산 내 시설 개.보수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남측이 북한 억류자 송환 문제를 제기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지난 21일 회담 출발에 앞서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산가족상봉 외 인도적 문제를 다루는 회담인 만큼, 북측이 여종업원 12명 송환 문제를 제기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회담 남북 수석대표(단장)들은 모두발언에서 화기애애하게 덕담을 주고받았다. 회담장에 남북 수석대표들이 손을 잡고 입장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지난 1988년 6월 금강산을 처음 방문했던 사연을 소개하며, “금강산 정기를 받고, 금강산 자연의 모든 철학을 따서 내 민족의 한을 적십자회담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평화공존을 하면서 상호신뢰를 하고 상호존경을 하며 서로 협력을 하고 전쟁없는 한반도, 조선반도를 만들어야겠다는 정신에 입각하자”며 “인도주의 정신 입각한 적십자정신을 가지고 회담을 성공시키자”고 말했다.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은 “북남 사이에 펼쳐진, 경이적인 사변들이 온 세계를 경탄시키고 있다”며 “(금강산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상징, 흩어진 가족 친척들이 상봉을 위한 유일한 장소로서 매우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새 옷을 입었다고 저절로 마음도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라며 “판문점선언 채택으로 북과 남 사이의 자주통일의 새 시대, 새 평화의 시대를 여는 적십자인도 마음가짐을 바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남북 수석대표(단장)이 손을 잡고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회담에 남측은 박경서 수석대표,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 등이 대표로 나섰다. 북측에서는 박용일 단장, 한상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김영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이 마주했다.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45분간 오전 전체회의, 오전 11시 45분부터 낮 12시 50분까지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했다. 오후에도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북측은 회담 전날까지 대표단 명단을 통보하지 않아, 한때 회담 무산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22일 새벽 2시경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명의로 회담 대표단 명단이 통보돼, 회담이 성사됐다.

▲ 남측 대표단을 태운 버스가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적십자회담 오전 전체회의에 앞서 수석대표들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 박용일 단장이 참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그대로 하셔가지고 내가 이렇게 되돌아보니까, 딱 30년 전에 내가 평양에서 금강산을 왔다. 그리고 이제 88년에 왔고, 89년에 또 금강산을 와서. 제가 지금까지 금강산을 두 번을 왔는데, 이 명산, 유서 깊은 금강산에서 참 제가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옛날 30년 전 추억까지 합해서 우리 북남, 남북 적십자사 회담이 정말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풀어나가면 비록 하루의 일정이지만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왜냐면, 금강산 정기 받고, 금강산 자연의 모든 철학을 따서 내 민족의 한을 적십자회담이 풀어야 한다.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 명확하게 얘기가 됐듯이 평화공존을 하면서 상호신뢰를 하고 상호존경을 하며 서로 협력을 하고 그리고 전쟁없는 한반도, 조선반도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정신에 입각해서, 거기에서 바로 그 자리에서, 8.15전후로 해서 이산가족을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가 지금 현재 보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나.

참, 저는 박용일 단장 이렇게 뵙고 환영의 말씀을 듣고 회담이 잘 되리라 생각한다. 제가 이 우리 대표단들, 나보다 나이가 퍽 젊은 사람들을 데리고 왔는데, 내가 88년 6월 10일 날 우리 조국에 처음으로 발을 디딜 때, 그때도 생각이 나고 회담 잘 될 겁니다. 열렬한 환영 대단히 감사하다.

■ 북측 : 수석대표 선생도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북남 최고수뇌분들이 마련해준 길을 따라서 진짜 북남 적십자인들이 낡은 과거와 단호히 결별해서 새 역사를 써나가는 데서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이뤄나가기에도 적극 노력하자는 것을 말씀드린다.

□ 남측 : 맞다. 그래서 인도주의 정신 입각한 적십자정신을 가지고 회담 성공시킵시다.

■ 북측 : 회담 형식은 어떻게?

□ 남측 : 회담 형식은? 우리 인제 거 형식보다도 내용을 나는 중시하거든요? 나도 공개로 하는 것보다도 내용을 충실히 만들기 위해서는 비공개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시간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 기자선생들은 다 우리를, 모두발언을 찍었으니까, 지금 제 생각에는 비공개로 하자.

■ 북측 : 그럼, 그렇게 합시다.

(정리-금강산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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