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로 구성된 평화촛불추진위원회는 21일 오전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평화촛불 각계 호소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월 9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평화촛불에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27 판문점선언 이후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는 등 순항하던 한반도 정세가 난기류에 휩싸인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촉구하는 '6.9 평화촛불'이 제안되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과 주권자전국회의, 사회진보연대,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등 84개 단체와 개인들로 구성된 '평화촛불추진위원회'는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6월 9일 광화문에서 다시 평화의 촛불을 높이 들자고 호소했다.

지난 3월 24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3.24평화촛불' 이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6.9평화촛불'을 통해 다시 한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평화체제 구축, 북미수교 동시병행 추진'을 촉구할 예정이며, 이날 기자회견은 22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각계의 호소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김희헌 향린교회 담임목사는 "오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지난 판문점선언 합의가 이행될 수 있는 국제적인 여건, 즉 종전선언이 가사화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화할 수 있는 방식이 구체화되며, 남북 및 북미관계가 상호 협력적으로 전환되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2일 만나게 될 한미 정상에게는 "비핵화 과제는 서로 신뢰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평화적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구축되어야 그 결과물로서 온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상대방의 숨통을 조여 강제로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수교를 맺어 서로 협력하는 평화로운 관계에서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임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도 이제는 한국에서 관례적으로 해 왔던 전쟁연습과 사드를 비롯한 전략자산을 가져가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경우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연기되거나 성과없는 회담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미정상회담의 성패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해소, 체제안전 보장 방안에 대한 북미간 이견을 얼마나, 어떻게 좁혀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측에는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을 앞세워 마치 패전국 다루듯 북에 대한 일방적 양보를 강요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생화학무기,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 인권문제, 심지어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까지 무차별적으로 확대하여 난관을 조성하는 고압적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존 볼턴으로 대표되는 대북 강경파들의 대북 공세는 단순한 기선제압 수준이 아니라 회담 파탄시 대북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쌓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려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의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 조치를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 해소를 담보해 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미국의 대북 정치·외교적 적대정책 해소를 담보하는 북미수교 과정과 동시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라는 것.  

이같은 북미간 큰 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방법과 시한, 속도, 그리고 비핵화 과정에 조응하는 체제안전보장 방안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 왼쪽부터 김희헌 향린교회 담임목사, 김선명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교무, 변희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반전평화통일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특히 참가자들은 '완전한 비핵화와 핵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 사드를 포함한 미국 핵전략자산의 한국 철수와 한반도에 전개된 미국 군사력 축소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사드배치의 구실이었던 북핵 위협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사드 철거는 당연한 것이며, 나아가 주한미군도 상호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이 진행되는 것에 맞추어 감축이 마땅하다는 것.  

김선명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교무는 "사드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전략무기가 아니라는 것은 양국 국방부가 인정한 사실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드는 뽑아내야 한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말한 마당에 그에 상응해서 트럼프는 미국의 전략자산, 그중에서도 가장 앞서 사드를 뽑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반전평화통일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 약속이 분명하다면 더 이상 도발적인 전쟁연습을 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6.9 평화촛불을 위해 노동자들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전국학생행진 최서연 씨는 "갑자기 찾아온 것 같은 한반도 평화의 봄이 신기하기도 한데 한반도 평화는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번 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면서 "큰틀의 합의는 되었다고 하지만 언제든지 판은 깨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청년들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의 빈 공간을 채워나가길 바란다. 6.9 평화촛불에 청년들도 함께 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민주의 주인으로 나섰던 촛불이 평화의 주인으로 나서, 앞으로 닥칠 수많은 난관을 넘어서서 평화가 뿌리 내리고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다시 타오를 것을 간절하게 호소한다"고 '6.9평화촛불' 참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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