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교무)
 

2018년 4월 문재인 정부가 2년차를 맞이하면서 북의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에 남을 4.27 남북 판문점회담을 전격 개최하였습니다. 닫혀 있던 남북의 평화의 문이 열리고 전쟁이 아닌 평화공존의 시대로 성큼 나아가는 감동을 맛본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의 실현과 미국의 북한 경제 지원 및 체제 보장에 대한 합의 등이 이뤄진다면 우리 한반도는 평화 정세로 변화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전운마저 감돌았던 남북 관계가 전격 변화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를 설명하고 바라보던 때와 달리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절감합니다. 햇볕정책을 넘어 강물평화대세론을 이야기해야 하는 때입니다.

▲ 전운마저 돌던 남북관계가 급변하는 걸 지켜보면서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절감한다. [사진제공-정상덕 교무]

‘햇볕정책’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대북 유화정책의 기조를 지칭하는 용어로, 화해와 포용을 기본태도로 해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증대시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려는 대북정책입니다. ‘대북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이나 ‘대북 화해 협력 정책’이 같은 의미를 지닌 용어입니다.

‘햇볕정책’이란 말은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4월 3일 영국을 방문했을 때 런던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처음 사용하였고, 그때부터 알려지며 정착되었습니다. 겨울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만드는 것은 강한 바람(강경정책)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유화정책)이라는 이솝우화를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에 적용한 말입니다.

‘햇볕정책’은 비료와 쌀 지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북한 방문,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사업, 이산가족 교환 방문 등으로 나타났고 화해와 협력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정책은 대북군사력 억제를 통해 전쟁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경제안정을 가져왔고, 오랜만에 자주적 통일정책을 펼쳤다는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큰 성과를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햇볕정책은 국민적 공감대의 부족과 합의를 충분히 이루지 못한 아쉬운 정책으로 남았고, 또한 대북송금 문제 사건으로 먹구름까지 끼게 되었습니다.

북은 더 이상 견인과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평화공존을 위한 역사의 주체, 하나의 민족으로 대해야 합니다. 남과 북이 새로운 남북관계와 시대를 만들어가는 주인이 되어 만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음을 가슴 벅차게 바라봅니다. 평화가 강물처럼 공존의 바라로 흘러가는 도도한 흐름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4월 27일 남북 두 정상의 역사적 도보다리 만남을 보며 열렬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 분단의 아픔을 담은 노래 ‘임진강’을 오랫동안 흥얼거렸습니다.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뭇 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 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 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다시 들어도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구슬프면서도 안타까움을 담은 가사와 곡조로 애절한 눈물을 흐르게 합니다. 하지만 남북을 가르며 통한의 강물로 흘러가던 임진강은 이제 머지않은 때에 평화와 통일의 강물로 흐르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을 넘어 평화협정으로 전쟁 방지를 위한 완전한 합의, 교류와 협력의 온전한 실현과 서로의 체제에 대한 인정, 통일헌법을 통한 장기적 평화 구축이라는 3단계 평화의 지혜를 우리는 자연의 이치에서 배워야 합니다.

자연의 순리는 진리이며 상생과 공존의 원리입니다.

강물의 흐름은 만생명을 살립니다. 위에서 아래로 쉼 없이 흐르고 막히면 돌아갑니다. 물은 맑고 부드러우며 동물, 식물, 광물, 미생물까지 만나는 모든 것들을 차별없이 대합니다. 그렇지만 물을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막으면 지독한 냄새와 각종 병원균의 온상이 되기도 하기에 평화의 강물을 막힘없이 흐르게 해야 합니다.

남북의 통일, 세상의 평화는 이제 큰 강물처럼 흐르는 대세입니다.

이제 남북의 새로운 평화 실현은 강물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순간입니다.

그 바다는 하나이고 평화 그 자체입니다.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산 종사께서 예언으로 남기신 말씀을 통해 이제 때를 만난 남북통일과 평화의 대세가 막힘없이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이 정무(李正務)가 여쭈었다. “앞으로 세계적인 전쟁이 있겠습니까?”

“허공에서 이제는 전쟁을 않기로 했는가 보더라. 국부전은 있어도 세계전은 없을 것이다.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는 무위이화로 될 것이다. ‘우리 이러지 말자.’ 하고 손잡을 날이 올 것이다.”

 

2018년 5월 14일 정 상 덕 합장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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