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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솔직 담백하고 예의 바르더라"

기사승인 2018.04.30  18: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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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보회의 주재, 남북정상회담 준비위를 이행추진위로 재편 지시

   
▲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사진제공 - 청와대]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1관 3층 소회의실에 들어서자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보좌진이 일제히 환호성과 기립박수로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누가 시킨 거냐”면서도 “하여튼 뭐 기분은 좋다”고 웃어넘겼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상회담 이후로 대통령께서 참모들과의 공식회의에 참석한 첫 모임이었다”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궁금증은 마찬가지였던 모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단둘이 ‘도보다리 산책’을 하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이 나왔고, “주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말해줬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상기는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였다. 주영훈 경호처장은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만찬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타도록 배려하고 리설주 여사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의 손을 잡아 끌더라고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5월 5일자로 실시하기로 한 평양시간과 서울시간 통일 조치는 즉석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리 준비해온 조처가 아니냐’는 질문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시 옆자리에 앉은 김여정 부부장게 물었더니 “저도 여기서 처음 듣는다”라고 답했다는 것.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판문점 선언은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역사적 출발”이라며 “국제사회도 정상회담의 성과에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을 사례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과 핵 위협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천명한 평화선언”이라며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의 노력과 신뢰 구축을 통해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가 펼쳐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분야별 대화 체계의 전면 복원과 함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상시 협의의 틀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관계 개선이 정착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남북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회로 개편하고, 범정부 차원의 후속조치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후속조치를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여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다”고 말하고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전 조사 연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북제재와 관련이 없는 것들은 빨리빨리 당장 실행을 해나가자는 의미”라며 “그 중에서는 나중에 풀릴 것에 대비해서 남과 북이 함께 ‘어떤 경협을 할 수 있는지’ 공동조사연구를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정한 남북합의서 체결 비준 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 주기 바란다”면서도 “다만 국회의 동의 여부가 또 다시 새로운 정쟁거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감안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잘 협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민들의 재정적 부담을 요하는 경우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법률에 돼 있다”며 국회 동의비준안 제출은 서두르되 의결은 “북미회담 결과까지 봐가면서 언제가 적절한 타이밍이 될지는 민주당과 좀 협의를 해가면서 처리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필요한 노력을 다하기 바란다”며 “남북미 간의 3각 대화채널을 긴밀히 가동하고,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회의 도중 이희호 여사의 축전이 도착했고, 축전 말미에 “노벨평화상을 타시라”는 덕담이 보고되자 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명칭을 풀어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신경제구상을 책자와 PT영상으로 만들어서 직접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네줬다”며 “그 PT영상 속에 발전소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고 확인했다. 일부 언론에서 ‘도보다리 산책’시 두 정상의 입모양을 유추해 ‘발전소’라는 단어가 오갔다고 보도했기 때문.

이 외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경평축구보다 농구경기부터 하자며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우리가(북한이) 강했는데, 이명훈 선수가 은퇴한 뒤 약해졌다. 이제는 남한은 상대가 안 될 것 같다. 남한에는 2미터 넘는 선수들 많죠?”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정상간 핫라인(직통전화)에 대해 “이 전화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 거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그런 건 아니다.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거다”라고 설명을 해줬다고.

주변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전화통화를 아직 하지 않은데 대해 이 핵심관계자는 “이번 주에 할 거다”고 확인하고 “우리 NSC(국가안보회의)에서 중국의 외교라인을 통해서 충분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 설명을 했고, 중국 쪽에서 이에 대해서 사의를 표명했다”며 “시진핑 주석과 통화가 안 된 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시진핑 주석이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급할 게 없다.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식수 당시 북한이 가져온 백두산 흙이 “그냥 흙이 아니더라”며 백두교(다리)에서 장군봉 마루까지는 화산재에 덮여 있어 흙이 없어서 고산지대에서 자라나는 풀인 만병초를 뽑아 그 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 모아 가져온 “정성이 담겨있는 흙”이라고 설명한 북측 김창선 부장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달 초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에게 직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며,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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