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만난다. 

<CNN>은 17일 두 정상이 성과를 내야만 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지적하고, 그들이 많은 과제들을 논의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북한’과 ‘무역 관세’라고 짚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한국, 미국 정상과 잇따라 회담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아베 총리에게 ‘납치자 문제’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협력 끌어내기는 절박한 과제다. 일본산 철강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면제도 얻어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검토를 지시했다는 보도는 아베 총리에게 그나마 청신호다. 

미레야 솔리스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센터 소장은 17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모두 안팎으로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여부에 대한 FBI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뮬러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됐고, 중국과 무역전쟁 중에 시리아를 공습했다. 아베 총리는 가케.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이 재부상하면서 지지율이 30%대로 곤두박질치고 올해 6월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직면해 있다. 

솔리스 소장에 따르면, 미국이 시작하고 중국이 반격에 나선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된 미국 농부들의 불만을 달래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일본 농산물 시장 개방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농촌은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주요 표밭이다.  

솔리스 소장은 북한 문제에서 미.일의 우선순위 차이가 일본 측의 “근본적인 우려”라고 봤다. 일본을 위협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고, 일본에게는 ‘납치’ 문제가 중요하지만, 이 문제들이 북미 정상회담의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솔리스 소장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의 목적은 미국에 대한 위협 대처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발언도 일본에 경종을 울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합의하기 위해 동맹의 안보 이익을 양보하거나, 군사적 옵션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상회담 실패를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솔리스 소장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의 위험은 공동이익이 미국의 전략과 행동의 지침이 되는가에 대한 의심을 동맹국들에게 심은 것”이라며, “동맹이란 근본이익의 결혼인데 아베 총리가 요구하는 보증을 트럼프가 제공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이날 미일 정상회담을 조망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지난해 2월 첫 마라라고 회동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에서 다시 만나는 두 정상이 직면한 주요 문제는 △북한, △무역, △지지율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일본에게는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위협이 더 중요하다. 스미스 연구원은 “탄도 미사일 방어가 개선되어야 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완전히 보호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일본의 안보 딜레마를 지적했다.   
   
스미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일본에 들른 펜스 부통령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만나지 않은 이유가 대일 무역 적자가 개선되지 않는데 따른 불만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철강제품 보복관세 대상국에서 일본을 제외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스미스 연구원은 나아가 “아베와 트럼프 모두 지지율 부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두 사람은 이번에도 골프 회동에 나선다. “아베는 국내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마라라고 성공 스토리를 원하고” 있으며, “트럼프 역시 많은 긍정적인 뉴스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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