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의 22일자 트윗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불편한 관계였던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고 후임자로 존 볼턴 전 유엔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존 볼턴 대사가 나의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아주 훌륭하게 일해온 맥매스터의 봉사에 감사하고 항상 나의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인 업무 인수인계 날짜는 4월 9일이라고 알렸다. ‘5월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주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사청문회 날과 맞춘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보좌관은 인준절차가 필요 없다. 22일 <뉴욕타임스>도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만남 전에 안보팀을 채우기를 원했다”고 보도했다. 

존 볼턴은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다. 부시 행정부 시기 유엔 주재 대사로서 대북 제재를 주도했으며, 퇴임 이후에는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설파해왔다. 이란 핵 합의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공격적 현실주의자’다.

<워싱턴포스트>는 “볼턴에 있어, 트럼프는 그의 스타일에 더 맞는 전투적인 성격을 자주 선택해 왔으나, 백악관 직원들이 그들의 새 보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명확하지 않다”고 22일 보도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선택함으로써 국가 안보 문제에서 오른쪽으로 가겠다는 신호를 외부에 보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해고된 틸러슨과 맥매스터는 이란 핵 합의 유지를 주장했고, 틸러슨은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해왔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직원들은 복잡한 감정으로 볼턴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볼턴은 외교정책 전문가보다는 <폭스뉴스> 해설자로 더 유명하지만, 트럼프가 필요로 하는 단속 능력을 가진 노련한 관료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볼턴은 22일 공개된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명백히 전례없는 발전이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매우 과감한 움직임”이고 “미북 정상회담이 6개월 또는 1년의 예비협상 기간을 단축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제안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받아들였으니, 이번 회담에 얼마나 진지하게 나설지 5월까지 지켜보자.”

그는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13~14년 전에 리비아의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 주 오크리지의 안보단지 창고에 리비아의 핵 시설물을 보관하는 것과 비슷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 낭비를 피하고자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했다.

<RFA>에 따르면, 볼턴은 “미국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으며, “미국이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이 행운”이라며, “북한이 진심으로 경제적 발전을 원한다면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끝내고 한국 정부와 통일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당신의 제안은 군사적 옵션인가’는 질문에는 “확실하게 해두자. 나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도 실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3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볼턴 등판이 호재는 아닌 것 같다’는 지적에 “그래도 북미 대화를 주도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새 안보팀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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