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황당한 궤변으로 진실을 오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최근 우리의 주동적인 조치와 평화애호적인 제안에 의하여 북남사이에는 극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조(북)미관계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북과 남, 해외의 온 민족은 이 경이적인 현실이 진정한 평화와 통일에로 이어지기를 절절히 바라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북남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한 우리의 통이 큰 결단과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 한결같이 지지환영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내외여론이 우리의 대화평화공세에 대해 (제재.압박의 결과가 아니라) 할 일을 다 해놓고 가질 것은 다 가진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한결같이 평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아직은 북남관계도 조미관계도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서로 상대의 의중도 모르는 때에 당사자들이 마주앉기도 전에 어중이떠중이들이 분위기를 흐려놓으며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이야말로 좀스럽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쓸데없는 입방아질은 누워서 침뱉기나 같은 것이며 우리의 평화애호적인 제안에 수긍한 당국자들을 난처한 처지에 몰아넣을 뿐”이라며, “지금은 자제와 인내력을 가지고 매사에 심중하면서 점잖게 처신하여야 할 때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 한국 내 대북 강경파들을 비난하는 기회를 빌어 ‘4월말 남북정상회담-5월 북미정상회담’ 현실화를 내다보면서 그 협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한.미 당국자들을 측면 지원한 셈이다.  

한편,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 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올해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했다”고 발표한 이후 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지난 13일 “미국이 쏘아올린 무역전쟁의 신호탄”이라는 제목의 <노동신문> 해설기사에서부터 “미 집권자”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전 북한 매체들의 표현은 “트럼프패” 또는 “트럼프패거리”였다. 19일자 해설기사에서는 “미 집권자” 외에 “미 행정부”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도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자 트윗에서 “북한 지도자(North Korea’s Leader) 김정은”이라고 불렀다. 백악관도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협의 결과 보도자료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이라고 표현했다. 19일 한미일 3국 안보보좌관 회동 결과 보도자료에서는 “미국-DPRK 정상회담(United States-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ummit)”이라고 표기했다. 정식국호를 쓰는 방식으로 대화 상대방인 북한에 대한 나름의 예우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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