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은 2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예술단 평양공연 관련 실무접촉을 가졌다. 남측 예술인 160여 명이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평양에서 두 차례 공연하기로 합의했다.[사진제공-통일부]

남측 예술단이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평양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가수 조용필, 이선희, 레드벨벳 등이 무대에 오른다. 남측 대중예술인의 방북 공연은 지난 2005년 가수 조용필의 평양공연 이후 13년 만이다.

남북은 2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예술단 평양공연 관련 실무접촉을 가졌다.

조용필.레드벨벳 등 공연..윤상, “북, 합동공연 제안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측 16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이 북측에 파견된다. 여기에는 가수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이 포함됐다. 조용필과 윤도현은 밴드가 동행한다. 기술진, 취재진, 지원인력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평양을 방문,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각 1회씩 총 2회 공연을 진행한다.

윤상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결과 브리핑에서 “우리 측 (방북) 아티스트 총 10명으로 알고 있다”면서 “거론된 가수들이 불가할 경우, 필요에 따라서 한두 아티스트가 혹시 더 참석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선정된 이유는 “북에서도 ‘최고의 가수’라는 명칭을 갖고 있을 만큼, 우리 가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되어 있는 분들”이라며 “북에서 공연한지가 이미 10년이 훨씬 넘었다. 저희가 사랑했던, 하지만 또 북측에서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아티스트들”이라고 말했다.

▲ 윤상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실무접촉 결과를 브리핑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남측 예술단의 공연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윤상 수석대표는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의 성향에서 그들(북측)이 원하는 곡과 우리가 원하는 곡들에 대한 조율이 쉽지 않았다”며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잘 모르는 노래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남은 일정 동안 충분히 잘 서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에 관한 개인적인 감성을 표현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며 “북에 계신 동포 여러분께 저희들이 한국에서 보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감동과 어색하지 않음을 전해드리는 게 가장 첫 번째 숙제”라고 공연 내용을 설명했다.

남북 합동공연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측이 먼저 “공동공연을 재미있게 준비하자”고 제안한 것. 윤상 수석대표는 “시간적인 문제 때문에 질 좋은 공연을 할 수 있게끔 우선적으로 시나리오는 짜는 게 좋지 않을까 정도 합의를 했다”며 “이왕 공연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합동공연에 대해서도 차후 의견이 조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실무접촉을 마친 뒤 남북 수석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예술단 평양공연 명칭, 이동경로, 숙소 등 추후 협의

남측 예술단의 공식 명칭은 확정되지 않았다. 남북은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공식 명칭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남측 예술단은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숙소는 북측이 평양 고려호텔을 제안했다.

남측 사전점검단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 필요 설비, 기재 설치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북측은 “남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며 남북은 “기타 실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 남측 윤상 수석대표와 북측 현송월 단장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이날 실무접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46분까지 진행됐으며, 남측에서는 작곡가 윤상(본명 이윤상)을 수석대표로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나섰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을 단장으로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이 마주했다.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방북, 지난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성사됐다. 북측은 “평창 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한편, 윤상 씨는 자신이 예술단 평양공연 음악 감독과 실무접촉 수석대표를 맡은 데 대해, “선배들과 후배들 중간에서 잘 들을 수 있는 입장이고, 또 혹시나 가서 그분들이 음악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지금까지 대중음악에서 해왔다는 판단을 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실무접촉에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지원인력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탁 행정관의 예술단 평양공연 동행 여부에 대해, 박형일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추가, 18:04)

[전문] 예술단 평양 공연 관련 남북실무접촉 공동보도문

남과 북은 2018년 3월 20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진행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측은 16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북측에 파견한다. 남측 예술단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가수들이 포함된다.

2. 남측 예술단은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2회 진행한다.

3. 남측 예술단의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쌍방이 협의하여 원만히 해결해 나가도록 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측 사전점검단이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

4. 북측은 남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한다.

5. 기타 실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하여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

2018년 3월 20일
판문점

(자료제공-통일부)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