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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민주평통’ 존폐 갈림길에 서다

기사승인 2018.03.13  19: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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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헌법자문특위, 문재인 대통령에 자문안 보고

   
▲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는 13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고, 한 달 동안 진행된 ‘헌법 개정 자문안’을 보고했다. 정해구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국민헌법 자문안'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민주평통 존치.폐지안이 모두 담겼다. [사진출처-청와대]

헌법상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존폐기로에 섰다. 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정치조직이라는 인식의 벽을 넘지 못한 셈. 이번 ‘헌법 개정 자문안’에는 통일 관련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는 13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고, 한 달 동안 진행된 ‘헌법 개정 자문안’을 보고했다. 이어 오후 2시 반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위가 보고한 ‘개헌 자문안’은 △국민주권,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강화, △견제와 균형, △민생개헌 등 5대 원칙이 핵심이다. 하지만 통일 관련 내용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영토조항도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민주평통 존치와 폐지 의견이 모두 담겨 주목된다.

‘개정 헌법 자문안’, ‘민주평통 존치·폐지 의견’ 모두 담아

특위 한 관계자는 이날 “위원회에서 개정 헌법에 민주평통을 폐지하느냐 존치하느냐가 논의됐다”며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문안에는 두 가지 의견을 모두 담았다. 대통령이 선택할 문제”라고 밝혔다. ‘민주평통’ 존치와 폐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현행 헌법 92조는 ‘평화통일정책의 수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민주평통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의 평화통일정책에 관한 자문 및 건의를 위하여’라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2조는 설립목적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민주평통이 보수 관변단체이자 정치조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평통’이 유신헌법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발의할 정부 헌법개정안에 민주평통 폐지안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정해구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자문안' 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민주평통은 1980년 헌법에 따라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로 설치, 1987년 개헌 당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정권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출발했다. 의장인 대통령의 소속정당, 정파적 성향에 따라 자문위원은 대폭 교체됐고, 범국민적 합의조성과 역량결집을 위한 균형유지는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김학성 충남대 교수 “민주평통이 원래 출발점은 통일주체국민회의이다. 출발점이 어땠든 잘하면 되는데, 정권이 바뀌면 정치적 지형은 한쪽으로 쏠리는 정치조직”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국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역할이 있지만,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평통이 있으므로 얻는 이익과 없으므로 할 수 있는 것을 계산하면 꼭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항상 효율적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민주평통을 바꾸기가 어렵다. 헌법상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단순한 폐지는 있을 수 없다. 남북관계에서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민주평통”이라며 “민주평통의 기능을 포함한 새로운 형태로 전환해서 만든다는 것이 배제된 상태에서 폐지된다면 분명히 후퇴이다. 국민 여론을 배제하는 개악”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통 관계자는 “통일은 온 민족의 숙원이고 염원이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온 국민이, 온 민족이 나서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민주평통 조직이 필요하다. 명칭이야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통일을 지향하고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것이라며 지향목표를 두는 상황에서 민주평통은 존속이 되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헌법이 아닌 하위법으로 민주평통을 존치하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아직 통일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이나 필요성 당위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는데, 하위법이나 법 규정에 근거해 둔다면 국민이나 민족이 생각하는 통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국민헌법 자문안' 논의에는 통일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개정 헌법 자문안’, 영토조항 그대로 유지

현행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조항이 유지된다. 정해구 특위 위원장은 “영토조항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하위법인 ‘국가보안법’ 상 북한을 ‘대남적화노선을 고수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획책하고 있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근거로 쓰여 꾸준히 논란이 있었다. 즉, 영토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개정 헌법에서도 북한은 반국가단체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영토조항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법체계의 모순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가자는 것이다. 우리의 지향점은 통일이라는 측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미 정상회담은 북.미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해 평화협정을 뒷받침한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국가승인인데, 우리 헌법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며 “북.미관계가 더 진전된다면 우리 헌법의 모순은 더 심해진다. 크게 돌아가는 국제관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개헌”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심지어 국가보안법을 예로 들며, “매우 보수적이거나 수구적인 의미의 개헌”이라고도 꼬집었다.

반면, 한 북한 전문가는 “영토조항은 손을 대기가 어렵다. 통일지향의 목표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보안법 등에서 충돌되는 것은 있지만 국민통합이나 통일지향 차원에서 손대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이번 ‘헌법 개정 자문안’에는 통일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김종철 특위 부위원장은 “대북관계는 헌법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다. 특별히 의제화된 것이 없다. 개헌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충무홀에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개헌을 국회에 촉구했다. [사진출처-청와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출범했다. 한 달 동안 온라인, 토론회, 간담회, 여론조사 등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이날 ‘헌법 개정 자문안’으로 종합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특위 위원들과 한 오찬에서 “우리가 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헌을 앞당길 필요가 있고, 지금이 적기라는 이야기를 우리가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개헌은 헌법 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인 헌법이 국민의 뜻에 맞게 하루빨리 개정이 되어서 국민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헌법 개정 자문안’을 토대로 오는 21일경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회의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심의기간(60일)과 국민투표 공고기간(18일)을 고려해 6월 지방선거에서 동시투표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회가 4월 28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하면, 정부 개헌안은 철회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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