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자 북한 <로동신문>은 “미국이 쏘아올린 무역전쟁의 신호탄”이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미 집권자”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그 직전까지 북한 매체들은 “트럼프 패거리들”이나 “트럼프패”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지난 10일 <로동신문>이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제목으로 실은 논평,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이 “반공화국제재압박소동으로 공화국을 놀래워보려는 트럼프패의 망발을 단죄” 제목으로 보도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실장 담화가 대표적이다. 

북한이 호칭을 바꾼 이유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5월 이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발표 외에 달리 생각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앉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하는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달라졌다. 

최근 들어 김정은 위원장 험담을 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일자 트윗에서는 “북한 지도자(North Korea’s leader)”라는 호칭까지 사용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Kim Jong Un)”으로 불렀다.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6일 서울로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화의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사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이같은 의사를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대화에 들어가면서 북한 지도자에 대한 호칭을 바꾼 바 있다. 

집권 초인 2002년 부시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피그미(Pygmy)”라고 모욕했으나, 북한과의 대화가 한창이던 2007년 12월에는 “친애하는 위원장(Dear Mr. Chairman)” 호칭을 붙인 ‘친서’를 김정일 위원장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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