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욱 /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6.15산악회는 2월 산행으로 매년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는 고대산을 올랐다. [사진-한찬욱]

갈등과 대결, 전쟁위기로 얼룩졌던 한반도에 평창 발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6·15한마음통일산악회(회장 권오헌, 이하 산악회) 2월 산행은 고대산(高臺山)이었다.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가와 통일뉴스의 백두대간 산행 그리고 6·15합창단 총회 준비 관계로 산행은 범민련남측본부, 양심수후원회, 사월혁명회 등 아홉 명의 회원이 참여하였다.

고대산(832.1m)은 금강산 가는 길목, 서울과 강원도를 잇는 경원선 철도 마지막 역이자 철도 중단점으로 연천군 신탄리역 부근에 있다. 신탄리는 북방 경제협력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고자 하는 통일을 고대하는 마을이다.

고대산은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곳으로 산악회는 일 년에 한번은 꼭 이곳을 등반하며 통일의 의지를 결의한다.

고대산은 옛부터 광범한 산록과 울창한 산림으로 목재와 숯을 만드는데 적합한 곳으로 주변을 신탄막(薪炭幕)이라하였다. 6.25전쟁 이전에는 참숯이 유명하였던 고장이다.

지명 유래는 "큰고래"로 신탄(薪炭) 지명에서 연루되었으며 방고래(땔나무를 사용하는 온돌방 구들장 밑으로 불길과 연기가 통하여 나가는 고랑을 고래하고 함)를 이르는 것으로 골이 깊고 높아 고대산이라고 한다.

또한 1907년 11월4일 의병 150명과 임진강에서 의병들을 토벌하러 파견된 일본군 보병 제20연대 8중대와 연천에서 격전한 후 신탄막에서 흩어지고 의병진 60명이 고대산에서 다시 일본 군대와 치열하게 교전한 곳으로, 우리 선열들의 용맹스러운 민족정기가 서려있는 산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아홉 명의 일행은 눈이 녹지 않고 빙판길인 관계로 제3등산로를 따라 표범폭포 부근 정상까지만 가기로 하였다. 등산로 옆으로 보이는 표범바위는 마치 표범이 바위를 할퀴고 올라가는 자국이 날카롭게 새겨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 정상에 올라 북녘을 바라보니 철원평야가 지척이다. [사진-한찬욱]

표범폭포 부근 정상에서 북녘을 바라보며 권오헌 산악회 회장과 김재선 총대장이 백마고지, 노동당사, 월정리역, 철원평야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날씨는 생각 외로 바람이 불지 않아 부근 군사용 참호가 있는 곳에서 일행들이 가져온 밥과 삶은 계란 그리고 떡으로 점심을 하고 산악회의 핵심인 ‘산상강연회’를 하였다.

이번 산상강연회는 특별히 권오헌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북의 신년사 그리고 급변하는 정세에 대해 자세히 열정적으로 이야기해 주셨다.

간단하게 <산상강연회>를 요약한다.

▲ 권오헌 회장이 산상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찬욱]

북의 신년사 발표 이후 획기적으로 민족문제가 전환되고 있다. 먼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조건에서 김여정 특사가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평양초청 성사와 오늘(25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의 회담이 관건이다.

북미관계, 북핵문제 등 여건이 조성되어야 평양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인데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사실 북핵문제는 북미가 풀어야할 문제이지 남측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기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다른 여건을 조성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7·4남북공동성명과 6·15남북공동성명 등을 이행하면 된다.

또한 남북 사이의 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한미관계도 달라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한미동맹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정리되어야 한다. 그러면 북미관계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면서 미국은 한반도에 배치한 핵도 가져갈 것이고 북미 적대관계도 해소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우호관계는 유지하되 과거 적폐정권들이 북을 악마화하고 북과는 손잡을 수 없다는 한미공조에 의한 동족대결정책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미국과 함께 우리 민족 분단을 고착시키려는 책동을 바로 보고 외세가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평창올림픽은 남북분단을 고착시키고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세력이 누구인지 명백히 보여주었다. 남북공동 입장 시 미국의 펜스 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의 행태로 국민은 미·일에 속아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각계각층이 교류하여야 한다. 남북 사이에 경제협력사업 등 교류협력을 늘려간다면 이산가족상봉과 적십자회담 이런 것도 해결될 수 있다. 우리 민족이 선택할 길은 민족자주의 길밖에 없다. ‘우리민족 문제는 우리가 할 테니 미국은 이제 손 떼라’ 이렇게 당당하게 주장하여야 한다.

권오헌 회장의 강연 이후 김영승 범민련남측본부 고문의 지난 1월 24일 북의 “해내외의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의 주요 내용 소개 등 한 시간여 의 산상강연회를 마치고 공식 마지막 일정인 뒤풀이 자리로 이동하였다.

뒤풀이는 생각보다 빠른 하산으로 버스를 타고 동두천역에서 진행하였다.

모처럼 참가한 산행은 따뜻한 날씨와 좋은 공기 그리고 평창 발 통일 기운으로 희망과 기대가 넘치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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