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파견된 북측 취주악단 80명이 인민보안성 소속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2일 오후 강원도 정동진에서 일곱 번째 공연을 펼쳤다. [사진-박창술 객원사진전문기자]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파견된 북측 취주악단 80명이 인민보안성 소속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응원단은 22일 정동진에서 일곱 번째 공연을 펼쳤다.

응원단과 취주악단을 이끌고 온 북측 관계자는 이날 <통일뉴스> 취재진과 만나 “취주악단은 인민보안성 소속”이라고 밝혔다. 응원단은 구체적인 명칭을 밝히는 대신, “예술단원들”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들 취주악단의 소속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취주악단이 어디 소속이라고 밝히지 않고 응원단으로 통칭해서 내려왔다. 소속이 파악되지 않아 정부는 이들을 묶어 응원단이라고만 부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남북고위급회담 실무회담 공동보도문에도 “북측은 230여 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여,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행사와 남측과 북측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하고, 남측 응원단과의 공동응원을 진행한다”라고만 명시했을 뿐, 소속은 공개되지 않았다.

▲ 북한 인민보안성 산하 취주악단 중 작은 북을 치는 단원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박창술 객원사진전문기자]

북한에서 취주악단을 정규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인민보안성’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전통이 있다는 것. 북측 인민보안성 산하 취주악단의 방남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내려온 응원단 280명 중 150명이 인민보안성 산하 취주악단이었고,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응원단 200명 중 100여 명이 같은 소속 취주악단이었다.

이번에 방남한 응원단 229명 중 80명이 인민보안성 산하 취주악단으로 악단 규모 면에서는 과거보다 인원이 적다. 이들이 공연을 펼치는 현장에서 취주악단은 오영철 응원단장이 아닌 다른 여성의 지도를 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취주악단을 제외한 응원단 149명은 만수대예술단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방남한 응원단은 대부분 만수대예술단과 평양교예단이 골고루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는 ‘청년학생협력단’ 자격으로 금성학원 소속 124명이 응원차 내려온 바 있다.

▲ 북측 응원단이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창술 객원사진전문기자]

정동진에 울려 퍼진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은 이날 오후 4시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일곱 번째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첫 곡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민요연곡’,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등의 민요와 ‘달려가자 미래로’, ‘청춘송가’ 등 북측 노래를 연주했다. 특히, 이날은 다른 공연과 달리 여섯 명의 단원이 부채춤을 췄다.

공연이 펼쳐진 정동진은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가 울려 퍼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 5백여 명은 강릉에서 열린 ‘전국농민통일문화제’를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축소하고 정동진으로 달려왔다.

이들은 단일기(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공연을 펼칠 때마다 “잘한다” “좋다” “지화자”라며 추임새를 넣었고, 북측 단원들이 “조국”이라고 외치자 관람객들은 “통일”이라고 화답했다. 일부 시민들은 북측 연주에 맞춰 단일기를 흔들며 기차놀이를 했다.

북측 응원단이 약 30분 공연을 마치고 돌아갈 때는, “우리는” “하나다”를 주거니 받거니 외쳤으며, 응원단이 버스로 돌아가자 관객들은 길가에서 단일기를 흔들며 이들을 배웅했다.

▲ 북측 응원단이 '달려가자 미래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박창술 객원사진전문기자]
▲ 공연을 마친 응원단이 남측 시민들을 향해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단일기를 흔들었다. [사진-박창술 객원사진전문기자]

배종렬 광주전남 추모연대 고문은 “오래 못 만났는데 만난 것 자체가 기쁘다. 공연을 보니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몸짓”이라며 “우리는 만나는 것 자체, 만나야 통일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저분들도 멀리서 왔지만 나도 멀리 와서 만나는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경식 전 전농 의장은 “너무 감정이 북받친다. 10년 전에 교류했던 북쪽 대표분들을 눈빛으로만 보는데 속상하다. 우리 민족이고 우리 겨레인데, 이렇게 만나서 소주도 한잔하고 그동안 잘 지냈냐고 이야기하면 좋은데, 먼 데서 손만 흔들고 보내는 마음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통일의 열기가 전 민족에게, 남쪽 대부분의 촛불시민들에게 전달되리라 본다”며 “우리가 할 일은 촛불시민들이 종북의 허구를 알고 진정한 우리 민족끼리에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측 응원단은 오는 23일 오후 3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인제 다목적구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우리 군에 26일까지 머무르고 있으며, 대회 기간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신 인제군민들에게 보답하고자 한다”고 인제군 측은 공연 취지를 알렸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