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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후 남북관계 정상화의 해법은 이것이다

기사승인 2018.02.13  00: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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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고승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방남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1일 밤 평양으로 돌아갔다. 올림픽 개막을 전후해 남북 정부 당국이 한반도 평화를 과시하고 유엔 등 세계가 박수갈채를 보내는 동안 미국은 ‘북한은 안 돼’라고 외치다가 외톨이가 된 초라한 신세 꼴이 되었다. 한반도 당사자들이 악수하면서 평화를 말 하는 공간을 확보할 때 주변 외세가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모두가 확인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밤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관람하면서 이번 만남에서 비롯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자는 뜻을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 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꼭 평양에 와 달라고 말했다<연합뉴스 1월 12일>.

남북은 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를 향해 평창이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과감하고, 감동적인 결의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 대표단을 모두 5차례 만나는 등 향후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확실히 할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이른바 한미 공조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기는 어렵다. 그것은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에서도 그 윤곽이 드러난다.

펜스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흘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 포기 압박을 위한 한국·미국·일본의 이른바 ‘3국 공조’에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강조,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잔치에 온 축하객과는 거리가 먼 언행을 하는 등 미국이 노골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찬성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인 것도 향후 남북관계를 의식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이런 모습을 주목한 CNN, 로이터와 AP 통신 등은 12일 평창이후의 한반도에 대해 북미 대치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CNN은 ‘남북이 올림픽을 계기로 괄목할만한 돌파구를 열었지만 수십 년 간의 군사적 대치 상태 등에 대한 해법으로 연결될지는 큰 의문’이라고 썼다. 로이터 통신은 펜스 부통령이 “북한은 올림픽을 노골적인 선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고 아베 일본 총리는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시점이 아니며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문 대통령이 “내정 간섭”이라고 응수했다.

중국은 비관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 사설을 통해 ‘미국은 핵 문제 해결 없는 남북 관계는 무의미 하다고 보고 올림픽 이후 대치상태로 되돌아 갈 것이다. 미국만큼 북한도 핵에 대한 야망이 완고하기 때문에 올림픽 기간 동안이 한반도에 안정이 깃듯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라고 썼다. 중국이 핵 없는 남북 대화를 얼마나 비관적인 시각으로 보는지가 드러난다.

평창 올림픽 이후 한반도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보여준 적극적 태도대로 남북관계 증진 등이 추진 될 것인가, 아니면 미국, 일본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압박과 봉쇄가 강행될 것인가? 상반된 전망이 제기되는 긴장되고 애매한 상황이다.

한반도 문제의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은 평창이후에도 대북 봉쇄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서 북한이 항복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비공식적인 목소리로 ‘코피작전’과 같은 대북 무력행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를 최대한 압박해서 이익을 크게 취하는 전술을 즐겨 쓰는데 북한 핵에 대해서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경제, 외교적 압박 정책을 앞세워 왔다. 미국이 평창이후에도 종래의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큰데 그럴 경우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실험을 강행할 가능성 또한 커진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 동참 이상의 대북 제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한미 군사력과 대치하면서 중국에게 전략적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대북 제재에 일정한 한계를 두는 모습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북한도 유엔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내정 간섭에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을 내세운다. 동시에 미국, 한국의 대북 독자 제재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그러나 한반도 정전협정 서명국이면서도 이 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에 적극 실력행사를 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부분이다.

이상에서 간략힌 살핀 것처럼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사태의 해결사가 쉽게 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특히 미국은 독자적인 대북 재제와 봉쇄, 군사훈련으로 북한을 압박하다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북 제재 결의안을 10개를 통과시켰지만 북핵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한반도 해법의 실마리는 의외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담겨 있다. 그것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12월 22일 만장일치로 채택한 북한에 대한 원유, 정제유 거래 등을 금지한 대북 제재 결의안 2397호의 25~27항에 잘 나와 있다(http://www.un.org/undpa/en/speeches-statements/22122017/resolution2397%282017%29)

25항은 유엔의 대북 제재가 북한 주민에게 인도주의에 반하거나 경제활동과 협력, 식량 원조, 인도적 지원 등을 억제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한 필요한 경우 대북 제재 조치를 면제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한 북한 방문단의 방남에 적용된 바 있다. 26항은 6자회담 재개 등을 촉구하고 있으며 27항은 한반도 사태가 평화적으로, 외교적으로 및 정치적으로 해결될 것을 촉구하면서 대화를 통한 포괄적인 해결,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남북관계 개선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으로 비춰지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담겨 있는 보편타당한 원칙까지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는 못한다. 이런 점이 향후 남북관계 개선 노력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구촌이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지난 9일 남북관계 정상화를 적극 지지하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기회의 창이 열렸다. 유엔은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용기 있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도 9일 개막된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보여준 남북한 간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하길 희망한다며 남북한 상호 신뢰 구축을 통한 핵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월 9일>.

남북은 7.4공동성명,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 등을 통해 상호공존과 번영을 통한 평화통일 노력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궁극적 해결 방안은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선언 등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단계적인 해결을 시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당사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해결 방식을 취하면서 안전보장, 경제협력 등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대 원칙하에 해법이 모색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한은 당사국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과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중단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을 재개할 묘수가 발견될 것이다.

고승우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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