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 대화 분위기를 잘 살려 나가자고 당부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우리는 평창올림픽 덕분에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현 상황을 “바람 앞에 촛불”로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 나서 “우리는 지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의 길을 여는 소중한 기회를 맞고 있다”며 “마침 이 시기에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남과 북을 마주앉을 수 있게 만들어 준 덕분”이라고 말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지금 대화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를 우려했다. “만약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겪게 될 외교안보상의 어려움은 가늠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또 다시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따라서 평창이 마련한 대화의 기회를 이후 잘 살려나가야 한다면서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림픽이 짧은 기간이지만 신뢰를 잘 쌓아서 올림픽 이후에도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북미대화로 갈 수 있는 입구, 모멘텀이 되지 않겠냐”며 “남북관계 개선이 결과적으로 북미대화로 가는데 중요한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대화에 대해 “구체적인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 조국 민정수석이 대통령에게 쿠키를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들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치권과 언론도 적어도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만큼은 힘을 모아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바람’을 언급한데 대해 “촛불을 간신히 켰는데 꺼지지 않도록 잘 지키고 키워가자”는 호소라며 “촛불이 소중하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피해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도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오랜 단절 끝에 모처럼 마련된 대화여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함께 역지사지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2030세대에서 가상화폐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를 두고 지지율 하락 현상을 빚은데 대해 이 관계자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20,30대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단일팀을 구성한다면 유일한 대안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조국 민정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 청와대 보좌진이 참석했다.

(추가,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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