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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기사승인 2018.01.08  0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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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민경우의 ‘시대를 보는 색다른 시선’ (13)

                                                               1.

남북을 시작으로 한반도의 대지각 변동이 시작되었다.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쟁점을 논해 보자.

먼저, 북핵을 용인해야 한다.

북핵은 완성되었거나 곧 완성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핵을 포기하라는 주장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북핵 포기를 강제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정상적인 정신 상태라면 전쟁을 생각할 수 없다.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 상태의 최선은 북핵을 용인하되 핵을 최대한 억제하고 관리가능한 수준에서 묶어 두는 것이다. 이럴 때 정치와 외교라는 게 필요한 데 미국이나 남한이나 가능하지 않는 목표를 설정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으로, 북핵은 남북대화의 의제가 아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평화와 대결을 가르는 압도적인 대상은 미국이다. 따라서 미국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평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6.15 공동선언에는 평화조항이 없다. 직접 확인해 보면 좋겠다. 따라서 6.15 선언만으로는 한반도의 미래를 해결할 수 없다. 6.15 공동선언에 빠져 있는 평화조항은 그해 10.12 북미 공동코뮈니케에서 북한과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한다. 6.15 선언과 10.12 북미 공동코뮈니케는 하나로 묶여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에 욕심을 갖는 순간 북한은 남한을 상대할 이유가 없다. 문재인 정부는 북핵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남북관계의 독자적인 공간을 열어 북미 협상국면을 유도해야 한다.

여기서 진가를 입증해야 한다.

                                                              2.

남북회담 국면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북미 대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이 국면의 결정적인 특징은 회피나 지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994년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되고 7.25~27 회담 일정까지 합의되었다. 회담 직전인 7월 8일 김일성이 사망했다. 그런데 정작 남한에서는 주사파 파동으로 이어졌고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시련을 맞게 된다.

2000년도에도 북미 정상회담까지 예견되었지만 2000년 11월 부시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모든 게 뒤집혔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과정을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북한에게는 이를 거스를 힘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북미협상이 불가능하다면 북한은 다시금 군사적 공세로 나설 것이다.

미국은 중대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 전쟁 아니면 전격적인 북미 협상이다. 북미 협상을 한다면 북한 핵을 용인하되 미국을 사정거리로 하는 미사일·핵은 동결 또는 축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 지점이 2018년의 최대 이벤트이다. 전쟁이냐 협상이냐의 선택은 외길이다.

                                                             3.

한국의 정치지형은 어렵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라인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점으로 짜여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문제에 어둡고 길을 잘못 들었다. 문정인·이해찬·정세현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개입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경험 있는 인사·그룹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유한국당은 제 발로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은 시급히 입장선회를 해야 한다.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자잘한 국내 정치에 헛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00년 정상회담의 특사였던 박지원, 2005년 통일부 장관으로 6.17 김정일-정동영 만남을 성사시켰던 정동영의 이력이 바래지고 있다.

정의당의 포지션이 애매하다. 노동존중이라는 기치 아래 문재인 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이걸로는 포지션이 없다. 현실 정치에 대한 개입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통일문제에 대한 입장을 완화했는데 이럴 경우 북한이 상대할 이유가 없다.

북한은 김정은의 신년사와 함께 남한의 몇몇 단체에 서한을 보낸 모양이다. 서한의 내용이야 그냥 덕담이거나 인사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대남 정책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민중당이 들어 있다. 남북당국자 간 회담이 벌어지면 반드시 각계각층의 인사와 단체들의 참여 문제가 제기되는데  여기서 민중당을 배제할 수 없다.

                                                             4.

전체적인 그림은 평창을 매개로 한 남북협상이 진행되면서 이것이 북미 협상의 기초가 되고 올 중반기 전격적이고 전면적인 북미협상으로 이어지는 국면을 생각할 수 있다.

북미협상이 어느 정도 틀을 잡으면 북한은 다시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재정립을 제기할 것이다. 남한은 미리 이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공상이다.

첫째는 민족론과 통일문제의 정치적 기조이다.

민족은 사회역사적인 실체이다. 2018년 시점에서 민족이 어느 정도 공고한 실체인가는 논란의 대상이다.

나는 느슨한 민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본다. 언어와 혈연을 같이하는 민족이되 정치군사적인 문제와 같은 하드한 문제는 배제하는 것이다. 사실상 2국가이다. 민족론을 민족공동체와 같은 문제로 해석하면 민족자주나 민족공조와 같은 주장에 취약해진다.

6.15 선언과 같은 느슨한 연방제(느슨한 1국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북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북의 대남공세를 고려하면 6.15 선언은 신중히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7.4 공동성명의 반외세 조항은 6.15 공동선언에서 약화되었다. 그럼에도 6.15 공동선언의 ‘우리 민족끼리’ 조항은 통일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끼리임을 합의한 것이므로 민족자주나 민족공조의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7.4 공동성명이나 6.15 선언 모두 민족과 민족의 입장에서 자주의 원칙을 전면에 건 것이다. 북한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는다. 반면 남한은 버젓이 합의해 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이번에는 합의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한국의 진로에 대해 고민해 두어야 한다.

둘째, 군사 문제는 다음과 같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해체될 것이다. 아마도 북핵을 용인하되 북핵을 수용가능한 선에서 묶어 두는 것과 맞바꾸게 될 것이다.

남한의 군사력을 첨단화·종합화하되 북한의 군사적 대남공세를 강력히 견제하고 남북이 별개의 국가로 불가침선언(조약) 같은 것을 체결할 수 있다.

별개의 국가인 남북이 러시아를 끌어 들여 미·중이 대치하는 대립선에서 중립지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셋째, 기타 문제 중 미·중 관계만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과 군사동맹은 끊되 미국의 혁신자원은 끌어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유럽형 사민주의 국가에서 미국형 자유주의 국가를 지향으로 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중국에 대한 충분한 견제력을 갖추되 중국의 번영에 편승하여 한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민경우 mkw19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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